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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천 조각환의 나들이 흔적
뿌리와 예의범절/梅溪 曺偉 先生

매계 조위선생의 한시기행~(78)지난 시절을 회고하며

by 안천 조각환 2021. 2. 17.

매계선생이 중추절에 달을 바라보며 옛 친구가 생각나서

숙강에게 보낸 "억진아(憶秦娥)"와 가을에 회포를 적은 "수룡음(水龍吟)은

아마도 만년에 지난 시절을 회고하고 그리워하며 읊은 것으로 보인다.

 

중추절에 달을 바라보며 숙강에게, 억진아(憶秦娥)

 

매계 조위(梅溪 曺偉,1454~1503)

 

팔월 보름달에 /  중추월(中秋月)

저녁 구름이 다 날려가니 맑고 훤히 비치도다. /  모운비진청휘철(暮雲飛盡淸輝徹)

맑고 훤히 비치는 강의 남쪽과 북쪽이며,  / 청휘철강남한북(淸輝徹江南漢北)

초가집 처마와 높은 대궐에 /  모첨위궐(茅簷魏闕)

 

해마다 변함없던 달빛이 오늘은 특별하네.   / 년년월색금소별(年年月色今宵別)

함께 바라보는 천리길에는 응당 근심이 없으리.  / 공간천리응수절(共看千里應愁絶)

응당 근심이 없다면 난파의 옛 언약도  / 응수절란파구약(應愁絶鑾坡舊約)

거듭 말할 필요 없겠네.  / 不堪重說

 

숙강 권건(權健,1458~1501) : 조선초기의 문신, 자는 숙강(叔强),

 

수룡음(水龍吟)

 

 매계 조위(梅溪 曺偉,1454~1503)

 

작은 정원에 가을바람이 소슬하니  / 소원소슬추풍(小園蕭瑟秋風)

새벽 서리가 다리목 버드나무에 어지럽게 떨어지네.  /  효상요락교두류(曉霜搖落橋頭柳)

해질녘 길거리에는  / 사양항맥(斜陽巷陌)

찬 안개가 자욱하고  / 한연취락(寒烟聚落)

 

처음 만난 중양절에  / 초과중구(初過重九)

치자는 옅은 황색이요  / 치자미황(梔子微黃)

단풍 숲은 진홍색이라  /풍림정적(風林正赤)

국화꽃 핀 시절이거니  / 국화시후(菊花時候)

 

좋은 시절은 자꾸만 흘러가 적막함을 한탄하노라.  / 한양신임염가기적막(恨良晨荏苒佳期寂寞)

부질없이 노복을 불러 다구(茶臼)를 다듬으니  / 공환복고다구(空喚僕鼓茶臼)

구만리 하늘높이 한 마리 기러기가 날아가도다.  / 만리천고일안(萬里天高一雁)

관산을 바라보며 몇 번이나 머리를 긁었던고  / 망관산기번소수(望關山畿番搔首)

 

상오(霜鼇) 설처(雪緀)며  / 상오설처(霜鼇雪緀)

강요(江鰩) 해려(海驢)는  / 강요해려(江鰩海驢)

입에 맞는 남쪽 요리거나  / 남팽하구(南烹河口)

도처에서 “좋다” 소리  / 도처유응(到處唯應)

 

북녘 하늘을 바라보니 대궐이 그립고  / 간천연궐(看天戀闕)

머무는 구름에 벗이 그립네.  / 정운회우(停雲懷友)

다시 어느 때 닭장이며 돈사(豚社)를 마음대로 쫓아다니며  / 갱하시임수계돈사(更何時任遂谿豚社)

이웃과 함꼐 취하도록 술 마시리.  / 취인가주(醉隣家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