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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천 조각환의 나들이 흔적
고전 이야기/명심보감

명심보감(4) 성심편(상.하).입교편

by 안천 조각환 2009. 4. 15.

省心篇 


성심편은 명심보감 중에서 가장 긴 편(篇)을 이룬다. 마음을 성찰하는 내용과 방식에

관해서도 다양한 글들이 실려 있다. 다소 편명(篇名)과 딱히 어울리지 않는 문귀들도

있는 것 같다. 어쨋든 수천년 동안 축적되어온 삶의 지혜가 간결한 글로 압축되어,

읽는 이로 하여금 머리를 끄덕이게 함은 말할 필요가 없겠다.


 

子曰, 不觀高崖, 何以知顚墜之患。不臨深淵,

何以知沒溺之患。不觀巨海, 何以知風波之患。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높은 낭떠러지를 보지 않고서 무엇으로서

엎어져 떨어지는 근심을 알 것이요? 심연(깊은 연못)에 임하지

아니하고서 무엇으로서 물에 빠져 죽는 근심을 알 것이요?

큰 바다를 보지 않고서 무엇으로서 풍파의 근심을 알겠는가?


(字義) ○崖는 낭떠러지 애. ○何以는 자주 쓰이는 관용구로서 “무엇으로서, 어떻게”의 뜻이다. ○顚은 엎드러질 전. ??顚覆(전복). ○墜는 떨어질 추. ○溺은 빠질 닉. ??溺死(익사), 耽溺(탐닉).


子曰 明鏡所以察形, 往古所以知今。


밝은 거울은 형체를 살필 수 있는 방도이며,

지난 과거는 현재를 알 수 있는 방도이니라.


(字義) ○鏡은 거울 경. ○所以도 자주 쓰이는 관용구이다. “所以+술어”에서 所以를 한 단어로 보아, 방법 또는 이유로 해석한다. ○形은 명사로는 모습 형. 술어로는 나타날 형.


子曰, 士志於道而恥惡衣惡食者, 未足與議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선비로서 도(道)에 뜻을 두고도 나쁜 옷과

나쁜 음식을 부끄럽게 여기는 자는 더불어 의논하기에 족하지

못하느니라.


(字義) ○志는 명사로는 “뜻 지” 술어로는 於와 붙어서 “(~에) 뜻을 두다”의 뜻이다.

○恥(치)는 명사로는 “부끄러움, 수치”의 뜻이고, 술어로는 “~을 부끄럽게(수치스럽게) 여기다”의 뜻이다.

○足以+술어; ~하기에 족하다. 충분히 ~할 수 있다. 여기서 以를 쓰지 않은 것은 與라는 부사가 있으므로 필요 없다.


子曰, 木從(受)繩則直, 后從(人受)諫則聖。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무가 줄을 받으면 곧아지고,

사람이 간언을 받으면 거룩해지느니라.


(字義) ○繩은 노 승. 줄 승 ○則은 앞 문장을 가정으로 해석한다.

       ○后(임금 후)      ○諫은 간할 간. ??諫言(간언). 

    

欲知未來, 先察已然(往)。


미래를 알고 싶으면 이미 지난 일들을 먼저 살필지니라.


(字義) ○已는 이미 이. ○往은 갈 왕. ○已往은 지금도 자주 쓰이는 단어이다.


過去事, 明如鏡。未來事, 暗似漆。


과거사(過去事)는 밝은 거울과 같고,미래사(未來事)는 어둡기가

옻과 같도다.    (字義) ○漆은 옻 칠. 검을 칠. ??漆黑(칠흑), 漆器(칠기).


一派靑山景色幽, 前人田土後人收, 後人收得莫歡喜,      

   更有收人在後頭。


한 줄기의 청산에 경색이(경치가) 그윽한데, 앞사람의 전토(田土)를

뒷사람이 거두는구나. 뒷사람들은 거두어 들이는 것을 기뻐하지 말라.

다시 거두어 들일 사람이 또 뒤에 있으니...


(字義) ○派는 (물)줄기 파. ○景은 빛 경, 경치 경. ○景色은 경치(景致)와 같은 말로서 한 단어이다. ○幽는 그윽할 유. ○更은 다시 갱.

○頭는 여기서 “머리 두”라는 뜻이 아니라 앞에 붙는 명사를 구체화하거나 그 일부를 가리킬 때

관용적으로 붙이는 접미사이다. ??街頭(가두), 念頭(염두), 先頭(선두), 話頭(화두), 口頭(구두).


家語云, 水至淸則無魚, 人至察則無徒。


가어에 이르기를,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없고,

사람이 너무 살피면 따르는 무리가 없느니라.


(字義) ○家語는 孔子家語라는 책이름을 가리킨다. 공자의 언행이 기록되어 있지만 위작(僞作)이라는 것이 거의 정설이다. ○至는 술어로는 이를 지. 한정어로는 (명사나 술어를 한정할 때는) “지극한, 지극히”의 뜻이다. ??至論(지론), 至誠(지성), 至難(지난), 至高至順(지고지순). ○徒는 ①무리 도. ②한갓 도.


眞宗皇帝御製曰, 知危識險, 終無羅網之門, 擧善薦賢,

自有安身之路, 施仁(恩)布德, 乃世代之榮昌, 懷妬報寃,

與子孫之爲患, 損人利己, 終無顯達雲仍, 害(損)衆成家,

豈有久長富貴, 改名異體, 皆因巧語而生, 禍起傷身,

皆是不仁之召。


진종 황제 어제(御製)에 이르기를, 위험을 깨닫고 알면 끝내 그물을

벌여 놓은 문이 없을 것이며, 선한이와 어진이를 천거(薦擧)하면

자신을 편하게 하는 길을 스스로 갖게 될 것이로다. 은덕을 베풀면

이내 세대(世代)의 영화와 번창이 될 것이로되, 투기를 품거나

원통함을 갚으면 자손에게 근심거리를 주는 것이로다. 남에게 손해를 주고 자기만 이롭게 하면 마침내 현달할 자손이 없을 것이요,

남들에게 손해를 끼치고 집안을 이루면 어찌 장구한 부귀가 있으리오?

이름을 바꾸고 몸을 달리하는 것은 모두가 교묘한 말에 인하여

생긴 것이요, 화가 일어나 몸을 다치게 하는 것은

모두가 다 어질지 못함이 부르는 것이니라.


(字義) ○진종 황제는 송(宋)나라 셋째 임금이다. ○御製(어제)는 임금이 지은 글을 뜻한다. 御가 붙어서 복합명사가 될 때는 주로 御는 임금을 가리키는 말이다. 製는 지을 제. 만들 제. ○險은 험할 험 ○知危識險은 知識危險을 술목관계로 재결합시킨 말이다. 擧善薦賢, 施恩布德도 같은 원리이다. ??天長地久 = 天地長久. 물론 전자처럼 “술+목+술+목”의 어순이 후자보다는 더 한문다운 표현이다. ○布는 명사로는 베 포. ??布衣(포의). 술어로는 베풀 포. 펼 포. ??公布(공포), 配布(배포). ○終은 부사로 마침내 종. ○羅는 명사로는 그물 라. 술어로는 벌일 라. 여기서는 술어로 쓰였다. ○網은 그물 망. ○薦은 천거할 천. ○懷는 품을 회. ○寃은 원통할 원. ○與는 줄 여. ○“與子孫之爲患”구절을 직역하면 “자손의 근심됨을 주다”이다. 글자수를 맞춰 운을 맞추려다 보니 글이 어색해진 것 같다. ○顯은 나타낼 현, 드러낼 현. ○雲仍(운잉)은 구름처럼 멀고도 아득한 자손을 뜻하는 말로 한 단어로 쓰인다. 자세히 말하자면, 雲孫은 8대손이고, 仍孫은 7대손이지만 雲仍(운잉)이라고 하면 아주 먼 자손을 뜻하는 관용어이다. ○豈는 어찌 기. ○因은 인할 인. 因+명사(구,절): ~에서 인하다. ~에서 기인하다. ○是는 “~이다(is)”의 뜻이다. ○召는 부를 소. ○“不仁之召”는 직역하면 “불인(不仁)의 부름”이지만 위 문장에서는 之를 우리말로 옮길 때 관형격 조사 보다는 주격 조사로 옮기는 것이 우리말에 자연스럽다. 그렇다고 해서 之를 주격 조사로 볼 것 까지는 없는 것 같다. 다시 말하자면 之는 관형격 조사로 보는 것이 타당하고, 다만 우리말로 옮길 때 문장에 따라서는 주격 또는 목적격 조사로 옮기는 것이 자연스러울 때가 있을 뿐이다.

 

 

神宗皇帝御製曰, 遠非道之財, 戒過度之酒, 居必擇隣,

交必擇友, 嫉妬勿起於心, 讒言勿宣於口, 骨肉貧者莫疎, 他人富者莫厚, 克己以勤儉爲先, 愛衆以謙和爲首, 常思已往之非, 每念未來之咎,

若依朕之斯言, 治家國而可久


신종 황제 어제에 이르기를, 도(道)가 아닌 재물을 멀리 하고, 도(度)를 지나친 술을 경계하라. 거함에는 반드시 이웃을 가리고, 사귐에는 반드시 벗을 가려야 할 것이다. 질투를 마음에 일으키지 말며, 참언(남을 근거없이 헐뜯는 말)을 입에 뱉지 말 것이다. 골육빈자(가난한 일가)를 소원하게 대하지 말고, 부유한 남을 후하게 대하지도 말 것이다. 극기는 근검으로서 우선으로 삼고, 남을 사랑하는 것은 겸손과 화합으로서 첫째로 삼아야

하느니라. 항상 이미 지나간 날의 그릇됨을 생각하고, 매번 앞날의 허물을 생각할지니라. 만약 짐(朕)의 이 말을 믿고 의지한다면 집안이나 나라를 다스림에 장구(長久)할 수 있느니라.


(字義) ○신종 황제는 송(宋)나라의 여섯번째 임금이다. ○遠은 타동사로 “~을 멀리하다”의 뜻이다. ○擇은 가릴 택. ??選擇(선택). ○讒은 참소(讒訴)할 참. (讒訴는 터무니 없는 사실로 남을 헐뜯어 웃사람에게 일러 바치는 일을 뜻한다) ○宣은 베풀 선. ○骨肉은 일가(一家)의 형제 친척을 비유한 관용어로서 한 단어로 쓰인다. 骨肉은 곧 血肉과 뜻이 같은 단어이다. ○疎(소)는 “(촘촘하거나 정제되지 않고) 성기다. 거칠다”의 뜻도 있고, “(친함, 인정) ~을 소원하게 하다”의 뜻으로도 쓰인다.

○以A爲B= A로서 B로 삼다. A를 B로 여기다.

○咎는 허물 구. ○依는 의지할 의. ○朕(짐)은 황제의 자칭(自稱)이다.


高宗皇帝御製曰, 一星之火, 能燒萬頃之薪, 半句非言,

誤損平生之德。身被一縷, 常思織女之勞, 日食三飱,

每念農夫之苦。苟貪妬損, 終無十載安康, 積善存 人,

必有榮華後裔。福緣善慶, 多因積行而生, 入聖超凡,

盡是眞實而得。


고종 황제의 어제에 이르기를, 하나의 별똥별만한 작은 불꽃이라도 능히 수백만 이랑의 땔나무를 태워버릴 수도 있고, 한마디가 채 안되는

반 구절의 짧은 그릇된 말이라도 평생의 덕을 잘못 손상시킬 수 있느니라. 몸에 한 오라기의 실을 입어도 항상 베짜는 여자의 수고를 생각하고,

하루 세끼의 밥을 먹어도 매번 농부의 노고를 생각하라. 진실로 남을

질투하고 손해 끼치기를 탐하면 마침내 십년 동안 편안과 건강함이

없을 것이고, 선행을 쌓고 어진 마음을 지니면 반드시 영화로운 후손이

있을 것이로다. 복된 인연과 좋은 경사는 바른 행실을 쌓는 데서 기인하여 생기는 경우가 많으며, 성인의 경지에 들어가고 범상함을 뛰어넘는 것은 모두 진실된 뒤에야 얻어지는 것이니라.


(字義) ○能+술어: ~하기에 충분하다. 능히 ~할 수 있다. ○燒는 사를 소. “~을 불사르다. ~을 태우다”의 뜻이다. ○頃은 백(百)이랑 경. ○薪은 섶 신. 땔나무 신. ○誤는 잘못할 오. 여기서는 부사로 보는 것이 좋다. ??誤譯(오역), 誤判(오판), 誤診(오류). ○縷는 실(오라기) 루. ○織은 짤 직. ○勞는 수고로울 로. ○飱은 밥 손. 저녁밥 손. ○苟(구)는 가정문을 만든다. “진실로 ~하면..”의 뜻이다. ①구차할 구. ②진실로 구. ○載는 실을 재. 여기서는 “해(年) 재”의 뜻이다. ??千載一遇(천재일우)의 기회. ○存은 타동사로 “(마음, 심성, 품성 등등)~을 지니다. ~을 간직하다”의 뜻이다. ○裔는 후손 예. ??後裔(후예). ○凡은 ①무릇 범. ②모든 범. ③범상할 범. ○盡은 ①다할 진. ②모두 진. 다 진. 여기서는 ②의 뜻이다. 盡是~: 모두 ~이다. 是는 “~이다(is)”의 뜻.


太公曰, 凡人不可逆相, 海水不可斗量。


태공께서 말씀하셨다. 범인(평범한 사람, 보통사람)은 상(타고난

바탕)을 거스릴 수 없으며, 바닷물은 말로 헤아릴 수 없느니라.


(字義) ○凡은 ①무릇 범. ②모든 범. ③범상할 범. ○相은 볼 상, 바탕 상. ??樣相(양상), 觀相(관상), 사건의 眞相(진상). ○量은 헤아릴 량.

○不可+술어: ~하는 것은 불가하다. ~할 수 없다. ~해서는 안된다.


太公曰, 日月雖明, 不照覆盆之下, 刀劍雖快,

不斬無罪之人, 非災橫禍, 不入愼家之門。


태공께서 말씀하셨다. 해와 달이 비록 밝으나 엎어 놓은 동이 속을

비출 수는 없으며, 칼이 비록 장쾌하기는 하나 죄 없는 사람을

참(斬)할 수는 없다. 그릇된 재앙이 횡화(뜻하지 않은 화)이긴 하나

삼가는 집의 문에는 들어오지 않느니라.


(字義) ○日은 ①해, ②날, ③낮 등등 3가지의 뜻으로 쓰인다.

○覆은 ①엎을 복 ②덮을 부. 여기서는 “복”으로 읽는다. 즉 ①의 뜻이다.

○盆은 동이 분. ??花盆(화분).

○覆盆之下는 뒤엎어 놓은 동이의 아래이므로 빛이 들어가는 동이의 구멍을 막아 놓은 상태이다. 즉 이 글귀를 의역하면, 해와 달이 아무리 밝아도 엎어 놓은 동이 속으로는 빛이 못들어간다는 뜻이다.

○斬은 벨 참. ??斬首(참수). ○災는 재앙 재. ○橫은 가로 횡. 빗길 횡. 여기서는 “빗기다”라는 말에서 의미가 심화되어 뜻하지 않게 닥치는 것을 말한다. ??橫財(뜻하지 않게 얻은 재물), 橫災(뜻하지 않게 닥친 재앙), 橫死(뜻하지 않은 죽음) ○入~:~에 들어가다.


太公曰, 良田萬頃, 不如薄藝隨身。


태공께서 말씀하셨다. 좋은 밭의 수백만 이랑은 작은 재주 하나가

몸에 따르는 것만 못하느니라.


(字義) ○頃은 백(百)이랑 경. ○良은 ①어질 량. ②좋을 량.

○不如+(명사구):~만 못하다. 不如+(서술문):~함만 못하다.

○藝는 재주 예. ○隨는 따를 수.


濂溪先生曰, 巧者言拙者黙, 巧者勞拙者逸,

巧者賊拙者德, 巧者凶拙者吉。

嗚呼, 天下拙, 刑政撤, 上安下順, 風淸弊絶。


염계 선생께서 말씀하셨다. 교자는(巧者, 재주만 부리는 사람은)

말을 잘하고, 졸자는(拙者, 의미상 속으로 덕을 갖추고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는 사람은)말이 없으며, 교자는 수고롭고 졸자는 편안하다

교자는 도둑이요, 졸자는 덕인(德人)이며, 교자는 흉하고 졸자는

길하니라. 오호! 천하가 졸하면 형벌과 법이 철폐되어 위로는

편안하고 아래로는 순종하니, 풍속이 맑아지고 폐단이 끊어지리라.


(字義) ○염계(濂溪) 선생은 송(宋)나라의 대 유학자 주돈이(周惇頤)를 가리킨다. ○이 글은 다분히 도가적(道家的)인 색채가 강하다. 도가(道家)에서는 지혜와 작위적인 가치관을 부정하고, 무위(無爲)의 상태에서 소박하고 졸박하게 살아갈 것을 주장한다. 이 글에서도 졸박한 삶을 강조하며 또한 법이나 형벌 같은 인위적인 정치를 부정하는 말이 실려 있다. 이 글에서 巧者는 유학자들을 가리키고, 拙者는 도가의 성인(聖人)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면 어떨까? 주렴계(周濂溪) 선생이 대 유학자라는 점을 감안해 보면 이 글은 좀 파격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유가(儒家)나 도가(道家), 두 사상이 결국 지향하는 궁극점은 무위이치(無爲而治)의 정치이며, 다만 그 방법론을 달리할 뿐 상호 보완적인 사상 체계라는 점에서는 동일한 면도 있다.

○巧는 재주 교. ○拙은 졸할 졸. ○逸은 편안할 일.

○賊은 ①도둑 적. ②해칠 적. 이 글에서는 ①의 뜻이다. 장자(莊子)는 그의 저서에서 유학자들을 도둑에 비유하여 비판한 일이 있다. 즉, 유학자들은 사람을 무위(無爲)의 상태에서 자연의 일부가 되어 살아가도록 하지 않고 온갖 인위적인 가치관들, 예를 들면 인의예지(仁義禮智)와 같은 덕목들을 만들어 내어 인간을 자연으로부터 괴리 시키며 따라서 자연스럽지 못한 삶으로 몰아넣는 도둑 떼들에 비유한 일이 있다.

○嗚呼(오호)는 감탄사이다. 즉, 뜻이 있는 글자가 아니라, 감탄하는 소리를 나타내는 글자이다.

○刑은 형벌 형. ○政은 ①정치 정. ②정치를 위한 온갖 법과 질서를 뜻하기도 한다. ○撤은 거둘 철.??撤廢(철폐). ○弊는 폐단 폐. ??弊端(폐단), 民弊(민폐).○絶은 끊을 절.


康節邵先生曰, 閑居愼勿說無妨, 纔說無妨便有妨,

爽口物多終作疾, 快心事過必爲殃,

與其病後能服藥, 不若病前能自防。


강절 소 선생께서 말씀하셨다. 한가로운 생활에 삼가 아무런

거리낄 것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꺼리낄 것이 없다고 겨우 말하는

순간 불현듯 방해되는 것이 있게 되느니라. 입에 상쾌한 것들이

많으면 능히 병을 일으키고, 마음에 쾌한 일이 지나치면 반드시

재앙이 있느니라. 그 병이 발단(發端)한 뒤에 능히 약을 복용하는

것은 병들기 전에 능히 스스로 그 병을 막는 것만 못하느니라.


(字義) ○이 글은 4.3 4.3으로 끊어 읽는다. 2.4.6구의 마지막 글자인 妨(방), 殃(앙), 防(방)은 모두 운자에 해당한다. ○居는 여기서는 명사로 쓰였다. ○愼은 삼갈 신. ○妨은 방해될 방. 꺼릴 방. ??妨害(방해), 無妨(무방). ○纔는 겨우 재. ○便은 문득 변, 곧 변. ○爽은 상쾌할 상.

○過는 술어로는 ①~을 지나다. ②지나치다. 과하다. 과도하다. ③허물이 되다. 과오를 범하다. 여기서는 ②의 뜻이다. ○殃은 재앙 앙. ○端(단)은 주로 명사로 “발단, 실마리, 끝”의 뜻이지만 여기서는 술어로 쓰였다.

○不若~ = 不如~: ~함만 못하다.


康節邵先生曰, 有人來問卜, 如何是禍福, 我虧人是禍,

人虧我是福。


강절 소 선생께서 말씀하셨다, 어느 사람이 점을 물으러 찾아 왔는데,

무엇과 같은 것이 화복(禍福)이 됩니까? 하거늘, 내가 남에게 손해를

끼치면 화(禍)이고, 남이 나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이 복(福)이니라

하였다.


(字義) ○如何는 어찌해야? 무엇과 같아야? 등등의 뜻이다.

○有人에서 有는 “있을 유”의 1차적인 뜻이 아니다. 불특정한 대상을 지목할 때 붙여주는 관용어이다. 영어로는 “a”(부정 관사), “a certain of”의 뜻에 가깝다. 論語 첫머리에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에서 有朋도 같은 용례이다. 이러한 용법은 현대 중국어에서도 여전히 쓰인다.

○위에서 是는 모두 술어로서, “~이다(is)”의 뜻이다. ○虧는 이지러질 휴. 사람을 목적어로 받으면 일반적으로 “손해를 끼친다”는 뜻이다.


◯ 大廈千間, 夜臥八尺, 良田萬頃, 日食二升。


천 칸이나 되는 큰 집이라도 밤에 누우면 팔 척 뿐이요,

좋은 밭이 수백만 이랑이라도 하루 먹는 것은 두 되일 뿐이니라.


(字義) ○廈는 큰집 하. ○頃은 백이랑 경. ○良은 좋을 량.

○升은 되 승. “되”는 부피의 단위. 또는 술어로 “오를 승”으로도 많이 쓰이는 글자이다.


久住令人賤, 頻來親也疎, 但看三五日, 相見不如初。


오래 머무르면 사람을 천하게 만들고,

자주 찾아 오면 친함도 소원해지느니라.

단지 사흘이나 닷새만 되도 서로 보는 것이 처음만 못한 것을 보아라.


(字義) ○2.3 2.3으로 끊어 읽고 疎와 初는 운자이다.

○令은 使와 같은 뜻으로 “令+A+술어”는 “A로 하여금 ~하게 하다”의 뜻.

○頻은 자주 빈. ??頻度(빈도). ○也는 여기서 “또한”(亦)의 뜻이다. 현대 중국어에서 也는 주로 이 뜻으로 쓰인다. ○看은 그 뒷구절 전부, 즉 三五~~如初까지를 받는다.


渴時一滴如甘露, 醉後添盃不如無。


목마를 때 한 방울의 물은 단 이슬과 같고,

술 취한 후에 잔을 더하는 것은 아니함만 못하느니라.


(字義) ○渴은 목마를 갈. ??渴症(갈증), 渴望(갈망). ○滴은 물방울 적. ○添은 더할 첨. ??添加(첨가), 添附(첨부), 錦上添花(금상첨화). ○盃는 잔 배. 杯가 본자(本字)이고 盃는 속자(俗字)이다.


酒不醉人人自醉, 色不迷人人自迷。


술이 사람을 취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취하는 것이요,

여색이 사람을 미혹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미혹되는 것이니라.


(字義) ○4.3 4.3으로 끊는다. ○色은 여색(女色)을 가리킨다. ○迷는 미혹할 미. ??迷路(미로), 迷惑(미혹), 迷兒(미아).


公心若比私心, 何事不辨, 道念若同情念,

 成德(佛)多時。


공정한 마음을 만약 사심(私心)에 견주듯(비하듯) 하면 무슨 일인들

분별하지 못할 것이며, 도념(道念)을 정념(情念)과 같이 하면

성불(成佛)을 해도 여러번 하리라.


(字義) ○比는 견줄 비. 비할 비. ??比較(비교). ○辨은 분별할 변. ○道念은 道에 대한 일념이고, 情念은 사사로운 정에 이끌리는 마음이라 하겠다.

○成佛은 “부처가 되다”의 뜻으로 한 단어로 쓰인다. 이 때 “成+명사”는 “~을 이룬다”는 뜻 보다는, “~이 되다”의 뜻으로 의역하는 것이 좋다.


擊壤詩云, 平生不作皺眉事, 世上應無切齒人,

大(有)名豈在鐫頑石, 路上行人口勝碑。


격양시에 이르기를, 평생에 눈섭 찌푸릴 일을 만들지 않으면 세상에 응당 이를 가는 사람, 즉 원수를 맺는 사람이 없을 것이로다.

유명함이 어찌 단단한 돌에 (이름을) 새기는 데 있으리오?

노상(路上)의 행인의 입이 비석보다 나으니라.


(字義) ○4.3 4.3으로 끊는다. ○皺는 주름질 추. ○眉는 눈섭 미. ○應(응)은 부사로 “응당(應當), 마땅히”의 뜻. ○切은 끊을 절. ○切齒란 “몹시 분하여 이를 갈고 있다”는 뜻의 한 단어이다. ??切齒腐心(절치부심). ○名은 단순히 “이름”이란 뜻 외에, “명성, 명예”의 뜻으로도 확장되어 쓰인다. ○豈는 어찌 기. ○鐫은 새길 전. ○頑은 완고할 완. 어리석을 완. ○勝은 이길 승. 나을 승.


有麝自然香, 何必當風立。


사향이 있으면 자연히 향기롭거늘

하필이면(어찌 반드시) 바람에 당하여(바람을 맞아) 설꼬?


(字義) ○麝는 사향노루 사. 향료의 재료로 쓴다.

○何必은 관용적인 표현으로 “어찌 반드시”의 뜻이다. 현대에도 쓰이는 표현이니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當(당)은 부사로는 “마땅히, 응당”의 뜻이고, 술어로는 “(상황, 때, 처지 등등)~을 당하다. ~에 닥치다”의 뜻이다. 當風은 “바람을 당하여, 바람을 맞아”의 뜻이다.


有福莫享盡, 福盡身貧窮, 有勢莫使盡, 勢盡寃相逢,    福兮常自惜,

勢兮常自恭, 人生驕與侈, 有始多無終。


복이 있을 때 누리어 다하지 말라. 복이 다하면 몸이 궁해지니라.

권세가 있거든 다하게 하지 말라. 세력이 다하면 원수를 상봉하느니라.

복이란 항상 스스로 아껴야 하며, 권세란 항상 스스로 공손히

부려야 하느니라. 사람이 살면서 교만과 사치는 시작은 있되,

끝이 없는 경우가 많으니라.


(字義)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2.4.6.8구의 마지막 글자인 窮, 逢, 恭, 終은 모두 운을 맞춘 글자들이다. ○享은 누릴 향. ○窮은 궁할 궁. ○使+(A)+술어: (A로 하여금) ~하게 하다. ○寃은 원통할 원. 주로 “원통(寃痛)하다”는 뜻으로 쓰이지만, 명사로 “원수”란 뜻도 있다. 이 문장에서는 원수 또는 원통함, 그 어느 것으로 보아도 좋을 듯 하다. ○兮는 주로 댓구문에서 댓구를 이루는 명사(구)뒤에 붙여서 감탄형으로 쓰인다. ○惜은 아낄 석. 여기서는 목적어가 福이다. ○恭은 공순할 공. 여기서는 勢를 목적어로 갖는다. ○驕는 교만할 교. ○侈는 사치할 치. ○與(여)는 술어로는 ①~을 주다. ②~와 더불다. 여기서는 “~와(and)”의 뜻이다.

○多+명사(구):~이 많다.


王參政四留銘曰, 留有餘不盡之巧, 以還造物(化),

留有餘不盡之祿, 以還朝廷, 留有餘不盡之財,

以還百姓, 留有餘不盡之福, 以還子孫。



왕참정의 4류명(4가지 보류해야 할 것을 적은 글)에 이르기를,

남음이 있고 다하지 아니한 재주를 머물리어(남겨두어, 유보하여)(以)

신의 조화(造化)에 돌려 주고, 남음이 있고 다하지 아니한 녹(祿)을

머물림으로써(以) 조정에 되돌려 주고, 남음이 있고 다하지 아니한 재물을 머물림으로써(以) 백성에게 되돌려 주고, 남음이 있고 다하지 아니한

복을 머물리어(以) 자손에게 되돌려 줄지니라.


(字義) ○留는 머무를 류. 타동사로는 “~을 유보하다. ~을 남겨두다. ~을 두다”의 뜻이다. ??留保(유보), 留置(유치). ○巧는 재주 교. ○以는 바로 앞 구절을 받는다. 위 해석을 참조. ○祿은 봉록 록. 옛날 벼슬아치들이 받는 녹봉(祿俸), 즉 지금의 “봉급”을 말한다. ??祿俸(녹봉).


黃金千兩未爲貴, 得人一語勝千金。


황금 천 량이 귀한 것이 아니요,

덕인(德人)의 한마디 좋은 말이 천금보다 나으니라.


(字義) ○4.3 4.3으로 끊어 읽는다.

○爲는 될 위(become, is). ○得은 고어(古語)에서 德과 통용되었다. 여기서도 得을 德으로 보는 것이 앞귀절의 황금천량과 대구를 이루어 자연스럽다. 또는 得을 “얻을 득”으로 보아 “남의 좋은 한마디 말을 얻는 것이 천금보다 낫다”라고 해석해도 된다. 得이 德과 통용되었기에 朱子는 논어집주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주(註)로 달고 있다. “德之爲言, 得也, 行道而有得於心也” (德이란 말은 얻는다는(得) 것이니, 道를 행하여 마음에 얻음이 있는 것이다) ○勝은 이길 승. 나을 승.


巧者拙之奴, (苦者樂之母)。


교(巧, 재주)라는 것은 졸(拙, 서투름)의 종이요,

(고(苦, 고생)이란 것은 낙(樂, 즐거움)의 어머니이다.)


(字義) ○者는 여기서 “~라는 것”의 뜻으로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①사람 자. ②것 자. ??前者(전자), 後者(후자). ○巧는 재주 교. ??巧妙(교묘). ○拙은 졸렬할 졸. 巧와 대비되는 말이다. ??拙劣(졸렬), 拙作(졸작).


小船難(不)堪重載, 深逕不宜獨行。


작은 배는 무겁게 실은 것을 견디지 못하고,

깊고 좁은 길은 의당 홀로 다녀서는 안되느니라.


(字義) ○堪은 견딜 감. ??堪耐(감내).

○逕은 좁은길 경. 참고로, 크고 바른 길은 道이고, 그 보다 작은 길은 路이고, 길이라고 여길 수도 없는 샛길은 逕이다. 따라서 흔히 道는 군자가 행하여야 할 길이고, 逕은 군자가 걸어서는 안되는 길이란 의미로 비유적으로 자주 쓰이는 말이기도 하다. 逕은 좁은 샛길이므로 “지름길”이란 뜻도 있다. 逕과 徑은 통하는 글자이다.

○宜(의)는 부사로서, “의당, 마땅히”의 뜻.


黃金未是(爲)貴, 安樂値錢多。


황금이 귀한 것이 아니요, 안락이 돈 많은 것에 해당하느니라.


(字義) ○値는 명사로는 “값 치,” 술어로는 “만날(遇) 치, 당(當)할 치”이다. 윗 문장에서는 술어로 보는 것이 옳다. 현대에는 물론 명사로 밖에는 쓰이지 않는다. ??價値(가치), 限界値(한계치). ○錢은 돈 전.


在家不會邀賓客, 出外方知少主人。


집에 있을 때 빈객(손님)을 맞아 모실줄 모르면 밖에 나가서

그제서야 (자신을 맞아줄) 주인이 적은 줄을 알게 되느니라.


(字義) ○邀는 맞을 요. ??邀擊機(요격기). ○少+명사(구): ~이 적다.

○方은 바야흐로 방. 시간 부사로 “바야흐로, 비로소, 그제서야, 막, 방금(方今)” 등등의 뜻이다.



貧居鬧市無相識, 富住深山有遠親。


가난하게 살면 시끄러운 시장에서도 서로 아는 사람이 없고,

부유하게 살면 깊은 산속, 먼 곳까지도 친함이 있느니라.


(字義) ○居는 살 거. ○住는 살 주. ○鬧는 시끄러울 뇨. ○親은 ①친할 친. ②어버이 친. ③친척 친. 부사로는 ④친히 친. 윗 문장에서 遠親은 먼 곳의 친구, 또는 먼 곳의 친척, 그 어느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人義, 盡從貧處斷。世情, 便向有錢家。


사람의 의리는 모두 가난한 곳으로 부터 끊어지고,

세인(世人)의 정은 곧 돈 있는 집을 향하느라.


(字義) ○盡은 ①다할 진. ②모두 진. ○從은 ①따를 종. ②“~로 부터”의 뜻도 있다. 여기서는 ②로 보는 것이 좋다. ○便은 문득 변. 곧 변. ○向은 향할 향.


寧塞無底坑(缸), 難塞鼻下橫。


차라리 밑이 없는 항아리를 막을 수는 있을지언정 코 아래의 가로로

빗긴 것, 즉 입을 막기는 어려우니라.


(字義)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寧은 차라리 녕. ○塞은 막을 색. ○缸은 항아리 항. ○橫은 가로 횡. 빗길 횡. ○難+술어; ~하기 어렵다.

 

人情, 皆爲窘中疎。


인정은 모두 군색한 가운데 소원하게 되느니라.

(字義) ○爲는 될 위. ○窘은 군색할 군. ??窘塞(군색) ○疎(소)는 성기다. (친함이) 소원해지다.



荀子曰, 士有妬友則賢交不親, 君有妬臣則賢人不至。


순자께서 말씀하셨다. 선비에게 투기하는 벗이 있으면 어진 교제

(어진 사람과의 교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임금에게 투기하는 신하가

있으면 어진 사람이 이르지 않느니라.


(字義) ○妬는 투기할 투. ??妬忌(투기), 嫉妬(질투). ○則앞의 문장은 가정으로 해석한다. ○親은 친할 친.


天不生無祿之人, 地不長無名之草。

하늘은 복록(福祿)이 없는 사람을 내지 아니하고,

땅은 이름없는 풀을 기르지 아니하느니라.


(字義) ○祿은 복록(福祿) 록, 녹봉(祿俸) 록. ○生은 타동사로는 ①~에 살다. ②~을 낳다. ~을 생기게하다. ○長은 ①오래되다. 길다. ②~을 기르다. ③~의 우두머리가 되다.


大富由天, 小富由勤。


큰 부자는 하늘에서 말미암고, 작은 부자는 근면함에서 말미암느니라.

(字義) ○由+명사(구):~에서 말미암다. ○勤은 부지런할 근.


成家之兒, 惜糞如金, 敗家之兒, 用金如糞。


집을 이룰 아이는 똥도 금같이 아끼고,

집을 망칠 아이는 금도 똥처럼 쓰느니라.


(字義) ○成(이룰 성)과 댓구가 되는 말은 敗(무너뜨릴 패)이다. ○敗는 ①패할 패. 질 패. ??敗北(패배), 敗戰(패전). ②무너뜨릴 패. ??成敗(성패). ③썩을 패 ??腐敗(부패). ○惜은 아낄 석. ??哀惜(애석). ○糞은 똥 분.


蘇東坡云, 無故而得千金, 不有大福, 必有大禍。


소동파가 말하였다. 아무런 까닭 없이 천금을 얻는 것은

큰 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큰 화가 있느니라.


(字義) ○故는 여기서는 명사로, 까닭 고.


王良曰, 欲知其君, 先視其臣。欲知其人, 先視其友。

欲知其父, 先視其子。君聖臣忠, 父慈子孝。


왕량이 말하였다. 그 임금을 알려면 먼저 그의 신하를 보고,

그 사람을 알려면 먼저 그의 친구를 볼 것이며, 그 아비를 알려면

먼저 그의 자식을 보라. 임금이 거룩하면 신하는 충성스러울 것이요,

아비가 자애로우면 아들은 효성스러운 법이니...


(字義) ○왕량은 명(明)나라 사람. ○세 개의 댓구문에서 첫번째 其(지시 형용사)는 영어의 the나 that에 해당하고, 두번째 其(소유격 대명사)는 his에 해당하는 것으로 봄이 문맥상 매끄럽다.


許敬宗曰, 春雨如膏, 行人惡其泥濘, 秋月揚輝,

盜者憎其照鑑。


허경종이 말하였다. 봄비는 기름과 같으나(농작물에 내리는 단비와

같다는 뜻) 행인은 그 비의 진창길을 싫어하고, 가을 달은 밝은 빛을

날리나 도둑은 그 달의 밝게 비침을 미워하느니라.


(字義) ○허경종은 당(唐)나라 사람. ○膏는 기름 고. ○惡은 미워할 오. ○其는 각각 春雨와 秋月을 받는다. 영어로 말하면 “its”의 뜻이다. ○泥는 진흙 니. ○濘은 진흙 녕. ○揚은 날릴 양. ○輝는 빛 휘. ○憎은 미워할 증. ○鑑은 ①거울 감. ②비칠 감.



易曰, 德薄而位尊, 智小而謀大, 鮮不及矣.

 (無禍者, 鮮矣。)


주역에 이르기를, 덕은 박한데 지위가 높고, 지혜는 작은데 도모함이

큰 사람이  드물다. (사람들 중에 화가 없는 자는 드무니라.)


(字義) ○易은 주역(周易)을 말한다. ○鮮은 드물 선. “~~者, 鮮矣”는 자주 쓰이는 구문으로 “~하는 것이 드물다. ~하는 사람이 드물다”의 뜻이다. 者는 사람만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景行錄云, 寶貨, 用之有盡。忠孝, 享之無窮。


경행록에 이르기를, 보화(寶貨)는 쓰면 다함이 있으나,

충효(忠孝)는 누려도 무궁하니라.


(字義) ○貨는 재물 화.

○A+有+B: A에 B가 있다. ○享은 누릴 향. ○窮은 궁할 궁.


景行錄云, 明朝之事, 薄暮不可必, 薄暮之事,

晡時不可必。


내일 아침의 일을 땅거미가 질 무렵에 반드시  알 수 없는 것이요,

저물때의 일을 오후(세네시 경에) 반드시 알 수 없느니라.


(字義) ○明朝(명조)는 한 단어로 “내일 아침”이란 뜻이다. ??明年(내년), 明日(내일), 明春(내년 봄), 今明間(오늘 내일 사이에, 조만간). ○薄暮(박모)도 한 단어이다. “땅거미가 질 무렵의 저녁 때”를 뜻한다. ○薄은 엷을 박. ○暮는 저녁 모. ○晡는 신시 포. (申時:오후 3~5시정도) ○必은 여기서 술어로 쓰였다. ??期必(기필)코 ~하다.


景行錄云, 木有所養則 根本固而枝葉茂, 棟樑之材成。

水有所養則 泉源壯而流波長, 灌漑之利博。

人有所養則 志氣大而識見明,  忠義之士出, 可不養哉。


경행록에 이르기를, 나무에 기르는 바가 있으면 나무의 뿌리가 굳고

가지와 잎이 무성하여 동량(기둥과 들보)의 재목이 이루어진다.

물에 기르는 바가 있으면 샘의 근원이 장대해지고 흐르는 물줄기가

길어져 관개(灌漑)의 이로움이 넓어진다. 사람에게 기르는 바가

있으면(수양하면) 지기(志氣)가 커지고 식견(識見)이 밝아져서

충의(忠義)의 선비가 나니, 어찌 기르지 않을 수 있으리오?


(字義) ○문장의 대칭 구조를 파악하면서 읽으면 해석하기가 한결 쉽다.

○則앞의 문구는 가정(if, even if)의 뜻으로 번역한다.

○茂는 무성할 무. ○棟은 기둥 동. ○樑은 들보 량. 梁과 같음. ○壯은 장할 장. ○波는 물가닥 파. ○灌은 물댈 관. ○漑는 물댈 개. ○哉는 감탄형 어조사.

○可不養哉를 직역하자면, “기르지 않는 것이 可하겠는가? 可當하겠는가”의 뜻이다. 이런 형식의 문구는 한문에서 흔히 쓰이는 표현이다.


景行錄云, 結怨於人, 謂之種禍。捨善不爲, 謂之自賊。


경행록에 이르기를, 남에게 원한을 맺는 것을 일러

“화를 심는 것”(種禍)이라 하고, 선을 버리고 하지 않는 것을 일러

“스스로를 해치는 것”(自賊)이라고 한다.


(字義) ○之는 어조사(語助詞)로서 謂의 목적어 자리에 들어가서 어세를 고르게 해준다. 여기서도 之는 그다지 지시성(指示性)을 강하게 품고 있는 것은 아니다.

○種은 명사로는 “씨 종.” 술어로는 “심을 종.” ○捨는 버릴 사. ??取捨選擇(취사선택).

○賊은 명사로는 도적 적. 술어로는 해칠 적. ??盜賊(도적), 逆賊(역적).


景行錄云, 大丈夫, 見善明故, 重名節於泰山,

用心剛故, 輕死生於鴻毛。


경행록에 이르기를, 대장부는 선을 보는 것이 밝은 까닭에 명분과

절개를 태산보다도 중하게 여기고, 마음을 쓰는 것이 강직한 까닭에

사생(死生)을 홍모(鴻毛,기러기의 털)보다도 가볍게 여기느니라.


(字義) ○重은 술어로 “~을 중하게 여기다.” 자동사로는 ①무겁다. ②신중하다. 진중하다. ③중요하다. 등등의 뜻이 있다.

○於는 비교급을 나타낸다(than). ○剛은 굳셀 강. ○輕은 타동사로 “~을 가볍게 여기다”의 뜻. ○鴻은 기러기 홍. ○鴻毛는 “기러기의 털”이란 뜻으로 가벼움을 비유할 때 쓰는 단어이다.


家和貧也好, 不義富如何, 但存一子孝, 何用子孫多。


집안이 화목하면 가난하여도 좋은 것이요, 의롭지 아니하면 부유함이

무엇이더냐? 단지 효도하는 자식이 하나만 있으면 되는 것이지,

자손이 많으면 또 무슨 소용이더냐?


(字義) ○윗 문장은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如何는 자주 쓰이는 관용구로, “무엇과 같은가? 어떠한가?”의 뜻이다. 何如로도 쓴다.

○存은 주로 자동사로 “(죽지 않고) 존재하다. (없어지지 않고) 남아 있다”의 뜻이지만, 타동사로도 종종 쓰인다. “~을 지니다. ~을 간직하다”의 뜻이다. 여기서는 자동사로 봐도 좋고, 타동사로 봐도 좋다.

○何用~: ~이 무슨 소용인가? ~을 어디에 쓰랴?



父不憂心因子孝, 夫不煩惱是妻賢, 言多語失皆因酒,

   義斷親疎只爲錢。


아버지가 마음을 근심하지 않는 것은 자식이 효도하는데서 기인하는

것이요, 지아비가 번뇌함이 없는 것은 지어미가 어질기 때문이다.

말이 많아 말을 잃는 것은(실언) 모두 술에 기인하는 것이요, 의가

끊기고 친함이 성겨지는 것은 다만 돈을 위해서이다.(돈 때문이다.)


(字義) ○이 문장은 4.3 4.3으로 끊어 읽는다.

○因은 인할 인. 뒤에 명사구(절)을 받아서 :“~에서 기인하다”의 뜻이다.

○煩은 번거로울 번. ○惱는 번뇌할 뇌.

○是는 “~이다”(is)의 뜻이다. 여기서는 문맥상 이유로 해석하는 것이 좋겠다. 직역하면, “지아비가 번뇌가 없음은 처가 어질어서이다” ○爲는 위할 위. 뒤로 명사(구)절을 받아서 “~때문이다”라고 해석될 경우도 종종 있다.


旣取非常樂, 須防不測憂。


이미 평상의 것이 아닌 즐거움을 취하였거든

모름지기 (앞으로 닥칠) 헤아릴 수 없는 근심을 막아야 할지니라.


(字義) ○윗 글은 2.3 2.3으로 끊는다. ○須(수)는 “모름지기 ~해야한다”의 뜻이다. ○測은 헤아릴 측. ??測量(측량), 測定(측정).


得寵思辱, 居安慮危。

총애를 얻으면 욕될 것을 생각하고,

편안한 곳에 거하거든 위험해질 것을 생각할지니라.


(字義) ○寵은 사랑할 총. 여기서는 명사로 쓰였다. ??寵愛(총애). ○慮는 생각할 려. ??念慮(염려). 思慮(사려).




榮輕辱淺, 利重害深。


영화(榮華)가 가벼우면 욕됨도 얕고,

이익이 중하면 손해도 깊느니라.



甚愛必甚費, 甚譽必甚毁, 甚喜必甚憂, 甚贓必甚亡。


심히 사랑하면 반드시 심히 허비하게 되고, 심히 기리면(칭찬하면)

반드시 심히 헐게 되고, 심히 기뻐하면 반드시 심히 근심하게 되고,

심히 뇌물을 받으면 반드시 크게 망하느니라.


(字義) ○甚은 심할 심. 甚은 술어로도 쓰이고, 이 문장에서처럼 부사로도 자주 쓰인다. “매우, 심히”(very, much)의 뜻이다.

○費는 쓸 비. ○譽는 기릴 예. ○毁는 헐 훼. ??毁損(훼손).

○贓은 장물 장, 뇌물받을 장. 참고로, 윗 글은 노자 도덕경(老子道德經), 44章에 “甚愛必大費,多藏必厚亡”이라는 글귀에서 따온 듯하다. 윗 글에서는 贓이라고 하였는데 문맥상 어색하게 느껴진다. 도덕경에서처럼 藏으로 본다면 “심히 감추면 크게 잃게 된다”로 보는 편이 나을 듯도 하다. 亡은 고어(古語)에서 흔히 “없을 무”의 뜻으로 자주 쓰이는 글자이다.




天有不測風雨(雲),人有朝夕禍福


하늘에는 헤아릴 수 없는 바람과 비(구름)가 있고,

사람에게는 조석으로 화복(禍福)이 있느니라.


(字義) ○(A+)有+B= (A에) B가 있다.


 

未歸三尺土, 難保百年身, 已歸三尺土, 難保百年墳。


삼척토(석자되는 흙)에 돌아가지 아니하고(즉, 죽지 않고) 백년의

몸을 지키기는 어려운 것이요, 이미 삼척토에 돌아갔어도

(즉, 이미 죽었어도) 백년의 무덤을 지키기가 어려우니라.


(字義) ○윗 문장은 2.3 2.3으로 끊는다. ○難+술어: ~하기 어렵다. ○墳은무덤 분.



自信者, 人亦信之, 吳越皆兄弟。

自疑者, 人亦疑之, 身外皆敵國。


자신을 믿는 자는 남도 또한 자기를 믿어주니, 오(吳)나라와 월(越)나라 같은 적국도 다 형제가 될 수 있으며, 자신을 의심하는 자는

남도 또한 자기를 의심하니, 자기 몸 외에는 모두가 적국이 되느니라.


(字義) ○吳越은 두 나라가 오랜 동안 적대국으로 싸워온 것을 두고 한 말한다. ○疑는 “~을 의심하다”의 뜻. ○之는 어조사.


 

疑人莫用, 用人莫疑。


사람을 의심하거든 쓰지 말 것이요,

사람을 이미 썼거든 의심치 말 것이다.




若聽一面說, 便見相離別。


만약 한 쪽 편의 말만 듣는다면,

곧 상대방과 서로 이별하는 것을 보리라(이별을 당하리라).


(字義) ○2.3 2.3으로 끊는다. ○便(변)은 부사로 “문득, 곧, 별안간, 불현듯”의 뜻으로

한문에서는 무척 많이 쓰이는 글자  이다.


 


飽煖思淫慾, 飢寒發道心。


배 부르고 따뜻하면 음탕한 욕구를 생각하며,

주리고 추으면 도심(道心)을 일으킨다.


(字義) ○2.3 2.3으로 끊는다. ○飽는 배부를 포. ??飽食(포식), 飽滿(포만). ○煖은 따뜻할 난. ??煖房(난방). ○飢는 주릴 기. 饑와 같다. ○發은 일으킬 발.


悶人之凶, 樂人之善, 濟人之急, 救人之危。


남의 흉함을 민망히 여기고, 남의 선을 즐거워하며,

남의 급한 것을 구제하고, 남의 위험한 것을 구하라.


(字義) ○悶은 민망할 민. 번민할 민 ○濟는 ①건널 제.

      ②구제할 제. ○救는 구제할 구. ??救濟(구제).




經目之事, 猶恐未眞, 背後之言, 豈足深信。


눈을 지나는 일, 즉 눈으로 직접 겪은 일이라도 오히려 참되지 아니할까 두려워 하거늘, 등뒤에서 하는 말을 어찌 깊이 믿을 수 있으리오?


(字義) ○經은 지날 경. “~을 지나다. ~을 겪다. ~을 경험하다”의 뜻이다. ??經驗(경험), 經過(경과). ○猶는 부사로 오히려 유. ○豈는 어찌 기. ○深은 부사로도 잘 쓰인다. 즉, 술어 앞에 와서 甚과 같은 의미로 쓰인다.


 


不恨自家蒲繩短, 只恨他家苦井深。


자기 두레박 줄이 짧은 것은 탓하지 않고

남의 쓴 우물이 깊다고 한탄하는구나.


(字義) ○恨(한)은 술어로 “~을 한탄하다, ~을 한하다”의 뜻이다. ○自家와 他家는 글자 그대로 꼭 자기 집과 남의 집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自家建設(자가건설), 自家用(자가용), 自家保險(자가보험). ○蒲는 창포 포. ○繩은 노 승. “노”는 실, 삼, 종이 따위로 가늘게 비비거나 꼰 줄을 뜻하는 우리말이다. ○蒲繩은 두레박 줄을 뜻한다. ○苦井은 아주 재미 있는 표현 같다. 마치 이솝 우화의 신 포도(sour grape)이야기에서 여우가 포도를 자기 능력으로 따먹을 수 없자 그 포도가 실 것이라 생각하여 자기 위안을 삼듯이, 여기서도 자기 능력이 모자란 것은 모르고 높은 목표를 체념하여, 한탄 섞인 투로 위안 삼아 뱉는 말이 바로 “苦井”이 아닌가 싶다. 또는 자기의 능력으로 도달하기 힘들고 수고롭다는 뜻에서 “苦井”이라 했을지도 모른다.


 



贓濫滿天下, 罪拘薄福人。


뇌물을 받고 참람(僭濫)하는 일이 천하에 가득할지라도

죄는 박복한 사람만 잡는구나.


(字義) ○贓은 장물 장. 뇌물받을 장. ○濫은 넘칠 람. ○“贓濫”의 뜻을 정확히 제가 모르겠지만 濫을 참람(僭濫: 분에 넘치게 함부로 나서는 일)의 뜻으로 보고, “관리로서 뇌물을 받고, 또 분에 넘치게 함부로 행하는 일이 천하에 가득할지라도~”의 뜻으로 풀어 보았다. ○拘는 잡을 구. ??拘束(구속). ○薄은 엷을 박. ??薄福(박복).


 


天若改常, 不風卽雨, 人若改常, 不病卽死。


하늘이 만약 항상된 것을(常道) 고치면, 바람이 불지 않아도 바로

비가 오고, 사람이 만약 항상된 것을(常道) 고치면 병이 들지 않아도 바로 죽어버리느니라.


(字義) ○常은 부사, 명사, 술어, 그 어느 것으로도 쓰인다. 특히 명사로 쓰이는 常은 좋은 의미로, 일정한 법칙, 지켜야 할 변치 않는 도리, 즉 상도(常道)를 가리킨다. 옥편에 常을 “떳떳할 상”으로 풀어 놓았는데 “떳떳하다”라는 뜻 보다는 “일정하다. 변치 않다”의 의미이다.

○庸도 “떳떳할 용”이라 풀었는데 역시, 떳떳하다는 뜻이라기 보다는 일정하다는 뜻이다. 천지 자연의 순리처럼 영원히 변치 않고 일정한 법칙을 常이라고 할 뿐, 떳떳하다는 뜻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風과 病은 모두 술어로 쓰였다. 不다음에는 술어가 옴을 생각할 것.



●卽과 則은 같은 글자?


○卽을 흔히 則과 같은 뜻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그 쓰임새가 전혀 다른 글자이다.

○則은 두 문장을 이어주는 일종의 접속사로서 앞 문장을 가정으로 해석하거나, 또는 일의 선후 관계를 나타낼 때 쓰이는 글자이고,

○卽은 일종의 부사로서(술어 앞에서 한정하거나 또는 단순히 부사로) “곧, 바로, 당장”의 뜻이다. ??卽死(즉사), 卽興(즉흥), 卽時(즉시), 一觸卽發(일촉즉발). 옥편에 卽과 則을 모두 “곧 즉”으로 풀어 놓아서 그 쓰임새마저 같은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전혀 다른 글자임에 유의할 것




史記曰, 郊天禮廟, 非酒不享, 君臣朋友, 非酒不義,

鬪爭相和, 非酒不勸, 故, 酒有成敗而不可泛飮之。


사기에 이르기를, 교외(郊外)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사당에

예를 올릴 때는 술이 아니면 드리지 아니하고, 군신 사이와 붕우

사이에는 술이 아니면 의롭지 아니할 것이요, 싸우고 나서 서로

화해함에는 술이 아니면 권하지 아니하느니라. 고로, 술에는 성패(成敗)가 있는 것이니, 함부로 술을 자빠지도록 마셔서는 안되느니라.


(字義) ○郊는 지금은 주로 “들 교”의 뜻으로만 쓰이나 [??郊外(교외), 近郊(근교)], 옛날엔 성곽밖의 들로 나가 하늘에 제사를 지낸다는 의미로도 쓰였다. 물론 여기서도 술어로 쓰였다. ○禮도 여기서는 술어로 쓰였다. ○廟는 사당 묘. ○享은 ①누릴 향. ②드릴 향. ○勸은 권할 권.

○A+有+B= A에 B가 있다. ○泛은 엎어질 봉.

○不可+술어: ~하는 것은 불가(不可)하다. ~할 수 없다. ~해서는 안된다. ○之는 어조사.


 

自作還自受


性理書云, 接物之要, 己所不欲, 勿施於人,

行有不得, 反求諸己。


성리서에 이르기를, 다른 사람을 대할 때의 요체(要諦)는 자기가

원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않는 것이요,

행하고도 얻지 못하는 것이 있거든 돌이켜 자신에게서 구해야 한다.



(字義) ○接은 접할 접. ??待接(대접), 應接(응접), 接待(접대).

○物은 일 물. 만물 물. 때에 따라서는 여기서처럼,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을 뜻하는 말로도 쓰인다. 즉 接物之要는 接人之要와 같은 말이다.

○要는 명사로 긴요한 것, 필요한 것, 요점, 요체 등등의 뜻이다.

○“己所不欲, 勿施於人”은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로 아주 유명하다. 이 말은 그의 제자인 중궁(仲弓)이 인(仁)에 대하여 묻자 공자가 답한 글귀 중에 들어있다.

○“反求諸己”는 유가(儒家)에 관한 책에서 상당히 많이 나오는 문구로 거의 관용구가 되다시피한 말이다. ○諸는 어조사 저. “술어+諸~”는 “술어+之+於~”와 비슷하다. 즉, 反求之於己로도 쓸 수 있다.

 



❍酒色財氣四堵墻, 多少賢愚在內廂,

若有世人跳得出, 便是神仙不死方。


주색재기(술, 여색, 재물, 기운)의 네 가지의 담장이 쳐진 곳에

(이 세상을 빗댄 말) 다소의 어진이 와 어리석은 이가 행랑에 있도다.

만약 세상 사람이 (이곳을) 뛰쳐나갈 수 있다면,

이것은 곧 신선처럼 죽지 않는 방법이니라.


(字義) ○堵는 담 도. ○墻은 담 장. ○廂은 행랑 상. 행랑은 대문간에 붙어 있는 방을 말한다. ○跳는 뛸 도.

○得다음에 술어가 오면 “~할 수 있다”로 해석한다. ○便은 문득 변, 곧 변. ○是는 “~이다”의 뜻.

○便是~: 곧 ~이다. 위의 번역문에서 “이것은”이라고 번역을 하였으나 이는 是자를 해석한 것이 아니고 다만, 우리말의 어감에 맞게 해주기 위해 주어를 덧붙인 것뿐이다. 是는 술어이고, 주어는 문맥상 분명하면 써주지 않는다.

○方은 ①바야흐로 방 ②모 방 (네모지다. 네모반듯하다. 바르다. 품행이 방정하다 등등의 뜻이 있다) ③방법 방 (처방이란 뜻도 있다). ④방향 방. 위에서는 ③의 뜻, 즉 방법, 처방이란 뜻이다.


 

諷諫云, 水底魚天邊雁, 高可射兮低可釣,

      惟有人心咫尺間, 咫尺人心不可料.


풍간에 이르기를, 물 밑의 고기와 하늘가의 기러기는 아무리 높아도 활로 쏠 수 있고, 아무리 낮아도 낚을 수 있으나, 오직 사람의 마음은 지척간에 있는데도 지척의 사람 마음을 헤아릴 수가 없구나.


(字義) ○底는 명사로, 밑 저. ○低는 술어로, 낮을 저, ○邊은 가 변. ○雁은 기러기 안. ○釣는 낚을 조. ○兮는 두 문장이 댓구를 이룰 때 주로 쓰이는 감탄형 어조사이다. ○料는 헤아릴 료.

○咫尺人心不可料를 직역하자면, “지척의 사람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不可하다”의 뜻이다.


 


畵虎畵皮難畵骨, 知人知面不知心。


호랑이를 그리되 겉 가죽은 그려도 뼈를 그리기는 어렵고,

사람을 알되 얼굴은 알아도 마음을 알지 못하노라.


(字義) ○4.3 4.3으로 끊어 읽는다. ○畵는 그림 화. 술어로는 그릴 화. ○難+술어: ~하기 어렵다.


 


對面共語, 心隔千山。


대면하고(얼굴을 맞대고) 함께 말을 해도

마음은 천산(千山)을 격(隔)해 있구나.


(字義) ○對는 대할 대. 마주볼 대. ○共은 부사로, “함께 공.” ○隔은 막힐 격. ~을 격(隔)하다. ~에 가로 막혀 있다. ??遠隔(원격), 間隔(간격).


 

海枯終見底, 人死不知心。


바닷물이 마르면 마침내 그 밑을 볼 수 있으나,

사람은 죽어도 그 마음은 알지 못하느니라.


(字義)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枯는 마를 고. ??枯死(고사).

○終은 술어로는 “마칠 종,” 부사로는 “마침내, 끝내”의 뜻이다. 終이 이 문장처럼 부사로 쓰이는 예가 아주 많다.


 


梓潼帝君垂訓曰, 妙藥難醫寃債病, 橫財不富命窮人,

生事事生君莫怨, 害人人害汝休嗔, 天地自然皆有報,

遠在兒孫近在身。


재동 제군이 훈계를 내리기를, 묘약(妙藥)이라도 원통함이 빚이 된

(원인이 된) 병을 고치기는 어려운 것이요, 횡재(橫財)라도 명(命)이 궁한 사람을 부자로 만들지는 않느니라. 일을 내면 일이 생기는 것을 그대는

원망하지 말라. 남을 해치면 남이 나를 해치는 것을 그대는 성내지 말라. 천지 자연이 모두 갚음이 있는지라, (그 갚음은) 멀으면 자식과 손자에게 있을 것이요, 가까우면 내 몸에 있을 것이니라.


(字義) ○이 문장 역시 4.3 4.3으로 끊어 읽는다. 人(인), 嗔(진), 身(신)은 운자에 해당한다. ○재동 제군은 도가(道家)의 사람이다. ○妙는 묘할 묘. ○難+술어:~하기 어렵다. ○醫는 술어로 “고칠 의.” ①의원 의. ②고칠 의. ○寃은 원통할 원. ○債는 빚 채. ○橫은 빗길 횡. ○橫財(빗긴 재화?)는 “뜻하지 않게 얻은 재물”을 말한다. ??橫死(뜻하지 않은 죽음), 橫災(뜻하지 않은 재앙). ○富는 여기서는 술어로 쓰였다. ○生은 “~을 낳다”의 뜻. ○君은 그대 군. ○汝는 너 여. ○休는 금지사. 莫과 같음. 休+술어:~하지 마라. ○嗔은 성낼 진. ○報는 갚을 보. 여기서는 명사로 쓰였다.


 


花落花開還又落, 錦衣布衣更換着, 豪家未必常當貴,

貧家未必長寂寞, 扶人未必上靑霄, 推人未必塡丘(溝)壑,

勸君凡事莫怨天, 天意於人無厚薄。


꽃이 떨이지면 꽃이 피고, 피면 또 떨어지며, 금의(錦衣)와 포의

(布衣)는 다시 바꿔 입을 수도 있는 법!! 호화로운 집이 반드시 항상

당연히 귀한 것은 아니요, 가난한 집이 반드시 오래 적막하지는 않느니라. 남을 붙들어줘도 반드시 푸른 하늘에 오르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요,

남을 밀어버려도 반드시 구덩이를 메워버릴 수는 없느니라. 그대에게

권하노니 모든 일에 하늘을 원망하지 말라.

하늘의 뜻은 사람에게 후함도 박함도 없느니라.


(字義) ○이 문장도 4.3 4.3으로 끊어 읽는다. 특히 이 문장은 7언(言)에 8구(句)이므로 7언 율시(七言律詩)의 형태를 띤다. 따라서 운자는 1, 2, 4, 6, 8구에 들어간다. 즉, 落(락), 着(착), 寞(막), 壑(학), 薄(박)이 운자에 해당한다. ○開는 (꽃이) “피다”는 뜻이다. ○布는 베 포. ○布衣는 베로 만든 옷인데 주로 가난한 사람들이 입으므로 금의(金衣)와 댓구를 이루어 좋지 못한 옷을 비유한 말이다. 한문에서 흔히 쓰이는 단어이다. 더 나아가서는 벼슬에 아직 나가지 않은 선비를 비유하기도 한다. ○更은 다시 갱. ○換은 바꿀 환. ○着은 입을 착.

○“未必+술어”는 부분 부정을 나타낸다.

○長은 이 문장처럼 길이의 개념외에, 시간의 개념으로도 쓰인다. ??長久(장구), 長壽(장수). ○寂은 고요할 적. ○寞은 쓸쓸할 막.

○扶는 붙들 부. (“~을 붙든다”는 뜻이 아니라, “~을 붙들어 준다”는 뜻이다). “붙들어 준다”는 의미에서 파생되어 “도울 부”의 뜻도 함축하고 있다. ??相扶相助(상부상조), 扶助金(부조금) ○上은 술어로 “~에 오르다”의 뜻이다. ○霄는 하늘 소. ○推는 밀 추. ~을 밀다. 미루다. ○塡은 메울 전. ○溝는 도랑 구. ○壑은 골(谷) 학. ○溝壑(구학)은 한문에서 흔히 쓰이는 관용적인 한 단어이다. 구덩이, 구렁텅이, 또는 비유적으로는 “도탄”의 뜻도 있다.


堪歎人心毒似蛇, 誰知天眼轉如車, 去年妄取東隣物,

今日還歸北舍家, 無義錢財湯潑雪, 儻來田地水推沙,

若將狡譎爲生計, 恰似朝開暮落花。


사람 마음 독하기가 뱀과 같음을 탄식해 마지 않노라. 하늘의

눈(眼)이 수레바퀴처럼 구르는 것을 누가 알리요? 지난 해에 동쪽

이웃의 물건을 망령되이 가져왔더니 지금엔 결국 북쪽 집안으로

돌아가는구나. 의롭지 아니한 돈과 재물은 끓는 물을 눈(雪)에 붓는

격이요(즉, 금방 없어진다는 뜻), 생각지 않게 들어온 전지(田地)는 물이 모래를 밀어내 듯 하네.(즉, 물이 田地에 모래를 끌어들여와 밭을 망친다는 뜻). 만약 교활한 속임수를 가지고 삶의 계책으로 삼으면,

흡사 조개모락화(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는 꽃)과 같을 것이로다.


(字義) ○이 문장 역시 7언 율시에 해당한다. 즉, 4.3 4.3으로 끊고 蛇(사), 車(차), 家(가), 沙(사), 花(화)는 운을 맞춘 것임을 염두에 두고 읽으면 그 맛이 더하리라고 본다.

○堪은 견딜 감. 堪歎을 의역하면 “탄식해 마지 않는다”가 가장 적당하다.

○似는 같을 사. 如와 같다. ○蛇는 뱀 사. ○轉은 구를 전. ○舍는 집 사.

○潑은 물뿌릴 발.

○儻은 문득 당. 儻來(당래)는 “우연히 굴러 들어온다”는 뜻의 한 단어로 쓰이는 관용적인 표현이다. ○將은 “~을 가지고서”의 뜻으로 쓰였다. 以와 쓰임새가 비슷하다.

○狡는 교활할 교. ○譎은 속일 휼. 여기서는 명사로 쓰였다.

○爲는 “~으로 삼다, ~으로 여기다”의 뜻. ○恰은 흡사할 흡. ??恰似(흡사).


無藥可醫卿相壽, 有錢難買子孫賢。


약이 없어도 경상(卿相)과 같은 귀한 목숨은 구할 수 있으나,

돈은 있어도 자손의 어짐을 살 수는 없느니라.


(字義) ○醫는 ①의원 의. ②고칠 의. ○相은 재상(宰相)을 뜻한다.


 

一日淸閑, 一日仙。


하루 마음이 청한하면(깨끗하고 한가하면)

그 하루 동안은 신선이 되느니라.


(字義) ○淸閑은 흔히 쓰이는 단어이다. 마음이 맑고 깨끗하며 한가하다는 뜻이다.



說苑曰, 官怠於宦成, 病加於小愈, 禍生於懈惰,

孝衰於妻子, 察此四者, 愼終如始。


설원에 이르기를, 관리는 벼슬이 이루어지는 데서 게을러지고,

병은 조금 나은 데서 더하여지고, 화는 게으른 데서 생기며, 효는

처자를 보살피는 데서 쇠약해지나니, 이 네 가지 것을 살펴서 삼가

처음과 같이(처음에 지녔던 본 마음을 간직한 채) 마쳐야 할 것이다.


(字義) ○설원은 한(漢)나라 때 지어진 책. ○官은 벼슬 관. ○宦은 벼슬 환.

○怠는 게으를 태.

○愈는 ①나을 유 (~이 더 낫다) ②(병이) 나을 유. ③더욱 유. 여기서는 ②의 뜻으로

癒와 같은 말이다. ??快癒(쾌유).

○懈는 게으를 해. ??精神解弛(정신해이). ○惰는 게으를 타. ○四者에서 者는 “사람 자”가 아니라, “것 자”이다. 者가 사람만 가리키는 것은 아님을 알아둘 것. ○愼은 삼갈 신.


 

器滿則溢, 人滿則喪。


그릇이 가득차면 넘치 듯이, 사람이 가득차면 잃게 되느니라.


(字義) ○則앞의 문귀는 가정으로 해석한다. ○溢은 넘칠 일. ??海溢(해일).

       ○喪은 잃을 상. ??喪失(상실).


羊羹雖美, 衆口難調。


양고기 국이 비록 맛있으나, 여러 입을 고르게 맞추기는 어려우니라.


(字義) ○羹은 국 갱. ○雖는 비록 수. 일반적으로 주어는 雖앞에다 쓴다.

○美는 “맛이 좋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難+술어: ~하기 어렵다. ○調는 고를 조. “고르게 맞추다. 조절하다”의 뜻이다.

  ??調律(조율), 調節(조절).



尺璧非寶, 寸陰是競。


한 자 되는 둥근 옥이 보배가 아니라,

촌음(아주 짧은 시간)이 바로 다툴 것이로다.


(字義) ○尺은 자 척. “자”는 길이의 단위. ○璧은 둥근옥 벽. ??完璧(완벽)하다.

○是는 “~이다”(is)의 뜻이고, 非는 “~이 아니다(is not)”의 뜻이다.




狀元詩云, 國正天心順, 官淸民自安, 妻賢夫過少,

子孝父心寬。


장원시에 이르기를, 나라가 바르면 천심(天心)도 순응할 것이요,

벼슬아치가 청렴하면 백성은 절로 편안할 것이며,

처가 어질면 지아비의 허물이 적을 것이요,

자식이 효도하면 아버지의 마음은 너그러워지느니라.


(字義) ○장원급제 할 때 우리나라에서는 “壯元”이라고 쓰고, 중국에서는 위에서처럼 “狀元”이라고 쓴다. 오자(誤字)가 아니다.

○이 시는 5언 절구(五言節句)이다. 따라서 安과 寬은 운자이고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順은 좇을 순. “순응하다. 순종하다”의 뜻이다. ○官은 벼슬 관. ○淸은 맑을 청. 깨끗할 청. 여기서 뜻이 파생되어, “청렴하다”는 뜻도 있다.

○少+명사(구): ~이 적다. 이 글에서는 술어가 모두 구(句)의 말미에 있으므로(順, 安, 寬) 少過라 하지 않고 주술 관계로 대치시켰다.

○寬은 너그러울 관. ??寬容(관용), 寬大(관대).


益知書云,白玉投於泥(塗), 不能汚涅其色, 君子行於濁地, 不能染亂其心, 故 松栢可以耐雪霜, 明智可以涉艱危


익지서에 이르기를, 백옥은 진흙 땅에 던져져도 그 백옥의 색을

시꺼멓게 더럽힐 수는 없으며,  군자는 탁지(濁地)에 가더라도

그의 마음을 더럽히거나 어지럽게 할 수는 없느니라.

따라서 송백(松栢)은 눈과 서리를 견디어 낼 수 있고,

밝은 지혜는 어렵고 위급함을 건널 수 있는 것이니라.


(字義) ○泥는 진흙 니. ○塗는 ①바를 도. ??塗褙(도배). ②진흙 도. ??塗炭(도탄) ③길 도. 여기서는 ②의 뜻이다. ○涅은 개흙(검은 진흙) 녈, 검은물들일 녈. 불교 용어로도 쓰인다. 즉, 涅槃(열반). ○濁은 흐릴 탁. ○染은 물들일 염, 더럽힐 염. ○栢은 측백나무 백. 우리나라에선 잣나무란 의미로 쓰임.

○可以는 한 단어로 “~할 수 있다”의 뜻이다.

○耐는 견딜 내. ??堪耐(감내). ○涉은 건널 섭.

○艱은 어려울 간. 생활이나 처지가 궁핍하고 어렵다는 뜻이지, 難처럼 “~하기가 어렵다”는 뜻이 아니다. 그러나 難에는 艱의 뜻도 있다. ??艱難(간난․가난).



 

入山擒虎易, 開口告人難。


산에 들어가 호랑이를 사로잡기는 쉬워도,

입을 열어 남에게 충고하기는 어려우니라.


(字義) ○“~~易,~~難”의 대칭구조를 파악할 것. ○入~: ~에 들어가다. ○擒은 사로잡을 금.

○告는 고할 고. 여기서는 의미상 충고(忠告)한다는 뜻으로 보았다. 즉, 산에 들어가 호랑이를 사로잡기는 쉬어도,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으면서 좋은 길로 나아가도록 충고하기란 어려운 일이라는 뜻으로 보인다. 잘못 충고하면 오히려 그 친분마저 소원해질 수 있으니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孔子께서 이에 대한 가르침을 주셨는데, 論語의 그 글귀를 옮겨 보기로 하겠다. “子貢問友, 子曰, 忠告而善道之, 不可則止, 無自辱焉” (자공이 벗사귐에 대해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친구에게 나쁜 점이 있으면 충고를 하여 잘 이끌어 주되, 되지 않거든 그만두어 자신에게 욕됨이 없도록 해야 하느니라)



遠水不救近火, 遠親不如近隣。


먼 곳의 물은 가까운 곳의 불을 끄지 못할 것이요,

먼 곳의 친척은 가까운 이웃만 못하느니라.


(字義) ○救는 구제할 구. 救火는 불을 끈다는 의미로 쓰이는 관용어이다. ○不如+(명사구): ~만 못하다. 不如+(서술문): ~함만 못하다. ○隣은 이웃 린. ??隣近(근린).


疏廣曰, 賢而多財損其志, 愚而多財益其過。


소광이 말하였다. 어진 사람이 재물이 많으면 그의 뜻을 손상시키고,

어리석은 사람이 재물이 많으면 그의 허물을 더하느니라.


(字義) ○多+명사(구): ~이 많다. ○損은 덜 손. “손해․손상을 주다”는 뜻이다.

○其는 賢人과 愚人을 각각 받는 소유격 대명사(his). ○益은 더할 익.

人貧智短, 福至心靈。


사람이 가난하면 지혜가 짧아지고,

복이 이르면 마음이 영통하여지느니라.


(字義) ○靈은 술어로는 신통할 령, 영통할 령. ○至는 이를 지.


 

不經一事, 不長一智。


한가지 일을 지나지 않으면(즉, 격지 않으면, 경험하지 않으면)

한가지의 지혜를 기르지 못하느라.


(字義) ○經은 지날 경. 즉, “~을 지나다. ~을 겪다. ~을 경험하다”의 뜻이다.

??經過(경과), 經驗(경험). ○長은 술어로는 ①오래되다. 길다. ②~을 기르다.

③~의 우두머리가 되다. 등등의 뜻이 있다. 여기서는 ②의 뜻이다.


 


是非終日有, 不聽自然無。


시비는 종일토록 있지만, 듣지 않으면 자연히 없는 것이 되느니라.


(字義) ○2.3 2.3으로 끊는다. ○終日은 “하루를 마치다”의 뜻.

○“~~有,~~無”의 대칭구조는 한문에서 흔히 쓰이는 댓구문이다.

예를 들면, 有無대신에 “~~難,~~易” “~~多,~~少”등등의 대칭구조는 흔히 쓰인다.


 

來說是非者, 便是是非人。


찾아와서 시비(是非)를 말하는 자가 ,

곧 그가 바로 시비(是非)하는 사람이다.


(字義) ○2.3 2.3으로 끊는다. ○便은 곧 변. 문득 변.

○便是는 “곧(문득, 별안간, 불현듯) ~이다”의 뜻이다. 이때 是는 “~이다(is)”의 뜻이다. 是가 이처럼 부사(또는 대명사)에 붙어서 같이 쓰이는 예가 많다. 예를 들면, 只是~~:단지 ~이다. 總是~~:모두 ~이다. 都是~~:모두 ~이다. 却是~~:도리어 ~이다. 還是~~:도로 ~이다. 등등.


  省心篇 終



立敎篇


○입교편에서는 세상살이의 기본적인 교훈이 될만한 문귀들을 모아 놓았다. 처음의 계획과 기본 자세가 잘 서야 이를 바탕으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大學에 이런 글귀가 있다. “만물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으며,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나니, 먼저하고 뒤에 할 것을 알면 道에 가까운 것이니라”라고 하였으니 곧 이를 두고 한 말이 아니겠는가? 우리들은 정작 말단(末端)만을 쫓는 것은 아닌지 이 편(篇)을 통해서 생각해 볼 일이다.



武王問太公曰, 人居世上, 何得貴賤貧富不等, 願聞說之, 欲知是矣。

太公曰, 富貴如聖人之德, 皆由天命,

富者用之有節, 不富者家有十盜。


무왕이 태공에게 물어 말하였다. 사람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어찌하여 귀천과 부귀가 같을 수 없는가? 원컨대 그것에 대해 말씀을 듣고 그 까닭을 알고 싶소이다. 태공이 말하였다. 부귀는 성인의 덕과 같아서 모두 천명에 말미암거니와, 부유한 자는 씀씀이에 절제가

있으나 부유하지 못한 자는 집안에 열가지 도둑이 있나이다.


(字義) ○이 글 역시 원문이 길어서 몇 단락으로 구분지어 놓았다. ○武王은 周나라의

   임금으로 은(殷)의 폭군 주(紂)를 멸하고 중국을 통일했다. ○太公은 흔히 일컫는

   강태공(姜太公)을 지칭한다. ○居는 ~에 살다. ~에 거하다. ○得은 ~을 얻다. 또는

   得다음에 술어가 와서 “~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위 문장에서는 후자를 택해서

   번역했다. 즉, 得이 不等에 이어지는 것으로 봤다. ○由(유)~: ~에서 말미암다.

○用之有節에서 之는 어조사(語助詞)로 用之는 명사구이다. A+有+B: A에 B가 있다.



武王曰, 何爲十盜。太公曰, 時熟不收爲一盜,

收積不了爲二盜, 無事燃燈寢睡爲三盜, 慵懶不耕爲四盜,

不施工力爲五盜, 專行巧害爲六盜, 養女太多爲七盜,

晝眠懶起爲八盜, 貪酒嗜慾爲九盜, 强行嫉妬爲十盜。


무왕이 말했다. 무엇이 열가지 도둑이 됩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때가 무르익었는데도 곡식을 거두어들이지 않는것이 첫번째 도둑이요,

곡식을 거두어 쌓아두기를 마치지 않는 것이 두 번째 도둑이고,

아무일도 없이 등불을 켜놓고 잠자는 것이 세번째 도둑이요,

게을러서 밭을 갈지 않는 것이 네번째 도둑이요,

기능을 발휘하지 않는 것이 다섯번째 도둑이요,

꾀만 부려 남을 해치는 일만 오로지 행하는 것이 여섯째 도둑이요,

딸 기르기를 너무 지나치게 하는 것이 일곱째 도둑이요,

낮까지 잠자고 게을리 일어나는 것이 여덟째 도둑이요,

술 마시기를 탐하며 즐기는 것이 아홉째 도둑이요,

억지로 행하고 남을 질투하는 것이 열번째 도둑입니다.


(字義) ○熟은 익을 숙. ○爲는 될 위. ○何爲는 일반적으로는 爲가 “위할 위”의 뜻으로 “무엇을 위하여?, 무엇 때문에?, 왜?” 등등의 뜻이지만, 여기서는 爲가 “될 위”의 뜻이다. ○了는 마칠 료. ○燃은 탈 연. ○睡는 잠잘 수. ○慵은 게으를 용.

○懶는 게으를 라. ○專은 부사로, 오로지 전. ○嗜은 즐길 기.

○强은 부사로, 억지로 강. 强+술어; 억지로 ~하다. ○嫉은 질투할 질.


武王曰, 家無十盜, 不富者, 何如。

太公曰, 人家必有三耗。武王曰, 何名三耗。

太公曰, 倉庫漏濫不蓋, 鼠雀亂食爲一耗,

收種失時爲二耗, 抛撒米穀穢賤爲三耗。


무왕이 말하였다. 집안에 열가지 도둑이 없는데도 부유하지 못한 자는

어찌하여 그렇습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집안에 반드시 세가지 소모함이 있습니다. 무왕이 말하였다. 무엇을 세가지 소모라고

이름합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창고가 세어 밖으로 넘쳐나 쥐와

참새들이 어지럽게 먹어대는 것이 첫번째 소모함이요,

거두고 씨뿌리는데 때를 놓치는 것이 두번째 소모함이요,

곡식을 버리고 흩뿌려 더럽고 천하게 하는 것이 세번째 소모함입니다.


(字義) ○何如:~과 같은가? 어떠한가? ○耗는 소모할 모. ○名은 여기서 술어로 쓰였다. ○倉은 곳집 창. ○庫은 곳집 고. 漏는 셀 루. ○濫은 넘칠 람. ○蓋는 덮을 개. ○鼠는 쥐 서. ○雀은 참새 작. ○亂은 여기서 부사로 쓰였다. ○種은 명사로는 씨 종. 술어로는 심을 종. 씨뿌릴 종. ○抛는 버릴 포. ○撒은 뿌릴 살. ??撒布(살포). ○穢는 더러울 예.



武王曰, 家無三耗, 不富者, 何如。太公曰,

人家必有一錯二誤三痴四失五逆六不祥七奴八賤九愚十强, 自招其禍,

非天降殃。


무왕이 말하였다. 집안에 세가지 소모함이 없는데도 부유하지 않은

자는 왜 그렇습니까? 태공이 대답하였다. 집안에 반드시 일착, 이오,

삼치, 사실, 오역, 육불상, 칠노, 팔천, 구우, 십강이 있으니,

그 화를 스스로 부르는 것이요, 하늘이 재앙을 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字義) ○錯은 어긋날 착. ○痴는 癡의 속자이다. 어리석을 치. ○招는 부를 초. ○自는 술어와 붙어서 잘 쓰인다. ○殃은 재앙 앙. ○非+명사구(절): ~이 아니다.




武王曰, 願悉聞之。太公曰, 養男不敎訓爲一錯,

嬰孩勿訓爲二誤, 初迎新婦不行嚴訓爲三痴,

未語先笑爲四失, 不養父母爲五逆, 夜起赤身爲六不祥,

好挽他弓爲七奴, 愛騎他馬爲八賤, 喫他酒勸他人爲九愚,

喫他飯命朋友爲十强。武王曰, 甚美誠哉, 是言也。


무왕이 말하였다. 원컨대 그것을 다 듣고 싶습니다. 태공이 대답

하였다. 사내아이를 기르는데 가르치지 아니함이 일착(첫째착오)이요,

어린 아이를 훈계하지 않는 것이 이오(두번째 오류)이요, 신부를 처음

맞아들여서 엄한 훈계를 행하지 않는 것이 삼치(세번째 어리석은 짓)이요, 아직 말도 하지 않았는데 먼저 웃어버리는 것이 사실(네번째

실수)요, 부모를 봉양하지 않는 것이 오역(다섯째 거스름)이요, 밤에

발가벗은 몸으로 일어나는 것이 육불상(여섯째 상서롭지 못한 일)

이요, 남의 활을 당기기를 좋아함이 칠노(일곱째 노비같은 짓)이요,

남의 말을 타기를 좋아함이 팔천(여덟째 천한 짓)이요, 남의 술을

마시면서 다른 사람에게 권하는 것이 구우(아홉째 어리석은 짓)이요,

남의 밥을 먹으면서 친구에게 먹기를 명하는 것은 십강(열번째 강요)

입니다. 무왕이 말하였다. 매우 아름답고 진실하도다. 그 말씀이여!!


(字義) ○悉은 다 실. 모두 실. ○嬰은 어릴 영. ○孩은 아이 해. ○迎은 신부를 맞아들인다는 뜻이다. 즉, 親迎(신랑이 신부를 친히 맞아 들임)의 뜻이다.

 ○赤은 붉을 적. 발가벗을 적. “赤子”는 발가벗은 갓난 아이를 가리킨다.

 ○挽은 당길 만. ○騎는 말탈 기. ○마지막의 是는 지시형용사로 “이 시”자(字)이다.      



孔子三計圖云, 一生之計在於勤(幼), 一年之計在於春,

一日之計在於寅。幼而不學, 老無所知, 春若不耕,

秋無所望, 寅若不起, 日無所辦。


공자의 삼계도(세가지의 계획)에 이르기를, 일생의 계획은 (부지런함)

어릴 때 있고, 일년의 계획은 봄에 있고,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

그러므로 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바가 없고,

봄에 밭을 갈지 않으면 가을에 바랄 것이 없으며,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하루를 판단할 바가 없느니라.

(字義) ○計(계)는 꾀, 계획, 계책 등등의 뜻이다. ○圖는 도모할 도. 그림 도.

○A+在(於)+B= A가 B에 있다. 이 때 於는 쓰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윗 문장에서는 글자수를 맞춰 리듬감을 준다. 즉, 4.3 4.3의 운율을 느끼게 한다.

○幼는 어릴 유. ○寅(인)은 寅時를 가리킨다. 즉, 지금의 오전 3~5시를 말한다. 위에서는 단순히 “새벽”이라고 번역했다. ○辦은 판단할 판.


子曰, 立身有義而孝爲本, 喪祀有義(禮)而哀爲本,

戰陣有烈而勇爲本, 治政有理而農爲本,

居國有道而嗣爲本, 生財有時而力爲本。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입신(立身)에는 의(義)가 있으니 효(孝)가

근본이 되고, 초상(初喪)과 제사(祭祀)에는 예(禮)가 있으니 슬픔이

근본이요, 싸움터에는 열(列)이 있으니 용맹이 근본이며,

정사(政事)를 다스림에는 이치(理致)가 있으니 농사가 근본이 되고,

나라에 거함에는 도(道)가 있으니 대(代)를 잇는 것이 근본이 되며,

재물을 내는 데에는 때가 있으니 힘이 근본이니라.


(字義) ○立身(입신)은 세상에 출세하여 이름을 높이거나 영달함을 뜻한다.

○공자의 말씀중에 “신체발부는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라 감히 훼손하지 않는 것이 효(孝)의 시작이며, 입신출세하여 부모의 이름을 세상에 드날리는 것이 효(孝)의 끝이다”라고 하였으니, 立身은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부모에게 효도하기 위해서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입신에는 대의명분(大義名分)이 있으니 바로 효(孝)가 그 근본이다.

○초상과 제사에는 엄격한 절차, 즉 예(禮)에 따라야 하지만, 그 근본은 어디까지나 슬퍼하는 마음이라 할 것이다. 논어(論語)에 다음과 같은 공자의 말씀이 있다. “상사(喪事)는 형식을 잘 갖추기 보다는 차라리 슬퍼해야 하느니라.”

○戰陣은 ①전쟁을 하기 위해 벌여 놓은 진(陣). ②전쟁터. 등등 2가지의 뜻이 있다.

○전쟁터에서는 열(列)을 잘 갖춰 싸우는 것도 중요한 전술이지만, 어디까지나 그 근본은 군사들의 사기와 용맹에 있다 할 것이다.

○농경 사회에서 정치의 근본은 당연히 농민들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농번기에 농민들을 부역에 동원하다든지, 또는 농민들에게 과다한 세금을 매긴다든지 하는 일들은 모두

  이치에 어긋나는 일들이다.

○한 나라의 군주로서 나라에 거함에는 대(代)를 이어 종묘사직을 굳건히 하는 것이 바로 군주의 도리일 것이다. ○生은 ①~에 살다. ②~을 낳다. ~을 생기게 하다.


 


王蠋曰, 忠臣不事二君, 烈女不更二夫


왕촉이 말하였다.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아니하고,

열녀는 두 남편을 고치지 아니한다.


(字義) ○事는 술어로는 ①~을 섬기다. ②~을 일삼다. 주로 ①의 뜻으로 쓰인다.

○烈은 매울 렬. 비유적으로 지조나 절개가 굳고 열렬함을 말하기도 한다. ??烈士(열사), 忠烈(충렬).

○更은 부사로는 다시 갱, 술어로는 고칠 경.

 


忠子曰, 治官莫若平, 臨財莫若廉。


충자가 말했다. 벼슬일을 다스림에는 공평함 만한 것이 없고,

재물에 임해서는 청렴함 만한 것이 없다.

(字義) ○官은 벼슬 관. 관가(官家) 관. 일(事) 관.

○莫은 ①금지사로서의 막. ②없을 막. 莫若(또는, 莫如~): ~만한 것이 없다. ~이 최고다. 莫非+명사(절): ~이 아닌 것이 없다. 莫不+술어: ~하지 않는 것이 없다.

○臨은 임할 임. ~에 임하다. ○廉은 청렴할 렴. ??淸廉(청렴).



張思叔座右銘曰,         凡語必忠信, 凡行必篤敬,

飮食必愼節, 字劃必楷正, 容貌必端莊, 衣冠必肅整,

步履必安詳, 居處必正靜, 作事必謀始, 出言必顧行,

常德必固持, 然諾必重應, 見善如己出, 見惡如己病,

凡此十四者, 皆我未深省, 書此當座右(隅), 朝夕視爲警。


장사숙의 좌우명에 이르기를, 모든 말은 반드시 정성되고 신의가 있어야 하고,

모든 행동은 반드시 독실하고 조심해야 하며, 음식은 반드시 삼가고

절제하여야 하며, 글씨는 반드시 똑바르게 써야 하며, 용모는 반드시 단정하여야 하고, 의관은 반드시 엄숙하고 바르게 하여야 하며, 걸음 걸이는 반드시 안정되고 차분해야 하며, 거처는 반드시 바르고 고요해야 하며,

일을 꾸밀 때는 반드시 시작을 잘꾀하여야 하고, 말을 할 때는 반드시

행할 수 있을지를 고려해 보아야 하며, 평상(平常)의 덕을 반드시 굳게 지녀야

하고, 승낙은 반드시 신중하게 응해야 하며, 선한 일을 보기를

내게서 나오듯이 하며, 악한 일을 보기를 내 병인 듯 하여야 하느니라.

무릇 이 14가지 것을 모두 나는 아직 깊이 성찰하지 못하였으니,

이를 글로 써서 자리의 구석에 붙여 놓고는 아침 저녁으로 보고서

경계로 삼으리라.


(字義) ○이 좌우명은 오언(五言)으로 되어 있고,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그리고 2,4,6,8,10,12,14구(句)가 모두 운을 맞추고 있는 점도 보면서 읽으면 운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凡은 ①무릇 범. ②모든 범. ③범상할 범. ①과 ②의 뜻은 별 차이가 없으므로 문장에 따라 적절히 해석한다.

○忠은 충성 충. 정성 충. 忠을 꼭 임금이나 나라에 대한 충성으로 결부시킬 필요는 없다. 忠은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온 정성되고 진실된 마음을 뜻하는 글자이다. 여기서도 忠은 나라에 대한 충성을 뜻하는 말이 아니다.

○敬은 ①공경할 경. ②삼갈 경. 조심할 경. 敬은 누구를 공경한다는 뜻도 있지만 행동이나 말을 조심하고 신중히 한다는 뜻도 있다.

○節은 술어로 절약(절제)할 절.

○楷는 해서 해. 해서(楷書)는 서체의 하나로 똑바로 쓰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楷는 “바르다”는 뜻도 있다. ○莊은 ①씩씩할 장. ②단정할 장. 여기서는 ②의 뜻이다. ○肅은 엄숙할 숙. ○步는 명사로는 걸음 보. 술어로는 밟을 보. ○履는 신 리. 술어로는 밟을 리. ○安詳은 관용적인 표현으로 성질이 찬찬하고 자세하다는 뜻이다. ○常은 항상 상

○書는 술어로는 “~을 쓰다”의 뜻이다. ○隅는 구석 우.

○爲는 ~으로 삼다. ~으로 여기다. ○警은 경계할 경.


 


范益謙座右銘(戒)曰,     一不言朝廷利害邊報差除,

二不言州縣官員長短得失, 三不言衆人所作過惡之事,

四不言仕進官職趨時附勢, 五不言財利多少厭貧求富,

六不言淫媟戱慢評論女色, 七不言求覓人物干索酒食。


범익겸의 좌우명(계)에 이르기를, 첫째, 조정의 이해(利害), 변방의 보고(報告)와 벼슬자리에 파견되고 제수되는 것을 말하지 말라.

둘째, 주현(州縣) 관원(官員)들의 장단(長短)이나 득실(得失)을

말하지 말라. 셋째, 뭇사람들이 짓는 바, 과실과 악행의 일들을

말하지 말라. 넷째, 관직에 벼슬하여 나아가고, 또는 시세를 쫓고

부합한다는 둥 말하지 말라. 다섯째, 재물의 이익이 많고 적음과

가난을 싫어하고 부(富)를 구한다는 둥 말하지 말라.

여섯째, 음란하며 외설적이고 희롱하며 업신여기는 것과 여색을 논평하는 말을 하지 말라.

일곱째, 남의 물건을 구하거나 술과 음식을 구하는 말을 하지 말라.


(字義) ○원문의 글이 길어서 두 단락으로 짤라서 싣는다. ○邊은 가 변. 변방 변.

○差는 ①어긋날 차. ②가릴(擇) 차. ③보낼(送) 차. 현대에는 주로 ①의 뜻으로만 쓰이나, 위에서 差除란 한 단어로 벼슬에 임명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즉, 差는 사람을 가려서 벼슬자리로 보낸다는 뜻이다. ??差使(차사): 중요한 임무를 위해 파견하던 임시직. 咸興差使(함흥차사). 差遣(차견): 사람을 시켜서 보냄.

○除는 ①제할 제 (~을 제거하다, ~을 없애다). ②벼슬줄 제 (벼슬을 除受하다).

○言은 뒤로 절을 받아서 “~을 말하다”의 뜻. (= say that~) ○長短은 장점과 단점. ○得失은 얻고 잃은 것, 성공과 실패, 잘하고 잘 못한 일.

○趨(추)는 ①종종걸음으로 걷다. 종종걸음으로 몸을 삼가고 조심히 걷다. ②(주로 시세, 이익 등을 따라) ~을 쫓다. 달려가다. 여기서는 ②의 뜻이다.

○附는 ①더할 부. ②의지할 부. 여기서는 ②의 뜻으로 아부(阿附)하다, 부합(附合)하다. 등등의 뜻이다.

○媟은 거만할 설. 또는 褻(설)과 통하는 글자이다. 즉, 음이 같기 때문에 혼용해서 쓴다. 여기서는 외설스럽다는 뜻이다.

○覓은 구할 멱. ○干은 ①간섭할 간. ②구할 간. 여기서는 ②의 뜻이다. ○索은 찾을 색.


又(曰), (一)人付書信不可開坼沈滯, (二)與人幷座不可窺人私書,

 (三)凡入人家不可看人文字, (四)凡借人物不可損壞不還,

(五)凡喫飮食不可揀擇去取, (六)與人同處不可自擇便利, (七)凡人富貴不可歎羨詆毁,  凡此數事有犯之者,   足以見用意(心)之不肖,

    於存心修身,  大有所害,  因書以自警。


또 이르기를, 첫째, 남이 부친 서신을 함부로 뜯거나 또는 전달하지 않고 묵혀 두어서는 안된다. 둘째, 다른 사람과 함께 같이 앉아서는 남의

개인적인 편지를 엿보아서는 안된다. 셋째, 무릇 남의 집에 들어가서는

남이 사사로이 적어 놓은 글자들을 보아서는 안된다. 넷째,

무릇 남의 물건을 빌려와서는 손상 또는 파괴하거나, 되돌려 주지

않아서는 안된다. 다섯째, 무릇 음식을 먹고 마실 때는 가리거나

버려서는 안된다. 여섯째, 남과 같이 처할 때는 편리를 스스로 가려서는 안된다. 일곱째, 무릇 남의 부귀를 감탄하여 부러워하거나 흉보고

헐뜯어서는 안된다. 무릇 이 여러가지 일들을 범하는 자는 마음 씀씀이가 불초(不肖)하여 존심(存心)과 수신(修身)에 해로운 바가 크게 있음을

보기에 충분하다. 그리하여 글을 써서(以) 스스로 경계하노라.


(字義) ○付는 ①줄 부 ②부탁할 부 ③(편지 등을) 부칠 부.

○書는 술어로는 “쓸 서” 명사로는 ①책 서. ②편지 서. 두 번째 글귀의 私書의 書도 편지라는 뜻이다.

○坼은 ①터질 탁. ②(편지 등을) 뜯다. ??坼封(탁봉).

○滯는 막힐 체. ○幷은 아우를 병. ○窺는 엿볼 규. ○擇은 가릴 택. ○羨은 부러울 선. ??羨望(선망)의 대상. ○詆는 꾸짖을 저.

○足以+술어: ~하기에 족하다. 족히 ~할 수 있다.

○肖는 닮을 초. 不肖는 부형(父兄)의 덕을 닮지 못한 못난 사람이란 뜻으로 자신을 겸손히 낮추어 이르는 말이지만, 여기서는 자신을 지칭하는 말은 아니고 단순히 불민하고 덕이 없다는 뜻이다.

○存은 타동사로 “~을 지니다.” 存心은 맹자의 말씀에서 비롯된 말로, 인간 본연의 선한 마음을 악에 물들이지 않고 굳게 지닌다는 뜻이다.

○因은 인할 인. 因은 뒷 문장을 받아서 “~에서 기인하다”는 뜻도 있고, 또는 여기서처럼 앞 문장을 받아서 “그리하여, 그래서, 인하여”의 뜻으로도 쓰인다.


性理書云, 五敎之目, 父子有親, 君臣有義, 夫婦有別,

長幼有序, 朋友有信。


성리서에 이르기를, 오교(다섯가지 가르침)의 조목은 부자간에는

친함이 있어야 하고, 군신간에는 의(義)가 있어야 하며,

부부간에는 분별이 있어야 하고, 어른과 아이간에는 차례가 있어야

하며, 붕우간에는 믿음이 있어야 하느니라.


(字義) ○目은 조목 목. ○A(명사)+有+B= A에 B가 있다.


景行錄云, 爲政之要, 曰公與淸。成家之道, 曰儉與勤。


경행록에 이르기를, 위정(爲政)의 요체는 공평과 청렴이라

할 것이요, 집안을 이루는 길은 근검과 근면이라 할 것이다.


(字義) ○爲는 ①할 위. ②될 위. ③위할 위. ④~으로 여기다. ~으로 삼다. ⑤~을 만들다. ~을 짓다. 위에서는 ①의 뜻이다.

○要는 명사로는 요긴한 것, 긴요한 것, 요점, 요체 등의 뜻이다. ○與는 “~와”의 뜻. ○淸은 청렴하다는 뜻. ○勤은 부지런할 근.


 

讀書起家之本, 循理保家之本, 勤儉治家之本,

  和順齊家之本。


독서는 집안을 일으키는 근본이요, 이치를 쫓는 것은 집안을 보존하는 근본이며, 근검은 집안을 다스리는 근본이요,

화순(화목하고 순종하는 것)은 집을 가지런히 하는 근본이니라.


(字義) ○循은 쫓을 순. 돌 순. ??循環(순환). ○順은 따를 순. 순응할 순. ??順序(순서), 順應(순응), 順從(순종).


 


(三綱, 君爲臣綱, 父爲子綱, 夫爲婦綱。)


삼강은 임금은 신하의 벼리가 되고, 아버지는 자식의 벼리가 되며,

지아비는 지어미의 벼리가 되는 것이니라.


(字義) ○綱은 벼리 강. 벼리는 우리말로, 그물의 위쪽 코를 꿰어서 오므렸다 폈다 하는 줄을 뜻한다. 즉, 위에서 말한 세가지의 “벼리”는 위에서 통제하고, 총괄함을 비유한 말이다.


  立敎篇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