오죽헌은 강릉 죽헌동에 있으며 신사임당(1504∼1551)과 율곡 이이(1536∼1584)가 태어난 유서 깊은 집이다.
사임당 신씨는 아들 율곡을 낳아 조선시대 퇴계 이황과 쌍벽을 이루는 훌륭한 학자로 키운 현모양처의 인물이다.
오죽헌은 조선시대 문신이었던 최치운(1390∼1440)이 지었으며 보물 제165호이다.
오죽헌 초입에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율곡 이이의 동상이 먼저 맞는다.
어제 내린 눈으로 눈꽃이 활짝 피었다
꽃보다 더 꽃같은 눈꽃
배롱나무에도 눈꽃은 피고
오죽헌 건물들이 눈 옷을 입은체 한 눈에 들어온다
안으로 들어서면 율곡의 영정이 모셔진 사당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 문성사
그 왼쪽에 오죽헌과 몽룡실이 있는 건물이 들어서 있다
오죽헌 건물 옆자리엔 1400년경 조선 이조참판을 지낸 최치원이 오죽헌을 건립하고 심었다는 홍매한그루가 늠늠하게 서있다
담장 너머에서 본 매화나무
뒤뜰에서 보는 매화나무는 밑뭉 둘레가 1,7m나 된다고 한다
오죽헌의 사랑채
사랑채 정면
어제각
1788년 정조임금이 이이가 어릴때 쓰던 벼루와 격몽요결이 오죽헌에 보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궁궐로 가져오게 하여 벼루에는 율곡의 위대함을 찬양한 글을 새기고
격몽요결에는 머릿글을 써서 잘 보관하라고 돌려 보냈는데
이때 어명으로 강원도 관찰사 김재찬이 이를 보관할 수 있도록 지은 집이 어제각이다.
뒤 뜰의 목련과 소나무
사잇문
사잇문에서 본 사랑채와 오죽헌건물
사당과 오죽
율곡기념관(향토역사관)
율곡 이이와 황주기생 유지의 사랑이야기
1.율곡 이이가 기생 유지에게 써준 시
아! 황해도에 사람 하나 있어, 맑은 기운 모아 선녀자질 타고났네.
마음이며 자태 곱기도 해라, 얼굴이랑 말소리도 맑구나
새벽하늘 이슬같이 맑은 것이, 어쩌다 길가에 버려졌던가
봄도 한창 청춘의 꽃 피어날 때, 황금집에서 살지 못하는가 슬프다 그 아름다움이여
처음 만났을 땐 아직 안 피어, 정만 맥맥이 서로 통했고
중매 서는 이 가고 없어, 먼 계획 어긋나 허공에 떨어졌네.
좋은 기약 다 놓지고서, 허리띠 풀 날은 언제일꼬
황혼에 와서야 만나니, 모습은 옛날 그대로구나.
지난세월 그 얼마였던가, 슬프다 인생의 무성한 푸르름이여
나는 몸이 늙어 여색을 멀리 해야겠네, 세상 욕정 대해도 마음은 식은 재 같으니
저 곱디곱고 어여쁜 여인, 사랑의 눈길 돌리며 나를 못있네
황주 땅에 수레 달릴 때, 길은 굽이굽이 멀고 더디더구나.
절간에서 수레 멈추고, 강둑에서 말을 먹일 때
어찌 알았으랴 어여쁜이 멀리까지 따라와. 밤중에 내 방문 두드릴 줄을,
아득한 들판에 달은 어둡고, 빈 숲에는 범 우는 소리 들리네
나를 뒤 따라 온 뜻 무엇인가 물으니, 예전의 어진 말씀 그리워서라 하네.
문을 닫는 건 인정 없는 일, 같이 눕는건 옳지 않은 일
가로막힌 병풍이야 걷어 치워도, 자리도 달리 이불도 달리
사랑의 정 다 못하고 일이 어긋나, 촛불 밝히고 밤을 세우네.
하느님이야 어찌 속이겠는가, 깊숙한 방 속까지 내려 보시니,
혼인할 좋은 기약 잃어버렸다고, 차마 몰래 하는 짓이야 하겠는가
동창이 밝도록 잠 못 이루다, 갈라서자니 가슴엔 한만 가득
하늘엔 바람불고 바다엔 물결치는데, 노래 한 곡조 슬프기만 하구나
아! 본래 마음 밝고도 깨끗해, 가을 강물위의 차가운 달이로구나
마음에 선악 싸움 구름같이 일 때, 그중에도 더러운 것 색욕이거니
선비의 탐욕이야 진실로 그른 것이고, 계집의 탐욕이야 말해 무엇하나.
마음을 거두어 근원을 맑히고, 밝은 근본으로 돌아가리라
내생이 있단 말 빈말이 아니라면, 죽어 저 부용성(저승의 신선나라)에서 너를 만나리.
2.짧은 시 3수
天姿綽約一仙娥(천자작약일선아) 예쁘게도 태어났네 선녀로구나
十載相知意態多(십재상지의태다) 10년을 서로 알아 익숙한 모습
不是吾兒腸木石(불시오아장목석) 이 몸인들 목석 같기야 하겠나마는
只綠衰病謝芬華(지록쇠병사분화) 다만 병들고 늙었기로 사절한다네
含悽遠送似情人(함처원송사정인) 서로 만나 얼굴이나 친했을 따름이네
更作尹那從爾念(갱작윤나종이염) 다시 태어나면 네 뜻대로 따라 가련만
病夫心事已灰塵(병부심사이회진) 병든 이라 세상 정욕은 이미 재 같구나
每惜天香葉路傍(매석천향엽로방) 길가에 버린 꽃 아깝고 말고
雲英何日遇裵航(운영하일우배항) 운영처럼 배항을 언제 만날까?
瓊漿玉杵非吾事( 경장옥저비오사) 둘이 같이 신선이 될 수 없는 일이라
臨別還慙贈短章(임별환참증단장) 떠나며 시나 써주니 미안하구나!
癸未九秋念八日 栗谷病夫書于 栗串江村
(1598년 9월 28일 병든 늙은이 율곡이 밤고지 강마을에서 쓰다)
율곡 이이는 그 동안에 일어난 유지와의 일들을 시로써 상세하게 적고 있으나
마지막에 글을 보는 이들이 오해할 것으로 염려해 두사람의 관계는
"정'에서 시작해 "예"로 끝난 순수하고 깨끗한 관계였음을 강조해 밝힌다.
이이가 별세한 후 유지는 이이의 친필 유지사를 첩(帖)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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