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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천 조각환의 나들이 흔적
문화유산산책/천연기념물,노거수

경주 오류리 등나무(천기89호)

by 안천 조각환 2020. 5. 5.

경주 현곡면 오류리에 있는 등나무는 천연기념물 제89호이다.

이곳 오류리의 등나무는 모두 네 그루가 지정되어 있는데, 두 그루씩 모여서 자라고 있다.

가슴높이의 줄기지름이 20·40·40·50㎝ 정도 되는 큰 나무로서,

그곳에 서 있는 팽나무를 감고 올라가고 있다.

높이는 17m 정도이며 동서쪽으로 20m, 남북쪽으로 50m 정도 퍼져있다.

이곳은 신라시대에 임금이 사냥을 즐겼던 숲이 있어 용림이라고 불렸다고 하며,

등나무는 용등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그것은 등나무 줄기의 꼬임과

그 위엄을 용에 견주어 붙인 명칭이다.

 

굵은 등나무가 꼬이면서 올라가 마치 용트림을 하는것 같다.

이 등나무에 얼힌 전설이 하나 전해져 오는데, 신라때 한 농부의 집에

두 딸이 있었는데, 그들은 이웃집 청년을 남몰래 짝사랑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청년이 출정하게 되면서 두 자매는 같이

그 청년을 사랑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정신적 갈등을 겪던 두 자매는 옆에 있던 연못에 투신하였고, 등나무로 화신하였다.

청년은 화랑이 되어 전쟁터에서 돌아왔는데,

이 사연을 알고 그도 연못에 몸을 던져 팽나무로 화신하였다는 전설이 있다.

따라서 등나무는 이 팽나무를 감고 자라며 이루지 못한 사랑의 한을 달래고 있다 한다.

이 애틋한 전설에서 유래되었는지 신혼부부의 금침에 등꽃을 따서

말린 것을 넣어주면 정이 한층 깊어진다는 말도 전하여지고 있으며,

또 부부관계가 원만하지 못할 때 등나무의 잎을 달여 마시면

정이 다시 살아난다는 속신도 있다.

 

앞의 숲을 이룬 등나무
한발 늦게와 꽃이 이미 지기 시작한다
등나무 줄기
뒷쪽의 등나무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