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雪岳山) 가는 길에 개골산(皆骨山) 중을 만나
중더러 물은 말이 풍악(楓嶽)이 어떻더니.
이 사이 연(連)하여 서리 치니 때 맞은가 하노라.
조명리(趙明履,1697~1756)
조명리(趙明履,1697~1756)는 조선후기 강원도관찰사, 대사헌, 판윤 등을
역임한 문신으로 본관은 임천(林川). 자는 중례(仲禮), 호는 노강(蘆江)·도천(道川)이다.
문장과 글씨에 뛰어났으며, 문집으로 도천집이 있다. 시호는 문헌(文憲)이다.
조명리의 "금강산 가는길에는"
금강산의 가을 절경을 문답식으로 표현한 시조로
설악산 가는 길에 때마침 금강산에서 오는 중을 만나
가을 금강산의 경치가 어떠하뇨 라고 물었더니
요즘 계속해서 서리가 내리니, 때가 알맞은가 하오 라고 대답을 한다.
기러기 다 날아가고 서리는 몇 번 온고.
추야(秋夜)도 길도길사 객수(客愁)도 하기도 하다.
밤중만 만정월색(滿庭月色)이 고향(故鄕) 본 듯하여라.
성진(城津)에 밤이 깊고 대해(大海)에 물결칠 제
객점고등(客店孤燈)에 고향(故鄕)이 천리(千里)로다.
이제는 마천령(摩天嶺) 넘었으니 생각한들 어이리.
청려장(靑藜杖) 흩던지며 합강정(合江亭)에 올라가니
동천명월(洞天明月)에 물소리 뿐이로다.
어디서 생학선인(笙鶴仙人)은 날 못 찾아 하느니.
동창(東窓)에 돋은 달이 서창(西窓)으로 되 지도록
올 님 못 오면 잠조차 아니 온다.
잠조차 가져간 님을 그려 무엇하리요.
해 다져 저문 날에 지저귀는 참새들아.
조그마한 몸이 반 가지도 족하거늘
어떻다 크나큰 덤불을 새워 무엇 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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