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림지의 가창오리떼는 말그대로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우리나라를 떠나가는 날을 얼마 남겨놓지 않고서 마지막 휴식과 영양을 취하려는지?
헤일수 없이 수많은 군락을 이루며 호수에 앉아 해질녘을 기다린다.
노을이 서서히 자취를 감추려는 무렵 거의 동시에 그 많은 무리들이 한꺼번에 하늘을 난다.
어느방향으로 갈지는 새들만 안다. 이쪽으로 또는 저쪽으로, 선두는 먼 남쪽으로 기수를 돌렸다.
멀긴 하지만 놓칠순 없어 렌즈로 따라가 본다.
정말 장관이란 말 외엔 할 수가 없다.
마치 거대한 포알이 날라가듯 선두를 중심으로 유선형을 그리며 힘차게 날아 오른다
저녁 해무리가 호수에 내리면 호수는 연분홍 비단 물결을 이룬다
아! 아름다움이여!
운무속으로 사라 지려나
서산의 해가 서서히 자리를 감추고 저녁이 내려 앉는다
이제 호수에 연한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
가창오리떼는 군무를 이루며 움직이기 시작한다
멀리 농가의 희뿌연 연기를 뒤로하며 원을 그리듯 하기도 하고...
갑자기 솟아 오르기도 하고...
멀리 사라지기도 하고
포탄알 같이 뾰족한 선형을 이루기도 하면서
어디론가 처 들어갈듯한 기세이기도 하고
그렇게 점점 더멀리 서서히 멀어져 간다
점점 더멀리
아득히... 멀어져 가면
가창오리떼가 어디론가 사라지고 나면 호수위에도 짙은 어둠이 내려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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