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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천 조각환의 나들이 흔적
쉬어 가는곳/이야기 마당

시속의 그림, 그림속의 시

by 안천 조각환 2011. 12. 14.

 흔히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 그림같다고 하고,

또는 시중유화라고 하는 말이 있듯이 이는 시속에 그림이 있다는 뜻이다.

바꾸어 말하면 시의 뜻이 그림을 그려 놓은듯 하다는 말도 될것이다.

그림같이 아름다운 풍경도 그림으로는 그려낼수 없는 것이 있다.

사진도 별반 다를게 없다. 사진만으로는 보여줄수 없는것이 있다.

시어는 그림이나 사진만으로 설명할수없는 풍경의 의미까지  그려낸다.

 

 

강에는 해가 늦도록 돋지 않고 (江日晩未生)

아득히 십리에 안개가 자욱하네 (蒼茫十里霧)

부드럽게 노 젖는 소리만 들릴 뿐 (但聞柔櫓聲)

배 가는 곳은 보이지 않네 (不見舟行處)

 

-강극성 조선중기(1526-1576)*

이 시의 노젖는 소리를 그림으로, 사진으로 표현할수 있을까?

사진의 물안개 속 저쪽에서 치그덕 치그덕 노젖는 소리가 들리는데도,,,

 

    아스라한 세모의 하늘 (蒼茫歲暮天)

   첫 눈이 산천을 뒤 덮었네 (新雪遍山川)   

새들은 산속의 나무를 잃었고 (鳥失山中木)  

 스님은 돌 위의 샘물을 찾네 (僧辱石上泉)   

 

굶주린 까마귀 밖에서 우짖는데 (飢烏啼野外)   

언 버드나무 시냇가에 누워있네 (凍柳臥溪邊)  

 어디에 인가가 있는지 (何處人家在)  

 먼 숲에서 흰 연기 일어나네 (遠林生白煙)        

 

 -이승인 고려말(1349-1392)

 

 

 

 

 

찬 구름속의 고목

소나기 희뿌연 가을 산

저물녘 강에 풍랑이 일어

어부가 급히 배를 돌리네  

 

김득신 조선중기(1604-1684)

 

그림아나 사진에서 보여줄수 없는것을,

느끼며 보게 할수 있는것이 글이다.

그것이 시라면 더욱 좋고...

그래서 동양화속에 시가 들어가고,

그림이 못다한 애기를,

그 의미를 동영상 처럼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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