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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천 조각환의 나들이 흔적
뿌리와 예의범절/梅溪 曺偉 先生

매계 조위선생의 발자취를 찾아서~(29)태안 소근포 체오정

by 안천 조각환 2019. 12. 19.

소근포는 충청도의 서북단인 태안군 소원면 소근리의 한 포구로

인근에 소근진성이 있을정도로 조선시대에는 많은 문물이 오가는

주요한 요충지였지만 지금은 그냥 조용한 어촌이다.

조선 태종 13년인 1413년에 행정구역인 군현제도를 대폭 개편하였는데,

이때 경상도에 속해 있던 황간,옥천,영동,청산,보은 등을 충청도에 편입시켜 

충청도가 동쪽으로는 단양과 죽령, 서쪽으로는 태안의 소근포,

남쪽으로는 은진, 북쪽으로는 직산과 아산에 이르는 광활한 지역으로서, 

이 관할 지역 내에는  4목(牧),14군(郡),34현(縣)을 두었다,

 

만리포해변 백사장

 

조위선생은 1494~1495년에 충청도 관찰사 재임시 관할지역인

이곳 소근포를 순행하면서 주옥같은 장문의 시를 남겼는데, 

시 속에 등장하는 체오정은 지금은 흔적없이 사라져 안타까울 뿐이다.

다만 소근포에 소근진성이 있어 여기 어디쯤 체오정이 있지 않았을까 추정해본다..

 

소근포 체오정(所斤浦掣鰲亭)

 

                      매계 조위(梅溪 曺偉,1454~1503)

 

체오정상옹청유(掣鰲亭上擁靑油) 체오정 위로 푸른 구름이 피어오르고

만리건곤입우모(萬里乾坤入雨眸) 만 리 밖 하늘과 땅이 두 눈에 들어온다.

도서중중라작대(島嶼重重螺作黛) 섬들은 첩첩이 감기어 눈썹처럼 보이고

파도묘묘신위루(波濤渺渺蜃爲樓) 파도는 아득히 신기루가 되었다.

 

 

해문풍긴강여마(海門風緊舡如馬) 해문에는 바람이 세차 배가 말처럼 달리고

항구조회노산구(港口潮回櫓散鷗) 항구에는 밀물이 밀려오고, 놋 소리에 갈매기가 흩어진다.

정사양화천령망(正似楊花蚕嶺望) 바로 양화진에서 잠령을 바라보는 듯하여

오운심처억신주(五雲深處憶神州) 오색구름 깊은 곳에서 임금계신 서울을 그리워한다.

 

천리포 해변

 

요지절술점융장(遙持節銊點戎裝) 멀리 절월을 가지고 군사들을 점검하고

협도추영검극광(夾道趨迎劍戟光) 좁은 길에서 갑자기 검극의 광채를 헤아린다.

취랑무번기영동(翠浪舞飜旗影動) 푸른 물결 속에 깃발 그림자는 춤을 추고

벽운취철각성장(碧雲吹徹角聲長) 푸른 구름 걷히자 호각소리만 길게 들린다.

 

모세의 기적이 펼쳐진다는 낭새섬

 

조생조락기시료(潮生潮落幾時了) 밀물과 썰물은 어느 때나 그치려나?

범거범래유저망(帆去帆來有底忙) 배가 떠나고 들어오는데 겨를이 없구나.

해술여금도두절(海戌如今刀斗絶) 바다 수자리도 지금은 전쟁도 끝난 시절이니

타루한의청명즐(柁樓閑倚聽鳴楖) 타루에 한가로이 기대어 노 젓는 소리를 듣는다.

 

*소근포(所斤浦) 지금의 태안군 소원면에 있는 포구

*양화진(楊花津)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한강 북안에 있던 나루터

*잠령(蚕嶺) 서울 마포구 합정동 지역의 한강변의 절두산

*절월(節鉞) 절부월의 준말로 조선시대 지방관이 부임할 때

왕이 내려주던절()과 부월(斧鉞)을 말한다.

절은 수기모양의 신표이고, 부월은 도끼모양의 권력의 상징

 

태안 해변의 천리포 수목원

 

 천리포수목원은 민병갈이라는 한 외국인의 피땀어린 노력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수목원이다.

민병갈 박사는 1921년 미국에서 태어나 1945년 우리나라에 온 이후

1962년부터 이 수목원을 조성하기 시작하여 세계의 수많은 희귀종을 이곳에 식재하였다.

1979년 한국에 귀화하였으며 한서대학교에서 명예 이학박사학위를 수여받았다.

 2002년 이곳에서 생을 마감하였으며, 산림청에서는 2005년 숲의 명예전당에 헌액하였다. 

 

자목련이 곱게 핀 천리포수목원의 봄

 

천리포 수목원을 조성한 민병갈 박사상

 

 

아름다운 연못

 

 

 

스미스 만병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