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에 예년보다 일찍 눈이 내린다는 예보를 접하고 예쁜 단풍위에 하얗게 내린 흰눈을 상상하면서 선운사로 향했다.
지리산을 넘으면서 자정은 가까워오고 가을비가 촉촉히 내리고, 온도도 점차 내려가고 있어 새벽의 흰눈을 기대할만 했다.
그게 끝이었다. 자고 나니 비는 이미 그쳤고 하늘은 점차 맑아지고 있어 아쉬운데로 단풍이나 즐기자고 했다.
그런데 그 단풍마져 이미 대부분 떨어져나가 겨울의 황량함만을 맛보아야 할 형편이다.
남은 단풍잎을 잡고 아쉬움을 달래고, 붉게 익어가고 있는 감과 모과를 벗삼았다.
우리가 가을을 찾을 즈음 목련은 이미 예쁜 털이 송송한 꽃망울을 키우며 봄을 준비하고 있었다.
지난해까지 천왕문 편액만 있던 곳에 선운사 편액이 추가로 붙어있다.
남은 단풍잎을 소재로
대웅보전 뒤로 단풍도 저물어 간다
홍시가 되어가는 감이 기와지붕을 수 놓는다
사찰 앞산의 단풍
모과도 노랗게 익어가고
목련은 벌써 내년 봄을 준비한다
만세루 뒤로도 남은 단풍이 보인다
계곡의 늦가을
'그곳에 가고싶다 > 광주.전라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림지 가창오리 날다 (0) | 2013.02.17 |
---|---|
눈속의 선운사 (0) | 2012.12.10 |
함평 용천사꽃무릇 (0) | 2012.09.26 |
법성포 (0) | 2012.09.26 |
칠면초가 붉게 물들고 짱둥어 뛰노는 증도 (0) | 2012.0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