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교(鄕校)는 고려와 조선시대에 지방에서 유학(儒學)을 교육하기
위하여 설립된 공공교육기관으로, 유교교육과 선현의 위패를 모시고
재사를 지내는 2가지 역할을 맡았으며, 오늘날의 중등교육 기관 또는
지방국립대학, 공립대학에 해당되는데, 현재 전국에 234곳이 남아있다.
함양향교 태극루(太極樓)
중앙인 한성부는 직할 특수행정구역 관할이어서 향교가 없었으며,
대신에 향교 역할을 하는 4부학당(四部學堂)과 성균관 등이 있었다.
학당은 고려 후기에는 개경(개성)에 있었으나 조선 왕조가 들어서면서
철폐하고, 한성에 동부학당, 서부학당, 중부학당, 남부학당 등 4곳의
학당을 세웠는데 현재 건물은 단 한 곳도 남아 있지 않다.
선산향교 청아루(菁莪樓)
향교의 경내 건물로는 우리나라와 중국을 통틀어 어진 인물들의
위패를 봉안하고 제사 지내는 1)향사공간인 대성전(大聖殿)과 동무,서무
2)강학공간인 명륜당(明倫堂)과 유생들이 생활하는 동재,서재로 대별된다.
보통 동재에는 양반, 서재에는 서류(庶流, 서자의 계통) 및 평민이 생활했다.
안성향교 풍화루(風化樓, 보물 제2092호)
향교는 각 지방관청의 관할하에 두어 부(府)와 대도호부(大都護府),
목(牧)에는 각 90명, 도호부에는 70명, 군(郡)에는 50명, 현(縣)에는 30명의
학생을 수용하도록 하였으며, 종 6품의 교수와 정 9품의 훈도를 두었다.
강릉향교 대성전(大成殿, 보물 제214호)
따라서 학생수에 따라 건물 규모도 달라졌는데, 전주향교는 성균관에
버금가는 규모의 대형 향교인 반면에 건물 2채만 있는 작은 향교도 있었다.
나주향교 대성전(大成殿, 보물 제394호)
대성전의 칸수는 음양의 원리에 따라 3칸, 5칸 등 기수를 취했으며,
보통 대성전의 앞뜰에는 좌우 대칭으로 동무와 서무를 배치하고,
명륜당의 좌우에는 동재와 서재를 대칭으로 배치하였다.
경주향교 대성전(大成殿,보물 제1727호), 좌우의 동.서무(東.西膴, 보물 제2098호)
대성전 내부에는 위패를 봉안하였는데, 일반적으로 5성(五聖)인
대성지성 문선왕(大成至聖 文宣王) 공자(孔子)를 정위(중앙)로 하여
동쪽은 안자(顔子),자사(子思)를, 서쪽은 증자(曾子),맹자(孟子)를 배치하며,
송조 4현과 우리나라 성현 18현은 대성전 또는 동무, 서무에 봉안하였다.
전주향교 동무(東膴)
이외에 향교별로 공자 제자들인 공문10철(孔文十哲)과 송조(宋祖) 2현,
또는 6현, 우리나라 성현을 추가하여 대성전과 동무, 서무에 봉안하였으며,
5성(五聖)의 부(父)를 별도로 계성사(啓聖祠)에 봉안한 향교도 있었다.
강릉향교 대성전 회랑
강릉향교 대성전에는 5성(五聖)과 10철(十哲) 및 송조 6현(六賢)의 위패와
동무에 58위, 서무에 57위등 총136위(중국 97위)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다.
다른 지역의 향교에서는 대부분 5성과 송조 2현(또는 4현), 우리나라 18현 등
25~27현 정도만 제향하고 있는데 비해 월등히 많은 숫자이다.
대성전 앞뜰 좌우에는 동.서 양무(兩廡)가 있고 이를 연결하는 회랑도 있다
전주향교 계성사(啓聖祠)
계성사에는 5성(聖)인 공자, 안자, 증자, 자사, 맹자의 부(父) 위패를 봉안하였다
강릉향교 명륜당(보물 제2088호)
위패 봉안 성현들을 살펴보면
5성(五聖)은 공자(孔子, 大成至聖 文宣王, BC551~BC478),
안자(復聖公 顔子, BC521~BC490), 증자(宗聖公 曾子, BC505~BC436),
자사(術聖公 子思, BC483~BC402), 맹자(亞聖公 孟子, BC372~BC289)
경주향교 명륜당(보물 제2097호)
송조 4현(宋朝 四賢)은 주돈이(道國公 周惇, 1017~1073),
정호(豫國公 程顥,1032~1085), 정이(程頤-正淑, 伊川, 洛國公,1033~1107),
주희(朱熹- 仲晦, 晦菴, 徽國公, 1130~1200),
송조 6현 배향시는 소옹(邵雍- 堯夫, 安樂, 新安伯 , 1011~1077)과
장재(張載- 子厚, 橫渠, 郿伯 , 1020~1077)를 추가한다.
나주향교 명륜당
동방 18현(우리나라)은
신라(2현) 설 총(弘儒候 薛聰, 650~740경), 최치원(文昌候 崔致遠, 857~?)
고려(2현) 안유(文成公 安裕→향(珦),1243~1306),정몽주(文忠公 鄭夢周,1337~1392)
조선(16현) 김굉필(文敬公 金宏弼, 1454~1504),조광조(文正公 趙光祖, 1482~1519)
이 황(文純公 李滉, 1501~1570), 이 이(文成公 李珥, 1536~1584)
김장생(文元公 金長生, 1548~1631), 김 집(文敬公 金集, 1574~1656)
송준길(文正公 宋俊吉, 1606~1672), 정여창(文獻公 鄭汝昌, 1450~1504)
이언적(文元公 李彦迪, 1491~1553), 김인후(文正公 金麟厚, 1510~1560)
성 혼(文簡公 成渾, 1535~1598), 조 헌(文烈公 趙憲, 1544~1592)
송시열(文正公 宋時烈, 1607~1689), 박세채(文純公 朴世采, 1631~1695) 등 18현이다
산청 단성향교 명륜당(보물 제2093호)
공문 10철은 자건(閔損-子騫), 백우(冉耕-伯牛), 중궁(冉雍-仲弓),
자아(宰予-子我), 자공(端木賜-子貢), 자유-염구(冉求-子有),
자로(仲由-子路), 자유(言偃-子游), 자하(卜商-子夏), 자장(顓孫師-子張)이다
※ 계성사(啓聖祠)에는 5성의 부(父) 위패를 봉안하고 있다
함창향교 명륜당
성균관과 향교에 모셔지는 학자들을 문묘배향공신이라고 부르며
유학자로서 최고의 영예와 권위를 부여하였는데, 문묘배향공신을
배출한 집안은 최고의 학자 가문으로 존경을 받았으며
국가에서도 그 후손들을 특채하는 등 특별하게 대접하였다.
선산향교 명륜당
고려조에서는 대학격으로 국자감을 설치하고 유학을 장려하였는데,
우리나라 사람을 처음으로 문묘에 배향한 것은 1020년(고려 현종 11)으로
첫번째 배향대상은 최치원이었으며 신라인이 당나라에 유학을 가서
유교 실력으로 이름을 떨친 공로로 문묘에 올랐다.
나주향교 명륜당 서재(西齋)
2년 후인 1022년(현종 13)에는 신라에서 유교를 학습하고 실천한
공로로 설총을 향사(享祀)하였으며, 1319년(고려 충숙왕 6)에는
주자학을 학습하고 국학을 진흥시킨 안향(=유)을 선정하여 문묘에 올렸다.
부산 기장향교 풍화루(風化樓)
조선조에서는 문묘에 배향될 현인(賢人)은 권력, 가문, 벼슬이 아니라
학식과 덕망이 뛰어나고, 학자로서 후세에 존경을 받고, 학문적 업적이
역사에 길이 남을 만큼 크고 높아야 한다는 기준이 있었다.
안동향교 청아루(菁莪樓)
향교에는 정부에서 5~7결의 학전(學田)을 지급하여
그 수세로써 비용에 충당하도록 하였으며, 일정한 입학기간이나
특별한 재학 연한이 없으며, 연령에 따른 구별도 없었다.
따라서 학습 진도는 단지 개개 교생의 능력에 따른 것이었으며,
자신의 능력에 따라 학습 진도에 차이가 났다.
대구향교 명륜당
향교에서는 생활지도와 인성지도의 일환으로 엄격한 훈육의 방법을
택해서 교생의 일상생활 전반에까지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향교의 교육과정은 주로 소학에서 시작하여 다음에 주자가례를 배웠다.
밀양향교 명륜당(보물 제2095호)
이후는 크게 경학, 역사, 제술로 나뉘었으며, 1)경학의 교재로는
사서오경과 성리대전, 효경, 삼강행실도, 심경, 근사록 등이 쓰였다.
기초적인 유교 경전부터 성리대전, 심경, 근사록 등 성리학 저서들까지
포괄된 것이었으며, 2)역사에서는 자치통감(주로 통감강목), 사기, 송원절요
등을 가르쳤고, 3)제술에서는 문선이나 동문선 등의 책이 많이 사용되었다.
담양 창평향교 은행나무
담양 창평향교는 강릉향교, 나주향교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향교로
일컬어지는 곳으로, 대성전은 보물 제2099호 명륜당은 제2100호이다.
향교의 은행나무는 공자가 은행나무 아래에 단을 만들어 놓고 그곳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다하여 행단강학(杏壇講學)이라하며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지성선사 공자(至聖先師 孔子) ~ 수원향교
향교와 유사한 기구로는
국립은 국학, 국자감, 규장각, 성균관, 집현전, 홍문관이 있으며,
사립으로는 경당, 서당, 서원, 십이공도, 화랑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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