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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천 조각환의 나들이 흔적
고전 이야기/명심보감

명심보감(8) 팔반가팔수,효행편속

by 안천 조각환 2009. 4. 15.

八反歌八首


○팔반가(八反歌) 여덟 수(首)는 어버이를 봉양하고 아이를 기름에 있어서, 그 부모와 자식의 사이에서 갖는 여덟 가지의 상반된 마음을 비교하여 읊은 노래이다. 아이를 대하는 마음과 늙으신 어버이를 대하는 마음을 실례를 들어가며 그 상반된 태도를 날카롭게 꼬집고 있다. 이 글을 읽고 마음이 저며오지 않을 자 몇이나 될까?



幼兒或詈我, 我心覺歡喜, 父母嗔怒我, 我心反不甘,

一歡喜一不甘, 待兒待父心何懸, 勸君今日逢親怒,

也應將親作兒看。


어린 아이가 혹 나를 꾸짖으면 나의 마음은 환희를 깨닫고 부모가 나에게 성을 내면 나의 마음은 도리어 달갑지 않게 여긴다. 한편으로는 기쁘고, 한편으로는 달갑지 않으니, 아이를 대하고 어버이를 대하는 마음이

어찌 이리도 현격한고? 그대에게 권하노니, 오늘 어버이가 성내는 것을

당하거든 또한 응당 어버이를 아이처럼 보아 (기쁘게 여겨야 할 것이다.)


(字義) ○或은 “어떤 사람”을 가리키기도 하고, 여기서처럼 “혹시, 혹여”의 뜻도 있다.

는 꾸짖을 리. ○嗔은 성낼 진. ○反(반)은 부사로 “도리어”의 뜻. ○甘은 달 감. 여기서는 타동사로 “~을 달게 여기다”의 뜻이다. ○待는 ①기다릴 대. ②대할 대. 접대할 대. ○何는 어찌 하. 무엇 하.

○懸은 ①매달 현. ②현격(懸隔)할 현. ○勸은 권할 권. ○君은 2인칭 대명사로 “그대”라는 뜻. ○逢은 만날 봉. ○也가 이렇게 문두에 나오는 것은 한문에서는 보기 드문 예이고, 주로 구어체에서 많이 쓰이는 용법이며 현대 중국어에서도 여전히 이처럼 쓰이기도 한다. 이 때 也는 흔히 한문에서 쓰이는 “어조사 야”가 아니라, “또한”(亦)의 뜻을 갖는다. 즉 현대 중국어를 예로 들면 “我也是學生”이라고 하면 “나도 학생이다”라는 뜻이다.

○應은 부사로 응당 응. ○將은 가질 장. “~을 가지고서”의 뜻으로 以와 비슷한 의미로 쓰인다. ○作兒看은 “아이 보듯 한다”는 뜻이다. 作+A+看(觀): [~을] A보듯 하다.


 


兒曹出千言, 君聽常不厭, 父母一開口, 便道多閑管,

非閑管親掛牽, 皓首白頭多諳練, 勸君敬奉老人言,

莫敎乳口爭長短。


어린 자식들은 천 마디의 말을 하되 그대가 듣기에 늘 싫어하지 않고,

어버이는 한번 입을 벌려도 곧 쓸데없는 간섭이 많다고 한다. 쓸데없는

간섭이 아니라 어버이는 마음이 쓰여서 그런 것이다. 흰 머리,

센 머리가 되도록 오래 살았으니 알고 경험한 것이 많기 마련이다.

그대에게 권하노니, 늙은 사람의 말을 공경하여 받들고,

젖내 나는 입으로 일의 길고 짧음을 다투지 말지니라.


(字義) ○曹는 무리 조. 다른 말에 붙어서 복수 명사를 만들어 준다. ○便은 문득 변, 곧 변. ○道는 말할 도.

○多+명사(구) : ~이 많다. ○閑은 한가할 한. “쓸데없다”는 뜻도 있다. ??閑談(쓸데없는 말)

○管은 주관할 관. 간섭한다는 뜻도 있다. 중국인들이 가장 잘 쓰는 말 중에 하나가 “吾不管”(내가 알 바 아니다. 상관하지 않는다)라고 한다.

○閑管: 쓸데없는 간섭. ○掛牽은 마음에 쓰인다? 마음에 걸린다? 자세한 뜻은 중국어 사전을 찾아봐야 겠다.

○皓는 흴 호. ○諳은 알 암. ○敎는 사역 동사이다. 즉, 敎+A+술어: A로 하여금 ~하게 하다. 使, 令과 비슷한 뜻이다.


 


幼兒尿糞穢, 君心無厭忌, 老親涕唾零, 反有憎嫌意,

六尺軀來何處, 父精母血成汝體, 勸君敬待老來人,

壯時爲爾筋骨敝。


어린아이의 오줌과 똥 같은 더러운 것은 그대 마음에 싫어하거나

꺼리낌이 없으나, 늙은 어버이의 눈물과 침이 떨어지는 것은 도리어

미워하고 싫어하는 뜻이 있다. 육 척의 몸이 온 곳이 어디인가?

아버지의 정기(精氣)와 어머니의 피가 그대의 몸을 이루었노라.

그대에게 권하노니, 늙어가는 사람을 공경하여 대접하라.

젊었을 때 그대를 위하여 살과 뼈가 닳도록 애를 쓰셨느니라.


(字義) ○屎는 똥 시. ○糞은 똥 분. ○穢는 더러울 예. ○忌는 꺼릴 기. ○涕는 눈물 체. 울 체. ○唾는 침 타. ○零은 떨어질 령. 영(0) 령. ??零落(영락), 零點(=빵점) ○反(반)은 부사로 “도리어 반.” ○憎은 미워할 증. ○嫌은 미워할 혐. ○處는 곳 처. 何處: 어디서? 어느 곳에서? ○精은 정기 정. 깨끗할 정. ○待는 ①기다릴 대. ②대할 대. 접대할 대. ○老來人: 늙어가는 사람. ○爲爾: 爲는 위할 위. 따라서 “너를 위하여”의 뜻이다. ○筋은 힘줄 근. 근육 근. ??筋肉(근육). ○敝는 헤질 폐.


 

看君晨入市, 買餠又買餻, 少聞供父母, 多說供兒曹,

親未啖兒先飽, 子心不比親心好, 勸君多出買餠錢,

供養白頭光陰少。


그대가 새벽에 시장에 들어가서 떡을 사고 또 흰떡을 사는 것은 보았으되, 부모에게 드린다는 것은 별로 듣지 못했고, 자식들에게 준다고들 많이 말한다. 어버이는 아직 먹지도 아니 하였는데 아이가 먼저 배 부르니,

(봉양하는) 자식의 마음은 (늙으신) 부모 마음이 좋아하는 것에 비하지

못하는도다.그대에게 권하노니, 떡 살 돈을 많이 내서 늙은 어버이를

잘 공양(供養)하라. 세월은 길지 않으니...


(字義) ○晨은 새벽 신. ○餠은 떡 병. ○餻는 흰떡 고. ○少+명사구(절): ~이 적다. ○供은 바칠 공. ○啖은 먹을 담. ○比는 견줄 비. 비할 비. ○出은 타동사로 ~을 내다. ○供養은 음식을 잘 갖춰 대접한다는 뜻이다. ○光陰은 시간, 세월의 뜻.



市間賣藥肆, 惟有肥兒丸, 未有壯親者, 何故兩般看,

兒亦病親亦病, 醫兒不比醫親症, 割股還是親的肉,

勸君亟保雙親命。


시장에 있는 약 파는 가게에는 오직 아이를 살찌게 하는 약은 있으되,

어버이를 튼튼하게 하는 약은 없으니 무슨 까닭으로 이 두가지를 보는고? 아이도 병들고 어버이도 병들기는 마찬가지이거늘 아이의 병을 고치는

것이 어버이의 병을 고치는 것에 비하지 못하는구나. 넓적 다리를

베더라도 도로 어버이의 살이로세.

그대에게 권하노니 빨리 두 어버이의 목숨을 보전하라.


(字義) ○肆는 가게 사. 저자 사. ○丸은 알 환. ○者는 것 자. ○壯親者는 어버이의 몸을 튼튼하게 하는 것. 튼튼하게 하는 약. ○故는 까닭 고. ○般은 가지 반. ○症은 병 증. ??痛症(통증). ○股는 (넓적)다리 고.

○還은 부사로 “도리어”의 뜻. 還是~~: 도리어 ~~이다.

○的은 주로 구어체에서 쓰이는 관형격 조사이다. 즉, “之”와 뜻이 같다. 우리말로는 “~의”의 뜻이다.

○割股還是親的肉: 옛날 효자들 중에는 어버이의 꺼져가는 생명을 되살리기 위해 자신의 넓적 다리 살을 베어 먹이게 했다는 일이 많이 있다. 여기서도 그런 예를 들어서 정녕 어버이를 위해 약을 사드릴 돈이 없다면 자신의 다리를 베어서라도 어버이의 몸을 보호해 드릴 수 있지 않겠느냐는 뜻에서 한 말이다. 또한 자신의 다리를 베더라도 이는 또한 어버이가 자신에게 물려준 몸이니 도로 어버이의 살이라는 뜻이다.

○亟은 빠를 극. 주로 부사로 쓰인다. 즉, “빨리”의 뜻이다. ○命은 목숨 명.


 


富貴養親易, 親常有未安, 貧賤養兒難, 兒不受饑寒,

一條心兩條路, 爲兒終不如爲父, 勸君兩親如養兒,

凡事莫推家不富。


부하고 귀하면 어버이를 봉양하기 쉬운데도 어버이는 항상 미안함이 있고, 가난하고 천하면 아이를 기르기 어려운데도 아이는 배고프고 추운 것을

받지 않는다. 한 가지 마음에 두 가지 길이니, 아이를 위함이 마침내

어버이를 위함만 못하구나. 그대에게 권하노니, 양친을 아이 봉양하듯 하고 모든 일을 집이 부유하지 못해서라고 미루지 말라.(핑계를 대지 마라)


(字義) ○“~~易, ~~難”의 대구문을 파악할 것. ○饑는 주릴 기. ○條는 가지 조. ??法條文(나뭇가지처럼 법에 관한 사항을 갈래 갈래 나누어 정해 놓은 글) ○爲는 위할 위.

○終은 부사로 마침내, 결국, 끝내.

○推는 밀 추. ??推理(미루어 판단함), 推算(미루어 셈함).



 

養親只二人, 常與兄弟爭, 養兒雖十人, 君皆獨自任,

兒飽暖親常問, 父母饑寒不在心, 勸君養親須竭力,

當初衣食被君侵。


어버이를 봉양함에는 다만 두 사람인데도 늘 형제가 더불어 다투고,

아이를 기름에는 비록 열 사람이라도 그대는 모두 혼자 스스로 맡으려

한다. 아이가 배 부르고 따뜻한 것은 그 어버이가 늘 물으나,

부모가 배 고프고 추운 것은 마음에 있지도 않구나. 그대에게 권하노니, 어버이를 봉양함에는 모름지기 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

애당초 입을 것과 먹을 것을 그대에게 빼앗겼느니라.


(字義) ○A(명사)+有+B: A에 B가 있다. ○A+在+B: A가 B에 있다. ○任은 맡을 임. ○須는 모름지기 수. “모름지기 ~해야 한다”는 뜻이다. ○竭은 다할 갈. “竭力”은 자주 쓰이는 표현. ○被는 입을 피. 被는 위 문장에서처럼 피동형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侵은 침노할 침. ??侵犯(침범), 侵略(침략).


 


親有十分慈, 君不念其恩, 兒有一分孝, 君就揚其名,

待親暗待子明, 誰識高堂養子心, 勸君漫信兒曹孝,

兒曹親子在君身。


어버이는 100% 자애로움이 있어도 그대는 그 은혜를 생각하지 아니하고, 아이에게 10% 효도함이 있어도 그대는 곧 그 이름을 널리 세상에

날리려 한다. 어버이를 대접하는 것은 어둡고, 자식을 대하는 것은

밝으니, 누가 고당(高堂)의 자식 길렀던 마음을 알아줄 것인가?

그대에게 권하노니 아이들의 효도를 그냥 헛된 것으로 믿고 넘겨라.

 아이들의 어버이도 부모의 자식도 그대의 몸에 있는 것이니라.


(字義) ○十分은 관용적인 표현으로 100%. ??능력을 십분(十分) 발휘하다.

○就는 ①나아갈 취. ②곧 취. 주로 고대 한문에서는 ①의 뜻으로만 쓰이나, 구어체 또는 현대 중국어에서는 ②의 뜻으로도 쓰인다.

○揚名은 관용적인 표현으로 “이름을 널리 날리다”의 뜻. ○揚은 날릴 양.

○待는 ①기다릴 대. ②대할 대. 접대할 대. ○高堂은 남의 어버이를 높혀 이르는 말. ○漫(만)은 술어앞에 붙어서 “부질없이 ~하다”의 뜻. ○兒曺親: 아이들의 어버이. ○子는 자식.



八反歌八首終





孝行篇續


○이 편은 앞에 나온 효행편의 속편으로 효행에 관한 실례를 들고 있다. 옛사람들의 실제 효행(孝行)을 통해 그 효심(孝心)을 엿볼 수 있으리라.



孫順, 家貧, 與其妻傭作人家以養母, 有兒每奪母食。

順謂妻曰兒奪母食, 兒可得, 母難再求。

乃負兒往歸醉山北郊, 欲埋堀地, 忽有甚寄石鐘,

驚怪試撞之, 舂容可愛。 妻曰得此寄物, 殆兒之福,

埋之不可。 順以爲然, 將兒與鐘還家, 懸於樑撞之。

王聞鐘聲淸遠異常而覈聞其實, 曰昔郭巨埋子,

天賜金釜, 今孫順埋兒, 地出石種, 前後符同。

賜家一區, 歲給米五十石。


손순이 집이 가난하여 그의 아내와 더불어 남의 집에 품을 팔아서(以)

그 어머니를 봉양하였는데 그 아이가 매양 어머니의 잡수시는 것을

뺐는지라, 순이 아내에게 일러 말하기를 “아이가 어머니의 잡수시는

것을 빼았소. 아이는 또 얻을 수 있으나 어머니는 다시 구하기

어렵소”하였다. 이에 아이를 업고 취산 북쪽 교외로 가서,

묻으려고 땅을 팠더니 문득 심히 기이한 석종(石鐘)이 있거늘, 놀랍고

괴이하여 시험삼아 쳐보니 종소리가 사랑스러운지라, 아내가

말하였다. “이 기이한 물건을 얻은 것은 거의 아이의 복이니 아이를 땅에 묻는 것은 불가(不可)합니다.” 순도 그렇게 생각해서 아이와 종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서 대들보에 달고 그 종을 쳤더니 임금이 듣건대 종소리가 맑고 멀고 이상하여 그 사실을 자세히 알아내어 듣고 말하였다. “옛날에 곽거가 아들을 묻었을 때엔 하늘이 금으로 된 솥을 주시었더니 지금은

손순이 아들을 묻음에 땅이 석종(石鐘)을 냈으니 전자와 후자가 서로

꼭 맞는다”하고는 집 한 채를 주시고 해마다 쌀 오십석을 주었다.


(字義) ○손순(孫順)은 신라 때의 사람. ○傭은 품팔이 용. ??雇傭(고용). ○傭作: 품팔이 하다. ○每(매)는 부사로 매번, 매양. ○奪은 빼앗을 탈. ○郊는 들 교. 성곽 밖의 먼 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埋는 묻을 매. ○堀은 팔 굴. ○忽(홀)은 부사로 갑자기, 홀연히. ○試(시)+술어: 시험삼아 ~해보다. ○撞은 칠 당. ○舂은 ①찧을 용. ②종소리 용. “용용(春容)”은 “종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로 한 단어이다. ○殆는 ①위태할 태. ②부사로 “거의 태.” ○將은 가질 장. 將+“兒與鐘”= “아이와 종을” 가지고서. ○懸은 매달 현. ○覈은 핵실(覈實)할 핵. “핵실한다”는 말은 “사건의 실상을 조사한다”는 뜻이다. ○昔(석)은 부사로 옛날에. 옛적에. ○賜는 줄 사. ○出은 ~을 내다. ○符는 ①병부(兵符) 부. ②부적 부. ③부합할 부. 들어맞을 부. ??符合(부합). ○區는 나눌 구. 작은방 구. ○給은 줄 급.




向德, 値年荒癘疫, 父母飢病濱死, 向德日夜不解衣,

盡誠安慰, 無以爲養, 則刲髀肉食之。 母發癰,

吮之卽癒。 王嘉之, 賜賚甚厚, 命旌其門, 立石紀事。


상덕(向德)이 흉년과 역병을 만나서 부모가 굶주리고 병들어 거의 죽게

된지라, 상덕이 일야(日夜)로 옷을 풀지 않고 정성을 다하여 편안하도록 위로하였으나 봉양할 길이 없어서 넙적 다리 살을 베어 그것을 잡수시게 하였으며, 또한 어머니가 종기가 나자, 그것을 빨으니

곧 쾌유하게 되었다. 임금께서 이를 아름답게 여겨 상을 내리시기를 매우 후하게 하여 그 집의 문에 정문(旌門)을 세우게 명하고 비석을 세워

이 일을 적게 하였다.


(字義) ○向은 향할 향. 여기서는 성씨(姓氏)로 “상”이라고 읽는다. ○値는 만날(遇) 치. 당할(當) 치. ○荒은 거칠 황. 황폐할 황. ○癘는 염병 려. ○疫은 염병 역. ○濱은 ①물가 빈. ②거의 빈. 가까울 빈.  “濱死”는 거의 죽게 됐다는 뜻이다. ??濱死狀態(빈사상태). ○慰는 위로할 위.

○無以+술어: ~할 방법이 없다. ~할 길이 없다. 흔히 쓰이는 관용적인 표현이다. 以가 방법, 까닭을 나타내는 말이므로 위와 같이 의역한 것이다.

○刲는 벨 규. ○髀는 넓적 다리 폐. ○癰은 종기 옹. ○吮은 빨 연. ○癒는 병나을 유. ??快癒(쾌유). ○嘉는 아름다울 가. ○賚는 줄 뢰. ○旌은 표(表)할 정. 旌門(정문)은 효자, 열녀 등을 표창하기 위해 세운 문(門)을 말한다. ○紀는 적을 기.


 


都氏家貧至孝, 賣炭買肉, 無闕母饌。 一日於市,

晩而忙歸, 鳶忽攫肉, 都悲號至家, 鳶旣投肉於庭。

一日母病索非時之紅柿, 都, 彷徨柿林, 不覺日昏,

有虎屢遮前路, 以示乘意, 都, 乘至百餘里山村,

訪人家投宿, 俄而主人, 饋祭飯而有紅柿, 都,

喜問柿之來歷, 且述己意, 答曰亡父嗜柿故,

每秋擇柿二百個, 藏諸窟中而至此五月則完者不過七八,

今得五十個完者故, 心異之, 是天感君孝, 遺以二十顆,

都謝出門外, 虎尙俟伏, 乘至家, 曉鷄喔喔。

後 ,母以天命終, 都有血淚。


도씨는 집은 가난하나 지극히 효성스러웠다. 숯을 팔아 고기를 사서

어머니의 식사를 빠뜨리지 않았다. 하루은 시장에서 늦게서야(저녁이

되어서) 바삐 돌아오는데 소리개가 고기를 홀연히 채 가거늘 도씨가

슬피 울며 집에 돌아와서 보니 소리개가 벌써 고기를 집안 뜰에 던져

놓았더라. 하루는 어머니가 병이 나서, 제 철이 아닌 홍시를 찾거늘

도씨가 감나무 수풀을 방황하여 날이 저물은 것도 모르고 있었다.

이 때 한 호랑이가 앞길을 여러번 가로 막음로써(以) 타라고 하는

뜻을 나타내는지라 도씨가 타고 백 여리나 되는 산 동네에 이르러

인가를 방문하여 투숙하려 하였더니 갑자기 주인이 제사밥을 차려

주는데 홍시가 있었다. 도씨가 기뻐하여 감의 내력을 묻고 또 자기의 뜻을 말하였더니 대답하여 말하기를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감을 즐기셨던

까닭에 매 가을에 감을 이백 개를 가려서 굴 안에 감추어 두는데,

이 오월에 이르면 온전한 것이 7, 8개에 지나지 아니하였는데

지금 쉰 개가 온전한 까닭에 마음 속으로 이상하게 여겼더니 이것은

곧 하늘이 그대의 효성에 감동한 것입니다.”하고, 스무 덩이를 내어

주거늘 도씨가 감사한 뜻을 말하고 문밖에 나오자 호랑이는 아직 기다리며 엎드려 있거늘 호랑이를 타고 집에 돌아오니 새벽 닭이 악악대더라

(꼬기오 울더라). 뒤에 어머니가 천명으로 돌아가시니,

도씨는 피눈물을 흘리더라.


(字義) ○이 이야기는 조선 철종 때 효자 도씨의 일이다.

○至는 ①이를 지. ~에 이르다. ②지극할 지. ○闕은 궐할 궐. “~을 빠뜨리다”는 뜻이다. 缺과 비슷한 의미. ○饌은 밥 찬. ○晩은 늦을 만. 때가 늦은 저녁을 가리키기도 한다. ○忙은 바쁠 망. ??忙中閑(망중한). ○鳶은 솔개 연. ○攫은 움켜쥘 확. ○索은 찾을 색. ○有虎에서 有는 불특정한 대상을 소개할 때 붙여주는 관용어이다. ○屢는 여러 루. ○遮는 막을 차. ○俄는 갑자기 아. 이 때 관용적으로 而를 붙여서 뒷문장과 연결시켜준다. 晩而~~도 같은 용법이다. 旣而~~(얼마 있다가..., 이윽고...)

○饋는 공궤(供饋)할 궤. 진지올릴 궤. 供饋는 웃사람에게 진지를 올린다는 뜻이다.

○亡父(망부)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뜻하는 단어.

○嗜는 즐길 기. ??嗜好(기호). ○擇은 가릴 택. ○諸(저)는 술어 뒤에 붙어서 목적어를 품고 있는 어감을 주는 어조사이다. ○窟은 굴 굴. ??洞窟(동굴). ○異는 술어로 “~을 이상하게 여기다”의 뜻. ○顆는 덩이 과. ○俟는 기다릴 사. ○曉는 새벽 효. ○喔은 닭소리 악. 喔喔은 닭 우는 소리의 의성어이다. 우리말로는 “꼬끼오”정도에 해당한다.

孝行篇續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