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거의 사라진 초가집
그 옛날 연개를 엮어가며 지붕을 이던 초가집,
겨울밤이면 지붕 끝자락에 후래쉬를 비추고 참새를 잡아내던 그 초가집
아련한 추억들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추억 보따리다.
고향생각 / 백수 정완영
쓰르라미 매운 울음이 다 흘러간 극락산(極樂山) 위
내 고향 하늘 빛은 열무김치 서러운 맛
지금도 등 뒤에 걸려 사윌 줄을 모르네.
동구밖 키 큰 장승 십리벌을 다스리고
푸수풀 깊은 골에 시절 잊은 물레방아
추풍령 드리운 낙조에 한 폭 그림이던 곳.
소년은 풀빛을 끌고 세월 속을 갔건만은
버들피리 언덕 위에 두고온 마음 하나
올해도 차마 못 잊어 봄을 울고 갔더란다.
오솔길 갑사댕기 서러워도 달은 뜨네
꽃가마 울고 넘은 서낭당 제 철이면
생각다 생각다 못해 물이 들던 도라지꽃.
가난도 길이 들면 양처럼 어질더라
어머님 곱게 나순 물레줄에 피가 감겨
청산 속 감감히 묻혀 등불처럼 가신 사랑.
뿌리고 거두어도 가시잖은 억만 시름
고래등 같은 집도 다락 같은 소도 없이
아버님 탄식을 위해 먼 들녘은 비었더라.
빙그르 돌고 보면 인생은 회전목마
한 목청 뻐꾸기에 고개 돌린 외 사슴아
내 죽어 내 묻힐 땅이 구름 밖에 저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