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고는 까치무릇이라고도 하는데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전남, 전북, 제주 등지에 분포한다.
이 꽃의 한자이름인 山慈姑는 "자애로운 시어머니"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그 사연이 아름답다.
고산골에서(2014.3.27)
산자고의 사연을 들어보면
옛날 어느 산골에 마음씨 고운 아낙네가 홀로 3남매를 키우며 살고 있었다
세월이 흐르자 딸 둘은 출가하고 막내인 외아들만 남게 되었다.
아들도 장성하여 장가갈 나이가 되었는데 늙은 어머니를 부양하며 사는
가난한 총각에게 시집을 오겠다는 처녀가 있을 리 없었다.
아들의 혼사를 위해 근처 큰 마을까지 몇 번이나 매파를 보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세월이 흐를 수록 늙은 어머니의 시름은 깊어만 갔다.
그러던 어느 봄날 밭에서 일하던 어머니의 눈에 보퉁이를 든 처녀 하나가 나타났다.
처녀가 말하기를 산 너머에서 홀아버지를 모시고 살고 있었는데
시집을 가지 못하고 있던 중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남긴말이,
“나 죽으면 산 너머 외딴집을 찾아가보라”는 유언을 따라 찾아온 것이라 했다.
이렇게 짝 지워진 아들과 며느리를 볼 때마다
어머니의 마음은 흐뭇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아들과 며느리의 효성도 지극했다.
그런데 이듬해 초봄, 며느리의 등에 아주 고약한 등창이 생겼다
그로 인해 말할 수 없는 고통의 날이 이어졌다.
가까운 곳에 의원도 없고 마땅한 치료를 해줄 수가 없어 어머니는 애만 태우고 있었다
그러다가 며느리의 등창을 치료할 약재를 찾아 막연하게 산 속을 헤매게 되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어머니에게 우연히 양지 바른 산등성이에서
별처럼 예쁘게 핀 작은 꽃이 눈에 띠었다.
꽃이 피기에는 이른 계절이었으므로 그냥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작은 꽃 속에서 며느리의 등창난 상처가 떠오르는 것이 아닌가!
이상하게 생각한 어머니가 그 뿌리를 캐다가 으깨어 며느리의 등창에 붙여 주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고름이 흐르고 짓물러 며느리를 괴롭히던 고약한 상처가
며칠 만에 감쪽같이 치료된 것이다.
며느리는 물론 시어머니의 기쁨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때부터 이 작고 예쁜 꽃 이름을 “산자고(山뫼산, 慈 사랑 자, 姑시어머니 고)‘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며느리를 지극히 사랑하고 귀히 여긴
시어머니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담긴 식물이다.
고산골 산
고산골 산
낙안 금둔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