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흘구곡은 조선중기의 유학자인 한강 정구선생(1543~1620)이
대가천 계곡의 아름다움에 반해 중국 남송시대 주희의 무이구곡을 본받아
대가천을 오르내리며 경관이 뛰어난 곳을 골라 이름짓고
7언 절구의 시를 지어 그 절경을 노래한 곳으로 전해진다.
무흘구곡의 1곡이며 봉비암의 시작점인 회연서원 앞의 표지석
이 무흘구곡은 경북 성주군 수륜면 신정리 회연서원이 자리한 봉비암을
1곡으로 시작하여 2곡 한강대, 3곡 무학정, 4곡 입암, 5곡 사인암, 6곡 옥류동,
7곡 만월담, 8곡 와룡암, 그리고 불영동천의 9곡 용추폭포까지 이어진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노래하고 즐기던 그 절경과 발자취들을
시와함께 한곡 한곡 따라 가본다.
회연서원의 정문인 현도루(見道樓)
회연서원(檜淵書院) 전경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51호)
이 서원은 조선 선조때의 대유학자며 문신인 한강(寒岡) 정구(鄭逑)선생의
덕행을 추모하고 유학교육을 위하여, 그의 사후인 1627년(인조5)
제자들이 뜻을 모아 봉비암 바로 앞에 세운 서원이다.
서원 입구
경회당(강당)
외삼문(사당 입구)
무흘구곡의 경관 안내석
제1곡 봉비암
一曲灘頭泛釣船(一曲灘頭泛釣船) 첫째 굽이라 여울가 낚시 배가 두둥실
風絲繚繞夕陽川(풍사료요석양천) 석양빛 강물 위에 낚시줄이 얼기설기
誰知捐盡人間念(수지연진인간염) 자질구레 인간 잡념 까마득히 잊고서
唯執檀槳拂晩煙(유집단장불만연) 내 안개 속에 노질함을 그 누가 안단 말고
바위절벽이 안연대이고 그 위로 오르면 봉비암이 있다
봉비암 절벽
봉비암은 봉비연에서 유래하며, 봉비연은 기생 봉비가
춤을 추다가 실족하여 빠져 죽었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라 전해진다.
뒤에 회연(檜淵)으로 이름이 바뀌고 회연위의 바위를
봉비암이라 하여 무흘구곡의 제1곡으로 삼았다.
서원 뒤 봉비암 오르는 길
전서체의 옛 봉비암 표지석이 있었으나
오랜세월 비바람으로 훼손되고 부서져 새로 만든 표지석
매화향 가득한 회연서원(2018.3.23)
대가천 건너에서 본 봉비암
제2곡 한강대
二曲佳妹化作峰(이곡가매화작봉) 둘째 굽이라 미녀가 봉우리로 화하여
春花秋葉靚粧容(춘화추엽정장용) 봄꽃으로 가을 단풍 단장을 고이 하니
當年若使靈均識(당년약사영균식) 저 옛날 초나라의 굴원이 알았다면
添却離騷說一重(첨각이소설인중) 한 편의 이소경을 또 지어 보탰으리
한강대 절벽 위에 세운 한강정
대가천 절벽 한강대 바위 위의 전망대
위에서 보는 한강대의 절경
한강정에서 보는 풍경
한강대 절벽
한강대 초입 마을에 있는 한강 정구선생 종택
사당
종택 앞의 소나무
제3곡 무학정
三曲誰藏此壑船(삼곡수장차학선) 삼곡이라 이 골짝 누가 배를 감췄던가
夜無人負已千年(야무인부이천년) 천년토록 야밤에 지고 간 이 없었거니
大川病涉知何限(대천병섭지하한) 건너야 할 큰 강이 그 아니 많을까만
用濟無由只自憐(용제무유지자련) 건너갈 방도 없이 가련할 뿐이어라.
무학정(舞鶴亭) 전경
배를 메어 놓은 형상이라하여 배 바위라고 하는데
그 위에 학이 춤을 추는듯한 정자라하여 무학정이라 한다
강위에 있는듯 시원하다
무학정에서 보는 수달래
제4곡 입암(선바위)
四曲雲收百尺巖(운수백척암) 넷째 굽이라 백 척 바위에 구름 걷히니
巖頭花草帶風髮(암두화초대풍발) 바위 위 화초 보소 바람결에 하늘하늘
箇中誰會淸如許(개중수회청여허) 이 가운데 싱그럽기 이 같음을 뉘 알꼬
霽月天心影落潭(제월천심영락담) 저 하늘 달그림자 못 속에 떨어졌네
일명 소학봉(小鶴峯)이라 하고 바위 높이가 30m가 넘는다
바위 사이사이의 수달래
제5곡 사인암
五曲淸潭幾許深(청담기허심) 다섯 굽이라 맑은 못 그 얼마나 깊은고
潭邊松竹自成林(담변송죽자성림) 못 가의 솔이며 대 절로 숲을 이루었네
幅巾人坐高堂上(폭건인좌고당상) 복건 차림 은자가 높은 당에 앉아서
講說人心與道心(강설인심여도심) 인심이요 도심을 도란도란 얘기하네
사인암(捨印巖)
정 4품인 사인(舍人) 벼슬을 한 스님 한분이 살았다 하여 사인암 또는
이곳에 온 사람마다 영원한 인연을 맺고자 한다 해서 사신암(舍身岩)이라고도 한다
사인암 풍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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