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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천 조각환의 나들이 흔적
그곳에 가고싶다/대구.경북권

전설이 되어가는 안동역에서

by 안천 조각환 2020. 12. 22.

안동역은 1931년 10월 16일 경북선 개통과 함께 영업을 개시 하였는데,

개통 당시 역명은 경북안동역이었으나, 1949년 7월에 안동역으로 변경되었다.

그동안 단선으로 운행되던 중앙선이 복선전철화로 탈바꿈하게 되었고

안동댐아래 임청각앞으로 우회하던 영주~안동간 선로도 직선화하여 이설되면서

안동역도 2020년 12월 17일부터 송현동 버스터미널앞으로 이전하게 되었다.

따라서 현재의 안동역은 90여년간(1931~2020)의 역사속 전설로 남게 되었다.

 

옛 역이 되어버린 안동역
안동역 광장앞 비석

안동역은 진성이 부른 "안동역에서"가 크게 유행하면서 더욱 유명해진 곳이다

 

'안동역' 노래의  애절한 사연을 옮겨보면

해방 이전 어느 해 겨울 밤, 한 처녀가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젊은 역무원이 역무실로 업고와 정성스레 간호해 주고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고 한다.

며칠 뒤 처녀는 감사의 인사를 전하러 그 역무원을 찾아왔고,

렇게 두 사람의 사랑이 시작되었다.

당시 역 주변에는 두 사람이 같이 시간을 보낼 만한 이렇다 할 장소도 없고 해서,

늘 오층 전탑 주위를 거닐며 사랑을 나누곤 하였는데,

그 옆에 서로의 사랑을 약속하며 벚나무 두 그루를 같이 심었다고 한다.

 

그러다 얼마 쯤 뒤 그는 갑자기 일본 고등계 형사들에게 쫓기는 몸이 되었는데

그는 애인이 걱정할 것을 우려해 "같이 심은 벚나무가 죽지 않는 한 자신에게도

별 일이 없을 테니 걱정 말라."는 말을 남기고는 황급히 만주로 떠났다.

그가 비밀 독립운동단체의 단원임이 일본 형사들에게 알려졌기 때문이었다.

그 후 처녀는 수시로 역을 찾아와 전탑 앞에서 간절히 기도하며

벚나무를 보살폈다고 한다.

 

그리고 몇 년 뒤 6·25 전쟁이 일어났고, 피난을 떠났던 그녀는 전쟁이 끝나

고향으로 돌아오자마자 안동역부터 찾았는데, 뜻밖에도 역에는 그가 와 있었디.

만주에서 독립군 생활을 하던 그는 해방이 되면서 피치 못할 사정으로

북한인민군에 편입됐다가 전쟁이 일어나 안동까지 내려오게 됐다고 한다.

그러다 벚나무를 보고는 그녀 생각에 도저히 그 곳을 떠날 수가 없어

국군에 투항한 후 그녀를 기다리다 만났다는 사연을 담고 있다.

 

안동역에서 노래비

안동역에서

                      작사  김병걸  

                    작곡  최강산

                    노래  진   성

 

바람에 날려버린 허무한 맹세였나

첫눈이 내리는 날 안동역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사람

새벽부터 오는 눈이 무릎까지 덮는데

안 오는 건지 못 오는 건지

오지 않는 사람 아

안타까운 내 마음만 녹고 녹는다

기적소리 끊어진 밤에

 

어차피 지워야 할 사랑은 꿈이었나

첫눈이 내리는 날 안동역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사람

새벽부터 오는 눈이 무릎까지 덮는데

안 오는 건지 못 오는 건지

대답 없는 사람 아

기다리는 내 마음만 녹고 녹는다

밤이 깊은 안동~역에서

기다리는 내 마음만 녹고 녹는다

밤이 깊은 안동역에서

 

텅빈 안동역광장

옛역사 건물에는

"2021 안동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날 우리의 안동"

이라는 구호가 걸려있어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안동시민들의 의지를 기대해본다.

 

송현동의 선로밑 새 안동역
새 안동역 안(구 안동역 건물앞에 있다가 신역 안으로 옮겨진 현판)
승객 대기실
선로밑의 역사
새 안동역앞의 송현동 안동버스터미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