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곡 박수량의 백비는 전남 장성군 황룡면 금호리 박수량의
묘소앞에 세운 백비로 전라남도 기념물 제198호로 지정되었다.
아곡(我谷) 박수량(朴守良,1491~1554)은 청백리로 이름 높았던 조선 중기 문신으로
자(字)는 군수(君遂), 호는 아곡(我谷), 시호는 정혜(貞惠)이다.
벼슬은 예조참판, 형조판서, 호조판서 등을 역임하였다.
1554년 박수량이 작고하자 명종임금이 서해바다에서 돌을 골라
글자하나 새기지 않고 내려주어 묘앞에 세워진 묘비이다.
명종임금은 "박수량의 청렴을 알면서 새삼스럽게 비석에 업적을 새긴다면
오히려 그의 청백함을 잘못 알 수 있으므로 글자없이 그대로 세우라"고 하였다 하며
박수량의 고향인 아곡리 아치실마을에는 99칸의 청백당을 짓도록 하였다 한다.
이 비석에는 아무런 글도 쓰여 있지 않아 백비(白碑)라 불리고 있는데,
청백리로 이름 높았던 그의 공적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글을 남기지 않았다고 전한다.
비석의 주인공인 박수량은 조정에 출사한 기간이 38년이나 되고 재상에 이르는
직위에까지 올랐지만, 조그만 저택도 없을 정도로 청렴했다고 한다.
박수량이 생전에 자제들에게 말하기를, “내가 초야(草野)의 출신으로
외람되게 판서(判書)의 반열에 올랐으니, 영광이 분수에 넘쳤다.
내가 죽거든 절대 시호를 청하거나 묘비를 세우지 말라.”고 하였는데,
그가 죽은 후 장례 치를 비용도 없을 정도로 곤궁해
대사헌 윤춘년(尹春年)이 명종에게 아뢰어 겨우 장사를 치를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비석은 박수량의 청빈한 삶과 청백리 정신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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