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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천 조각환의 나들이 흔적
뿌리와 예의범절/梅溪 曺偉 先生

매계 조위선생의 중추월과 능성 봉서루

by 안천 조각환 2024. 9. 18.

 

 

매계 조위(梅溪 曺偉,1454~1503)선생이 중추절에 달을 바라보며

옛 친구가 생각나서 숙강 권건( 叔强 權健,1458~1501)에게 보낸

"억진아(憶秦娥)"와 1495년(연산군1) 8월 전라감사로 부임한 후

이듬해 늦가을에 관할지역 순시를 하는 도중 능성(현 능주)객관에서

하루를 머물며 봉서루에 올라 읊조린 한시를 올려본다.

 

2024년 9월 17일 음력 8월 보름달

 

팔월 보름달에 /  중추월(中秋月)

 

                                  매계 조위(梅溪 曺偉,1454~1503)

 

저녁 구름이 다 날려가니 맑고 훤히 비치도다. /  모운비진청휘철(暮雲飛盡淸輝徹)

맑고 훤히 비치는 강의 남쪽과 북쪽이며,  / 청휘철강남한북(淸輝徹江南漢北)

초가집 처마와 높은 대궐에 /  모첨위궐(茅簷魏闕)

 

 

해마다 변함없던 달빛이 오늘은 특별하네.   / 년년월색금소별(年年月色今宵別)

함께 바라보는 천리길에는 응당 근심이 없으리.  / 공간천리응수절(共看千里應愁絶)

응당 근심이 없다면 난파의 옛 언약도  / 응수절란파구약(應愁絶鑾坡舊約)

거듭 말할 필요 없겠네.  / 不堪重說

 

능성(능주) 봉서루

 

능성 봉서루(綾城 鳳栖樓) 

 

             매계 조위(梅溪 曺偉,1454~1503)

 

산세가 빙 둘러있어 더욱 오밀조밀한데 / 山勢周遭更鬱盤(산세주조갱울반)

봉서루에 오르니 조금 한기를 느낀다. / 鳳栖樓上怯初寒(봉서루상겁초한)

달 아래 왕대나무는 바람 따라 춤을 추고 / 脩篁抹月風中舞(수황말월풍중무)

푸른벽은 안개속에 그림처럼 보인다. / 翠壁和烟畵裏看(취벽화연화이간)

 

봉서루 누대에서

 

경물이 사람들로 하여금 시를 짓게 하고  / 景物撩人詩作課(경물요인시작과)

건곤은 나에게 기상을 더욱 넓혀준다. / 乾坤客我氣增寬(건곤객아기증관)

내일 아침이면 다시 남평의 길로 접어드는데  / 明朝便踏南平路(명조편답남평로)

단풍든 나무들이 집집마다 아름답게 울타리를 만든다. / 紅樹家家錦作團(홍수가가금작단)

 

봉서루 전경

 

김종직의 봉서루(鳳棲樓)

 

                                 점필재(佔畢齋) 김종직(金宗直,1431~1492)

 

연주산 위에 쟁반 같은 달이여 / 연주산상월여반(連珠山上月如盤) 

바람 없는 수풀에 이슬만 차갑구나. / 초수무풍로기한(草樹無風露氣寒) 

하늘에 솜구름 모두 다하려 하는데 / 천진서운혼욕진(天陣絮雲渾欲盡) 

한 무더기 공문서는 보지를 못하였네. / 일퇴령첩불수간(一堆鈴牒不須看)

 

능주 객관

 

한 세월 다시금 중추의 좋음을 깨닫노니 / 연화갱각중추승(年華更覺中秋勝) 

객지의 형편에 이 밤 넉넉함을 그 누가 알리. / 객황수지차야관(客況誰知此夜寬) 

떠날 깃발은 또 서쪽바다 따라 굴러가거니 / 정패우준서해전(征旆又遵西海轉) 

손끝으로는 둥근 게딱지나 쪼개려 하네. / 지첨장벽해재단(指尖將擘蟹蠐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