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근덕면(近德面) 궁촌리에 있는 음(엄)나무는 천연기념물 제363호이다.
이 음나무는 수령이 1,0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우리나라 최대 거목으로서
수세가 왕성하고 위용있는 수형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는 중간줄기가 말라죽자 잘라버려 수형은 그리 좋지는 않으나
생태상태는 대체적으로 괜찮은 편이다.
나무의 높이는 20m, 가슴높이 줄기둘레가 5.2m, 밑뿌리 주위가 6.5m이며,
수관폭은 남북이 20m, 동서로는 15m이나 되는 거수목이다.
마을에서는 이 나무를 해치면 피해를 입는다하여 신성시하고 신목으로 여겨
보호해 왔으며, 매년 정월에 제사를 지내고, 단오 때에는 큰 굿을 올린다고 한다.
또한 잎이 필 때 동쪽 가지에서 먼저 피면 영동지방이,
서쪽 가지에서 먼저 피면 영서지방이 풍년든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음나무 인근에는 소나무 고욤나무 뽕나무 향나무가 각각 한그루씩
자리잡고 있었다 하는데, 현재 고욤나무와 뽕나무는 보이지 않는다.
마을 노인들에 의하면 음나무가 서 있는 곳은
고려 공양왕이 유배되어 은거하던 집의 뜰이었다고 전한다.
가슴높이 줄기둘레가 5.2m를 넘는 거수목
음나무는 이른 봄날 유난히 굵고 큰 새싹을 내민다.
음나무의 새싹은 쌉쌀하고 달콤하면서 부드럽게 씹히는 맛 때문에
사람은 물론이고 초식동물들은 모두 숨넘어가게 좋아한다.
그래서 음나무는 날카롭고 험상궂게 생긴 가시가 새 가지를 촘촘하게
완전히 둘러싸서 감히 범접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가시는 어릴 때만 갖고 있다가 나무가 자라 굵기가 굵어지면
가시는 차츰 없어지는데, 사람들 등살에 우리나라 산의 음나무는
두릅나무와 함께 멸문지화(滅門之禍)를 당할 정도로 수난을 많이 격고 있다.
옛사람들은 음나무를 대문 옆에 심어두거나, 가시 많은 가지를 특별히 골라
문설주나 대문 위에 가로로 걸쳐 두어 잡귀를 쫓아내고자 했다.
험상궂은 가시가 돋아 있는 음나무 가지를 귀신도 싫어한다고 생각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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