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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천 조각환의 나들이 흔적
문화유산산책/누.정.서원.향교

포항 흥해 칠인정(七印亭)

by 안천 조각환 2024. 11. 10.

칠인정(七印亭)은 조선 태종 9년(1409) 고려말 흥위위 보승랑장

출신의 장표(張彪)가 건립한 정자로서 포항 흥해읍 초곡리에 있다.

정조 21년(1797) 중창, 그 후 1904년, 1986년, 1993년 세 차례에

걸쳐 중수하였으며,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369호이다

포항 칠인정(七印亭)

 

1409년(태종 9) 정자 낙성식을 거행할 때 장표의 네 아들인

장을제(乙濟), 장을하(乙河), 장을해(乙海), 장을포(乙浦)와

세 사위인 유정봉(柳廷鳳), 이읍(李邑), 이현실(李玄實)이 모두

관인(官人)으로 참여하였으며, 그들은 칠인정 바로 앞에 기이한

형상의 쌍괴수(雙槐樹)를 심고, 그 나무에 각자 자신들의 벼슬을 증명하는

인수(印綏) 7개를 걸었는데 이를 기념하여 칠인정(七印亭)이라고 하였다.

 

 

남향의 정자로서 2개의 방과 마루로 구성되어 있으며,

산간지역으로 이주해 갔던 재지사족(在地士族)들의 삶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다.

 

칠인정 편액

 

칠인정의 왼쪽방은 효우재(孝友齋), 오른쪽 방은 경수당(慶壽堂)인데,

효우(孝友)란 후손들에게 부모와 조상에게 효도하고 형제애를

돈독히 하라는 당부이고, 경수(慶壽)란 네 아들과 세 사위가

장표의 생일에 모여 축수한 일을 기념하였다고 한다.

 

느티나무 두 그루(보호수, 수령 500여년)

 

칠인정 편액은 정조 때 초서의 대가 송하(松下) 조윤형

(曺允亨, 1725~1799)이 쓴 글씨인데, 한국전쟁 때 폭격으로 손상되어

국가유산청에서 수거하고 지금의 현판으로 바꿔 달았다고 한다.

 

회화나무 두 그루

 

초곡리(草谷里)는 포항의 두문동(杜門洞)이라 불리는 곳으로

사일(士逸)이라 하여 선비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은거지였다.

이곳은 인동 장씨(仁同張氏)의 집성촌으로 흥해파(興海派)의

파조이며 이 마을 입향조인 장표(張彪)가 초막을 짓고 세상을

등진 채 살아서 초막골 또는 초곡이라 하였다. 

 

칠인정을 한바퀴

 

장표(張彪, 1349~?)는 고려 말 공민왕 때 흥의위(興義衛)

보승랑장(保勝郞將)을 지냈는데 낭장은 정6품 무관직으로,

휘하에 200명의 군사를 거느리는 중간 간부이다.

 

칠인정 뒷편

 

그는 이성계가 조선을 세우자 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다는

이군불사(二君不事)를 외치며 고향인 인동(仁同)으로 낙향하였는데,

이성계 정권의 호출이 계속되자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첩첩산중인 도음산(禱蔭山) 아래로 들어가 두문불출(杜門不出)하였다.

그리하여 후손들은 장표를 초막 할아버지라 불렀다.

 

 

툇마루

 

장표는 슬하에 4남 3녀, 7남매를 두었으며, 자신은 은거하지만

자식까지 출사를 금할 수는 없다며 자식들에게 벼슬길을 열어놓았다.

네 아들과 세 명의 사위가 모두 문과에 급제하여 관직에 들어갔으며,

그들은 장표의 회갑을 기념하여 초곡리에 정자를 세웠다.

 

칠인정 앞 풍경

 

정자 내부에는 칠인정기(七印亭記)와 칠인정중수기(七印亭重修記)가

걸려 있는데, 칠인정기는 정조 때 문인 남경희(南景羲, 1748~1812)의 글씨다.

 

앞마루

 

후손 장택영이 쓴 칠인정중수기에는 장표가 임종할 때의 유언이

기록되어 있으며, 유언 내용은 "우리 집안은 10대로 고려의 충신이었고

나는 고려시대 태어나 나라가 망하였으나 따라 죽지 못하였다.

 

느티나무와 칠인정

 

나의 수연(壽宴)에 그대들이 헌수(獻壽) 함은 자식 된 도리로

당연하겠으나, 나는 어버이를 잃은 슬픔보다 더하다. 나는 옛 신하

복장으로 선왕을 뵐 것이다. 그러나 그대들은 조선의 은혜를 입었으니,

힘을 다해 내 조상이 고려를 섬긴 심정으로 임금을 섬겨

가문의 명성을 떨어뜨리지 말아라."

 

담장 밖에서

 

칠인정앞 연못가 배롱나무 세그루 ~ 수령이 느티나무와 같을듯

 

배롱나무 수형

 

칠인정의 회화나무와 느티나무

 

칠인정 앞의 사각연못 ~ 방지방도(方池方島) 형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