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己篇
정기편은 수신(修身)에 도움이 되는 글귀들이 수록되어 있다. 여기에는 유가(儒家)에서 강조하는 절제를 통한 인격수양과 더불어 난세(亂世)를 사는 도가(道家) 특유의 처세훈까지 곁들어 있다. 절제할 줄 모르는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子曰, 君子有三戒, 少之時, 血氣未定, 戒之在色。
及其壯也, 血氣方剛, 戒之在鬪。
及其老也, 血氣旣衰, 戒之在得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에게는 3계가(세가지 경계가) 있으니,
어릴적에는 혈기가 미정(未定)하여 경계할 것은 여색에 있고,
그 장성함에 이르러서는 혈기가 바야흐로 굳센지라 경계할 것은
싸움에 있고, 그 늙음에 이르러서는 혈기가 이미 쇠퇴한지라
경계할 것은 얻음에(물욕에) 있느니라.
(字義) ○A(명사)+有+B= A에 B가 있다.
○A+在+B= A가 B에 있다. ○戒는 경계 계. “三戒”할 때 戒는 명사이고, “戒之在色”할 때 戒는 술어이다.
○“小之時”에서의 之는 관형격 조사(~의)로 쓰였고, “戒之在色”에서의 之는 어조사(語助詞)로 쓰였다. “술어+之”는 이와 같이 명사구로도 흔히 쓰인다. 여기서도 之는 무엇을 지칭하기 위한 지시대명사가 아님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之는 다만, 之앞의 술어를 술어답게 만들어주는 어감을 갖게 하는 역할을 하는 어조사인 것이다. 즉, “戒在色”이라고 쓰면, 戒는 술어가 아닌 명사가 되어버리고 따라서 그 의미는 “경계가 여색에 있다”가 되어 어색해진다. 따라서 戒다음에 之를 붙여 戒之의 戒는 술어가 되도록 하는 어감을 갖게 되며 따라서 그 의미는 “경계할 것은 여색에 있다”가 되어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다.
○其는 주격 또는 소유격 대명사로 쓰인다. 여기서는 君子를 받는 주격 대명사로 쓰였다.
○剛은 굳셀 강. ○衰는 쇠할 쇠.
子曰, 衆 好之, 必察焉。衆 惡之, 必察焉。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사람이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그에 대해 살필 것이며,
모든 사람이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그에 대해 살필 것이로다.
(字義) ○惡는 미워할 오.
○之는 무엇을 특별히 지칭하기 위한 대명사라기 보다는, 다만 문장의 균형감을 주기 위해 술어 뒤에 붙여준 글자이다. 즉, “衆惡”(중오)라고만 하면, 문장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고 어세를 고르게 하기 위해 之를 붙여준 것이다.
○焉(언)은 술어와 붙어서(술어+焉) 그 술어의 대상을(목적어를) 내포하기도 하고, 또는 단순히 처소격의 의미를 갖는 종결형 어조사로 쓰인다. 흔히 焉을 於之와 같다고 설명하나 이는 잘못된 것이다. 之는 술어뒤에 붙는 어조사일 뿐, 지시성(指示性)이 명확한 지시대명사로서의 목적어가 아니기 때문에 전치사 於의 목적어가 될 수 없다. 즉, 지시성이 명확한 是나 此와 같은 지시대명사는 於是, 於此라는 문구가 가능하며 또한 한문에서 종종 쓰이기도 하지만, 지시성이 거의 희박한 之는 於之라는 문구가 성립될 수 없으며 또한 한문에서 절대로 쓰이지도 않는 가공의 문구인 것이다. 흔히 焉을 於之와 같다고 하여 之를 마치 목적어인양 설명하는 것은 之를 그 지시성(指示性)에만 초점을 두었을 뿐, 之의 쓰임새를 온전히 파악하지 못한 데서 나온 오류인 것이다. 따라서 있지도 않은 문구를 가지고 焉을 설명하는 것은 참으로 가소로운 일이다.
酒中不語, 眞君子, 財上分明, 是(大)丈夫。
술 먹는 중에 말하지 않는 것은 진군자(眞君子, 참된 군자)요,
재산상 분명한 것은 이것이 (대)장부로다.
萬事從寬, 其福自厚。
만사에 너그러움을 쫓으면 그 복이 저절로 두터워지느니라.
(字義) ○寬은 너그러울 관. ??寬大(관대). ○厚는 두터울 후 ??重厚(중후).
宰予晝寢, 子曰, 朽木 不可雕也, 糞土之墻, 不可圬也。
재여가 낮잠을 자거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썩은 나무에는 새길
수가 없으며, 썩은 흙으로 쌓은 담장은 흙손질을 할 수도 없느니라.
(字義) ○재여(宰予)는 공문십철(孔門十哲)의 한 사람으로 언변에 능했다. 윗글은 배운 것을 실천하지 않고 언변에만 능한 재여에게 일침을 가하는 공자의 말씀이다. 논어의 원문을 읽어 보면 이 뒤에 생략된 내용은 이러하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것을 재여를 통해서 나는 알게 되었고, 이로 인해 사람을 볼 때 그 말만 믿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까지도 살피게 되었다”라고 재여를 심하게 꾸짖는 공자의 말씀을 볼 수 있다.
○朽는 썩을 후. ??不朽(불후)의 명작.
○雕는 彫와 통하는 글자로 “새길 조.”
○糞은 똥 분. ○糞土는 한 단어로 “썩은 흙”을 뜻한다.즉, 똥같은 흙이란 뜻이다.
○墻은 담 장. ○圬는 흙손질할 오.
太空曰, 勿以貴己 而賤人, 勿以自大 而蔑小,
勿以恃勇 而輕敵.
태공이 말하기를 내가 귀하다고 해서, 남을 천하게 여기지 말고,
내가 크다고 하여 작은 것을 없신 여기지 말고, 용맹함을
믿고서 적을 가볍게 여기지 마라.
○蔑 : 없신여길 멸 ○恃 : 믿을 시 ○輕 : 가벼울 경 ○敵 : 대적 적.
太空曰 勤爲無價之寶, 愼是護身之符。
근면(勤勉)은 값이 없을 정도로 귀중한 보배요,
근신(謹愼)은 몸을 보호해주는 부적이니라.
(字義) ○勤은 부지런할 근. ??勤務(근무), 勤勉(근면), 勤勞(근로).
○爲는 “~이 되다”(is, become)의 뜻이다.
○愼은 삼갈 신. ??謹愼(근신).
○是는 “~이다”(is)의 뜻.
○符는 부적 부. 병부 부
太公曰, 瓜田 不納履(勿躡履), 李下 不整冠。
태공께서 말씀하셨다.
오이밭에서 (손을 내려) 신을 고쳐 신지 말 것이요,
오얏(자두) 나무 아래에서는 (손을 올려) 관을 고쳐 쓰지 말 것이다.
(字義)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瓜는 외(오이) 과.
○躡은 신 신을 섭. ○履는 신 리. 술어로는 “밟을 리”의 뜻도 있다.
○整은 정돈할 정. ○不도 역시 勿처럼 금지사로 쓰인다.
太公曰, 欲量他人, 先須自量, 傷人之語, 還是自傷,
含血噴人, 先汚其口。
태공께서 말씀하셨다. 타인을 헤아리려면 모름지기 자신부터
먼저 헤아려야 할 것이다.
남을 해치는 말은 도리어 자신을 해치는 것이요, 피를 입에 물고
남에게 뿜는 것은 먼저 자신의 입을 더럽히는 것이니라.
(字義) ○量은 헤아릴 양.
○“自+술어”의 용법은 지금 우리말에도 많이 쓰이고 있다. 따라서 읽을 때는 “自+술어”를 한 단어처럼 보는 것이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된다. ??自殺, 自嘲, 自退, 自祝.
○還(환)은 부사로 “다시, 도리어, 도로”의 뜻으로 자주 쓰인다.
○是는 “~이다”(is)의 뜻. 이때 주어는 傷人之語로서 문맥상 알 수 있으므로 是앞에 지시대명사 같은 것을 굳이 써주지 않는다.
○還是~~: 도리어 ~이다. 이와 같이 “부사(또는 대명사)+是”는 한문에서 자주 쓰이는 용법이니 알아둘 필요가 있다. ??還是~: 도로 ~이다. 只是~ : 단지 ~이다. 總是~ : 모두 ~이다. 都是~: 모두 ~이다. 亦是~: 또한 ~이다. 등등.
○含은 품을 함. ??包含(포함). ○噴은 뿜을 분. ??噴水(분수). ○汚는 더러울 오. ??汚染(오염). 여기서는 타동사로 쓰였다. “~을 더럽히다”의 뜻.
凡喜(戱)無益, 惟勤有功。
무릇 희롱하는 것은 이로움이 없고,
오직 부지런한 것이 공이 있느니라.
(字義) ○凡은 ①무릇 범. ②모든 범. ③범상할 범. ①과 ②의 뜻은 별 차이가 없다. 즉, 위의 문장에서 凡喜를 “모든 희롱”이라고 해도 된다. 다만 문장의 댓구상 “惟”와 댓구를 맞춰서 凡을 ①의 뜻으로 풀었다.
康節邵先生曰, 聞(人言)人之謗 未嘗怒, 聞(人言)人之譽未嘗喜, 聞(人言)人之惡 未嘗和, 聞(人言)人之善則
就而和之, 又從而喜之。
其詩曰, 樂見善人, 樂聞善事, 樂道善言, 樂行善意,
聞人之惡 如負芒刺, 聞人之善 如佩蘭蕙。
강절 소 선생이 말씀하셨다. 남의 비방을 들어도 아직 당장은 노여워하지 말고, 남의 칭찬을 들어도 아직 당장은 기뻐하지 말라.
남이 다른 사람의 악한 점을 말하는 것을 들어도 아직 당장은 부화
(附和)하지 말며, 남이 다른 사람의 선한 점을 말하는 것을 들으면
나아가 화응(和應)할 것이며 또 이어서 함께 기뻐해야 하느니라.
고로 그 시에 이르기를 선인(善人)을 보는 것을 즐거워하며,
선사(善事)를 듣는 것을 즐거워하며, 선언(善言)을 말하는 것을
즐거워하며, 선의(善意)를 행하는 것을 즐거워한다 하였다.
남의 악을 듣기를 마치 가시를 등에 진 것처럼 하고, 남의 선을
듣기를 향초를 허리에 찬 것 같이 할지니라.
(字義) ○人은 사람 인. 또는 문맥에 따라 “남, 다른 사람”으로도 해석한다.
○謗은 헐뜯을 방. 여기서는 명사로 쓰였다.
○嘗은 일찍이 상. ○譽는 기릴 예.
○言은 명사로는 “말씀”이란 뜻이고, 술어로는 뒤에 절(節)을 받아서 “~을 말하다.”(say that~)의 뜻이다.
○和는 화할 화.
○則은 앞문장을 가정(if)으로 해석한다. “~하면...”의 뜻이다.
○道는 술어로는 “~을 말하다”의 뜻이다. (=say that...=言)
○負는 (등에)질 부. ○芒은 가스랑이 망. ○刺는 가시 자. ○佩는 (허리에)찰 패. ○蕙는 혜초 혜. 향초로 쓰인다.
○“就而和之, 又從而喜之”에서도 역시 之는 지시대명사․목적어라는 명칭으로는 之의 쓰임새를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여기서 之는 무엇을 꼭 지칭하기 위해 쓰인 것이 아니라, 술어 뒤에 之가 붙음으로써 그 술어를 술어답게 만들어주는 어감을 얻고, 어세를 고르게 하기 위해 쓰인 글자이다.
道吾善者 是吾賊, 道吾惡者 是吾師.
나를 착하다고 말해주는(좋은 사람이라고) 사람은 나의 도둑이요,
나를 악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나의 스승이로다.
(字義) ○道는 말할 도. (=say that~~)
○是는 술어로 “~이다”(=is)의 뜻이다. 즉, 是의 주어는 道吾惡者이고, 보어는 吾師이다. ○賊은 도둑 적.
性理書云, 見人之善 而尋己之善, 見人之惡
而尋己之惡, 如此方是有益。
성리서에 이르기를, 남의 선을 보고 자기의 선을 찾으며,
남의 악을 보고 자기의 악을 찾아야 한다.
이와 같이 해야 바야흐로 이로움이 있을 것이로다.
(字義) ○而는 말이을 이. 而는 두 문귀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두 문귀을 순접(and), 역접(but), 인과(and so)관계 등으로 문맥에 따라 적절히 해석한다.
○如此는 자주 쓰이는 관용구.
○方은 바야흐로 방. ??時方(시방), 方今(방금), 今方(금방).
●是의 쓰임새에 대해서
是는 ①옳을 시. ②(지시대명사 또는 지시형용사) 이 시. ③(술어) “~이다”(be동사). 등등 주로 3가지의 뜻이 있다.
是가 지시대명사로 쓰일 경우에 문장의 주어로는 거의 쓰지 않고, 주로 목적어로서의 지시대명사로 사용된다. 주어로 쓰이는 지시대명사는 주로 此가 쓰이고 是는 쓰이지 않는다.
또한 是는 지시대명사․지시형용사로 뿐만 아니라, 술어로서 ③의 뜻으로도 많이 쓰인다. 현대 중국어에서 是는 ②의 뜻으로는 전혀 쓰이지 않고 ③의 뜻으로만 쓴다. 예를 들면 “我是韓國人”하면 “나는 한국인이다”의 뜻이다. 이때 韓國人은 명사구로서 是의 보어이다. 是가 받는 보어는 韓國人처럼 명사구만 있는 것이 아니라, 是뒤에 서술절을 받기도 한다. 또 중요한 것은 是의 주어는 문맥상 분명하면 그 주어를 굳이 써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의 문장에서도 “是有益”의 주어는 앞 문장 “見人之善而尋己之善,見人之惡而尋己之惡”이며 이는 문맥상 분명히 알 수 있기 때문에 是의 주어를 생략한 것이다. 문맥상 주어가 분명하면 주어가 생략된다는 것을 모르고 흔히 이 술어로 쓰인 是자를 마치 지시대명사로서의 주어인 “이것은, 이는” 등으로 해석하는데 이는 의역을 하는 과정에서 우리말의 지시대명사인 “이것”이란 말을 붙여준 것 뿐이지, 是가 지시대명사로 쓰여서 그렇게 번역하는 것이 아니다.
??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論語, 學而篇)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아는 것이다.”
여기서도 是는 술어로서 “~이다”의 뜻이며, 지시대명사로서 주어인 “이것이”의 뜻이 아니다. 주어는 문맥상 분명하므로 굳이 써주지 않은 것이다. 다만, 우리말로 옮기는 과정에서는 우리말의 어감에 맞게 “이것이”란 주어를 붙여준 것뿐이며, 만약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을 한다면,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바로 아는 것이다.”가 될 것이다.
?? 過而不改 是謂過矣 (論語, 衛靈公篇)
“잘못이 있어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일러 잘못이라고 한다”
여기서도 是는 술어로 “~이다”의 뜻이며, 주어는 문맥상 분명하므로 굳이 “此”와 같은 주어를 붙여 “此是謂過矣”라 하지 않고 생략된 것이며, 이때 是의 보어는 명사구가 아닌, 서술절로서 “謂過”인 것이다. 즉, 위의 번역에서 “이것을”이라고 하여 마치 是를 지시대명사처럼 번역한 것으로 오해될 수도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우리말로 자연스럽게 옮기는 과정에서 붙여준 것일 뿐이지, 是가 지시대명사이기 때문에 그렇게 번역한 것이 아니다. 위의 문장을 역시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을 한다면, “허물이 있어도 고치지 않는 것이 바로 허물을 말한다”가 되지만, 우리말로 어색하므로 일반적으로 위와 같이 번역할 따름이다.
近思錄云, 懲忿如救火(古人), 窒慾如防水。
근사록에 이르기를, 분함을 참는 것을 불을 끄듯이 하고,
욕심 막기를 큰 물을 막는 것 같이 하라.
(字義) ○2.3 2.3으로 끊어서 읽는다. ○懲은 징계할 징 ??懲戒(징계), 懲罰(징벌).
○忿은 분할 분.
○懲忿(징분)은 분함을 억누르다. 참다의 뜻으로 종종 쓰이는 관용구이다.
○救火란 표현은 “불을 끈다”는 의미로 자주 쓰이는 관용적인 표현이다.
景行錄云, 大丈夫, 當容人, 無爲人所容。
경행록에 이르기를, 대장부는 마땅히 남을 품어줄지언정
(또는 용서할지언정) 다른 사람의 용서를 받는 사람이 되지 말지니라.
(字義) ○當은 부사로 마땅히 당.
○容은 품을 용, 용납할 용. ??包容(포용), 容恕(용서).
○無는 毋와 마찬가지로 금지사로도 자주 쓰인다.(=莫, 勿)
○爲는 될 위.
○爲A所+술어= A의 ~하는 바가 되다. 즉 이 구문은 피동형으로 해석을 해준다. 자주 쓰이는 구문이니 알아둘 필요가 있다.
景行錄云, 保生者 寡慾, 保身者 避名, 無慾易, 無名難。
경행록에 이르기를, 삶(생)을 보전(호)하는 자는 욕심이 적고,
몸을 보전(호)하는 자는 이름을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피한다.
욕심을 없게 하기는 쉬우나, 이름을 없게 하기는 어려우니라.
(字義) ○者는 그 앞귀절과 붙어서 명사구가 된다. ○寡~: ~이 적다.
○“~~易, ~~難”의 댓구문은 자주 쓰인다. “~~하는 것은 쉽고, ~~하는 것은 어렵다”의
뜻이다.
景行錄曰, 食淡精神爽, 心(觀)淸夢寐安。
경행록에 이르기를, 먹는 것이 담백하면(맵지도 않고 달지도 않고 맑고 깨끗하면) 정신이 상쾌하고,
마음(보는것)이 맑고 깨끗하면 잠자리가 편안하느니라.
(字義) ○淡은 맑을 담. “담백(淡泊)하다. 담담(淡淡)하다. 묽다. 싱겁다”의 뜻이다.
○淸은 깨끗할 청. 맑을 청. ○寐는 잠잘 매. ○爽 시원할 상, 상쾌할 상
景行錄 曰, 心可逸, 形不可不勞。道可樂, 身不可不憂。
形不勞則 怠惰易弊。身(心)不憂則 荒淫不定。故,
逸生於勞而常休, 樂生於憂而無厭, 逸樂者憂勞其可忘乎
경행록에 이르기를, 마음은 편안해도 되지만 몸은 수고롭게 하지 않을 수 없으며, 도(道)는 즐겨도 되지만 몸을 근심케 하지 않을 수 없다. 몸(겉모습)을 수고롭게 하지 않으면 게을러져 무너지기(폐단) 쉽다, 몸을 근심케 하지 않으면 황폐하고 음란해져 (정신이) 안정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편안함은 수고로운 가운데 생겨서 늘 휴식이 있는 것이요, 즐거움은 근심하는 가운데 생겨야 싫증(염증)나지 아니하니,
(마음이)편안해 하고, (도를)즐길 수 있는 자가 근심과 수고로움,
그것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字義) ○이 문장 역시 댓구절을 파악하며 읽으면 해석하는데 도움이 된다. ]
○“心可逸”에서 心은 주어가 아니라 逸의 목적어이다. 이와 같이 목적어를 도치해서 “목적어+可+타동사”의 어순으로 쓰는 경우가 많이 있다. 뒷 문장에서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逸은 편안할 일. ○形은 형체 형.
○不可不은 “~하지 않을 수 없다”의 뜻. ○則은 앞 문장을 가정으로 해석한다.
○怠는 게으를 태. ○惰는 게으를 타. ○幣는 폐단 폐. 여기서는 술어로 쓰였다.
○生은 타동사로 ①~에 살다. ②~을 낳다. ~을 생기게 하다는 뜻이고, 자동사로는 “생기다”의 뜻이다.
○生於~= ~에서 생기다.
○其는 일반적으로 주격 또는 소유격 대명사로 쓰이지만, 여기서는 “憂勞”와 동격을 이루며 목적격 대명사로 쓰였다. 이처럼 其가 동격을 이루며 쓰이는 예는 많으며 특히 동격일 경우는 주로 주격이지만, 여기서처럼 목적격이 될 때도 있다. 동격의 其는 반드시 바로 그 앞 문구와 동격을 이룬다.
○乎는 일반적으로 의문문에서 의문형 어조사로 쓰인다.
●可와 可以, 그리고 可와 不可
可와 可以는 모두 우리말로 “~할 수 있다”로 번역된다. 그러나 그 각각의 어감과 뜻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으니 구분하여야 할 것이다. 可는 “~할 수 있다, ~하는 것이 옳다. ~하는 것이 가(可)하다, ~해도 된다”의 뜻으로 不可와 대칭을 이루는 말이다. 즉, 不可는 “~할 수 없다, ~하는 것이 불가(不可)하다. ~해서는 안된다”의 뜻으로 이에 대칭되는 말이 바로 可이다.
반면에 可以는 단순히 “~할 수 있다”의 뜻으로 가능을 나타내는 말로 굳어진 한 단어이다. 즉, 다시 말하면, 可는 말하는 사람의 가치판단이 개재되어 있지만, 可以는 말하는 사람의 가치판단없이 단순히 “~할 수 있다”의 뜻으로 가능만을 나타낼 뿐이다. 위의 문장에서도 心可逸은 단순히 가능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가치판단이 개재되어 있으므로, “마음은 편안히 해도 된다”로 번역될 수 있으며, 단순히 가능만을 나타내는 “마음은 편안하게 할 수 있다”의 번역으로는 그 어감을 살리기에 다소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또한, 可는 다소 관용적으로 굳어진 다음과 같은 표현들이 있다.(이때는 가치판단의 뜻이 없다)
可見~; ~임을 볼 수 있다. ~임을 알 수 있다.
可知~; ~임을 알 수 있다.
可謂~; ~라고 이를 수 있다. ~라고 말할 수 있다.
可免~; ~을 면할 수 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이 “可+술어”가 형용사적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
可憐(가련)하다, 可笑(가소)롭다, 可恐(가공)할~, 可觀(가관)이다, 可變(가변)적이다.
定心應物, 雖不讀書, 可以爲有德君子
마음을 안정시켜(정하고) 모든 일에 응하면 비록 글을 읽지 않았다고 해도 가히덕이 있는 군자라 할수있다.(그를 유덕군자라 할 수 있다)
(字義) ○應은 응할 응. ??應接(응접), 應試(응시).
○可는 “~하는 것이 옳다. ~하는 것이 가(可)하다”의 뜻이다.
○以爲는 한 단어로 “~으로 삼다, ~으로 여기다, ~으로 생각하다”의 뜻이다. 따라서 위의 문장을 직역하자면, “유덕군자(有德君子)로 여기는 것(以爲)은 가(可)하다. 옳다”의 뜻이다. 이런 번역은 고어투이지만, 그 문구의 쓰임새를 제대로 파악하는 데에는 오히려 더 편리하므로 이와 같이 직역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흔히 可를 영어의 “can”(가능의 조동사)쯤으로 동일시 하는데 이는 다소 적확하지 못하다. “can”의 뜻으로는 “可以”가 더 가까우며, “可”는 “~하는 것이 옳다, ~하는 것이 가(可)하다”의 뜻으로 보는 그 어감을 제대로 아는 것이다. 이는 뒤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耳不聞人之非, 目不視人之短, 口不言人之過, 庶幾君子
귀로는 남의 그릇됨을 듣지 아니하고, 눈으로는 남의 단점을 보지
아니하며, 입으로는 남의 과실을 말하지 말아야 거의 군자에
가까우니라.
(字義) ○庶는 거의 서. ○幾는 거의 기.
○“庶幾~” 는 관용구로 “~에 거의 가깝다. 거의 ~이다”의 의미로 자주쓰이는 한 단어이다.
蔡伯喈(諧)曰, 喜怒在心, 言出於口, 不可不愼。
채백개가 말하였다. 희로(喜怒)는 마음에 있고
말은 입에서 나오는 것이니, 삼가지 않을 수 없노라.
○出於~ :~에서 나오다.
○不可는 “~하는 것은 불가(不可)하다. ~해서는 안된다”의 뜻.
○不可不+술어: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 않으면 안된다.
馬援曰 聞人過失 如聞父母之名, 耳可得聞 口不可得言也
마원이 말하기를, 남의 잘못을 듣거든 부모의 이름을 듣는것 같이하여, 귀로는 들을 지언정 입으로 말하지 말아야한다.
○人之過失 - 다른사람의 잘못 ○耳可得聞圬 - 귀로는 들어도 됨
荀子曰, 無用之辯, 不急之察, 棄而勿治
순자께서 말씀하셨다. 쓸데없는 말(논쟁)과 급하지 않은 살핌(고찰)은
버려서 다스리지(다루지)마라.
(字義) ○辯은 말잘할 변, 논쟁할 변. ??辯護士(변호사), 論辯(논변).
○急은 급할 급. ○棄는 버릴 기. ??棄却(기각), 쓰레기投棄(투기).
○治는 다스릴 치. 의미가 파생되어 ~을 다루다. 조작하다의 뜻도 있다. ??難治病(난치병).
孫眞人養生銘曰, 怒甚偏傷氣, 思多太損神, 神疲心易役, 氣弱病相因, 勿使悲歡極, 當令飮食均, 再三防夜醉,
第一戒晨嗔。
손 진인의 양생명에 이르기를, 성냄이 심하면 기(氣)만 해칠 뿐이고, 생각이 많으면 정신을 크게 손상시킨다. 정신이 피로하면 마음이 쉽게 부림을 받고, 기(氣)가 약하면 병이 잇달아 일어난다.
슬픔과 기쁨을 극에 달하게 하지 말며, 마땅히 음식을 고르게
할 것이다. 재삼 밤에 술 취하지 않도록 하고,
제일 조심할 것은 새벽에 성내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다.
(字義) ○이 문장은 2.3 2.3으로 끊어 읽고, 神, 因, 均, 嗔이 운(韻)을 맞춘 글자들이므로, 읽으면서 운율을 느껴 보기 바란다.
○眞人은 道를 터득한 사람을 도가(道家)에서 일컫는 존칭이다. ○甚은 심할 심.
○偏은 치우칠 편. 여기서처럼 술어 앞에 붙어 부사로 쓰이는 경우가 많으며 우리말로
해석할 때는 偏+술어+목적어= “오로지 ~만 ~한다”는 식으로 의역하면 자연스럽다.
○太는 부사로 자주 쓰인다.
○疲는 고달플 피. ??疲困(피곤), 疲勞(피로).
○“心役”이란 표현은 한문에서 자주 접하는 관용 표현이다. 우리말로는 “마음이 고달프다. 속썩이다.”쯤으로 번역하면 좋을 듯 싶다.
○易+술어= ~하기 쉽다. 쉽게 ~하다. ○因은 인할 인. ○勿은 금지사로 “~하지 마라”의 뜻이다.
○使+A+술어= A로 하여금 ~하게 하다.
○令+A+술어= A로 하여금 ~하게 하다. 使와 令은 모두 사역동사로 쓰인다.
○晨은 새벽 신. ○嗔은 성낼 진.
紫虛元君誠諭心文曰, 福生於淸儉, 德生於卑退,
道生於安靜, 命生於和暢, 患(憂)生於多慾, 禍生於多貪,
過生於輕慢, 罪生於不仁。
자허원군의 성유심문에 이르기를, 복(福)은 청렴하고 검소한 데서
생기고, 덕(德)은 자신을 낮추고 물러나는 데서 생기며,
도(道)는 편안하고 고요한 가운데서 생기고, 명(命)은 화창한
가운데서 생기며, 우환(憂患)은 욕심이 많은 데서 생기고,
화(禍)는 탐욕이 많은 데서 생기며, 과실(過失)은 경만한 가운데서 생기고, 죄(罪)는 어질지 못한 데서 생긴다.
(字義) ○원문이 길어서 4단락으로 나누어서 실었다.
○자허원군은 도가(道家)의 사람이다.
○生於~: ~에서(~로부터) 생기다. ○淸은 맑을 청, 깨끗할 청. ○儉은 검소할 검. ○暢은 화창할 창, 통할 창. ○慢은 게으를 만. ??怠慢(태만).
戒眼 莫看他非, 戒口 莫談他短, 戒心 莫自貪嗔,
戒身 莫隨惡伴。無益之言 莫妄說, 不干己事 莫妄爲。
尊君王孝父母, 敬尊長奉有德, 別賢愚恕無識。
그러니, 눈을 경계하여 남의 그릇됨을 보지 말며, 입을 경계하여
남의 단점을 말하지 말고, 마음을 경계하여 탐내거나 성내지 말며,
몸을 경계하여 악한 친구를 따르지 말 것이다.
무익한 말은 망령되이 하지 말 것이며, 자기에게 간섭되지 않는 일은 망령되이 하지 말 것이다. 오로지, 군왕을 받들고 부모에게 효도하며, 어르신들을 공경하고 유덕(有德)한 자를 받들며,
현명한 자와 어리석은 자를 가리고 무식한 자를 용서하라.
(字義) ○戒는 경계할 계. ○嗔은 성낼 진. ○伴은 짝 반. ○妄은 망령될 망. 여기서는 부사로 쓰였다. ?? 妄動(망동), 妄發(망발).
○干은 간섭할 간. ??干涉(간섭), 干與(간여).
○尊은 높을 존. 첫번째 尊은 술어로 쓰인 것이고, 尊長의 尊은 명사로 쓰인 것이다. 특히 尊長은 지금까지도 쓰이는 단어이다.
物順來而勿拒, 物旣去而勿追, 身未遇而勿望,
事已過而勿思。聰明多暗昧, 算計失便宜, 損人終自失,
依勢禍相隨, 戒之在心, 守之在氣。
일이 순순히 오거든 막지 말며, 일이 이미 자나갔거든 쫓지
말 것이다. 몸이 아직 때를 만나지 못해도 바라지 말 것이요,
일이 이미 지나갔거든 더이상 생각하지 말 것이다.
총명해도 어둡고 우매한 구석이 많으며, 미리 계산을 해서
(계획을 다 짜 맞춰 놓았더라도) 편의를 잃을 수 있는 것이니라.
남을 손상시키면 끝내는 내 자신이 손실을 입을 것이요,
권세에 의존하면 화가 서로 따르리라. 경계하는 것은 마음에 있는
것이요, 지키는 것은 기(氣)에 있는 것이니라.
(字義) ○順은 좇을 순. 순응할 순. ○拒는 막을 거. ??拒絶(거절). ○已는 이미 이.
○過는 명사로는 “과오, 과실, 허물”이란 뜻이고, 술어로는 지날 과.
○昧는 어두울 매. ??愚昧(우매). ○便宜(편의)는 지금도 쓰이는 말이다.
○損은 덜 손. “~에게 손해를 끼치다. ~을 손상시키다”의 뜻이다. ○依는 의지할 의. ○A+在+B= A가 B에 있다.
○之는 “술어+之”가 명사구로 쓰인 것이다.
爲不節而亡家, 因不廉而失位。勸君自警於平生,可歎可警而可畏。上臨之以天鑑, 下察之以地祇, 明有王法相繼,
暗有鬼神相隨, 惟正可守, 心不可欺, 戒之戒之。
절제(절약)하지 못하여 집안을 망치고, 청렴하지 못하여 (벼슬)자리를 잃게되는 법! 그대에게 권하노니, 평생 동안 스스로 경계하여 할지니, 탄식할 만하고, 경계할 만하며, 두려워할 만한 것이다. 위로는 천감(하늘의 거울)으로 임하시고, 아래로는 지신(地神)으로 살피나니,
밝은 곳에서는 왕법(王法)이 서로 이어지고, 어두운 곳에서는 귀신이 있어 서로 따르나니, 오로지 正(올바름)만을 지켜야 할 것이요, 마음을 속여서는 안 되느니라. 이를 경계하고 경계하라.
(字義) ○爲는 ①할 위 ②위할 위 ③될 위 ④~으로 삼다. 등등의 4가지 뜻이 있다. 이때 ②의 뜻이 파생되어 “이유”를 나타내기도 한다. 즉, “~때문이다”로 의미가 확장되어 쓰이기도 한다. 위에서도 爲는 그 뒷문장 因과 댓구를 이루며 “이유”를 나타내는 뜻으로 쓰였다.
○節은 술어로 “절약(절제)할 절” 여기서는 不다음에 쓰였으므로 술어임을 짐작할 수있다.
○勸은 권할 권. ○警은 경계할 경. ○可歎可驚而可畏에서 “可+술어”는 모두 형용사적으로 쓰인 것이다.
○臨之, 察之에서 之는 모두 무엇을 특별히 지칭하는 대명사가 아니며 다만, 문장의 균형감과 안정감을 줌으로써 어세, 어기 등을 고르기 위해 써준 허사(虛辭)에 불과하다. 마지막의 戒之도 마찬가지이다.
○祇는 지신(地神) 기. ○欺는 속일 기.
○마지막 구절의 “惟正可守, 心不可欺”를 일부 책에서는 “오로지 올바라야 지킬 수 있으며, 마음을 속일 수는 없다”라고 번역을 하였는데, 이는 엄밀히 따지자면 적확한 번역이 아니다. 이는 可와 不可의 미묘한 뜻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단순히 “가능”의 뜻으로만 可와 不可를 보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正은 술어가 아니라, 守의 목적어이며, 可는 단순히 “가능”을 나타내는 글자가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가치판단이 개재되어 있으므로, 다음과 같이 직역을 할 수 있다. “오로지 올바름을 지키는 것이 可하고, 마음을 속이는 것은 不可하다”의 뜻으로 4.4의 댓구를 이루는 문장인 것이다. 바로 이와 같이 직역을 하는 것이 오역(誤譯)을 막을 수 있고, 또한 그 글자의 미묘한 어감을 제대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夷堅志云, 避色如避讐, 避風如避箭 , 莫喫空心茶, 少食中夜飯。
이견지에 이르기를, 여색 피하기를 원수 피하는 것처럼 하고,
바람(남녀관계를 빗댐) 피하기를 화살 피하는 것처럼 하라.
빈 속에 차를 마시지 말고, 한 밤중의 식사는 적게 먹을지니라.
(字義) ○2.3 2.3으로 끊어 읽고, 箭과 飯은 운(韻)을 맞춘 것임.
○箭은 화살 전.
○空心茶와 中夜飯은 굳이 글자를 풀어서 해석하지 말고, 한 단어(명사)처럼 읽는 것이 좋을 듯하다. 물론 이 글을 쓴 사람이 만든 고유명사(?)이겠죠.
正己篇終
安分篇
안분편은 자신의 분수를 지켜 편안한 마음을 갖자는 내용들이 실려 있다. 헛된 명리 (名利)를 좇아 자신의 본분(本分)마저 잊어버리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안분지족(安分之足)의 처세(處世)는 세상을 소극적으로 살라는 뜻이 아니라, 절제되지 않은 무한한 욕망을 맹목적으로 좇다가 자신을 망쳐버리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子曰 不在其位 不謨其政
공자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 지위에 있지 않거든 그 정사를 도모하지 말아야한다.
景行錄云, 知足 可樂, 務貪 可憂。
경행록에 이르기를, 족함을 알면 가히 즐겁고,
탐하기를 힘쓰면 근심하게 되느니라.
(字義) ○足은 족할 족.
○可樂은 형용사적으로 쓰인 것이다. ??可恐(가공)할 만하다.
○務는 힘쓸 무. “~하기를 힘쓰다”의 뜻.
知足者, 貧賤亦樂, 不知足者, 富貴亦憂。
만족함을 아는 자는 가난하고 천해도 또한 즐거울 것이요,
만족함을 알지 못하는 자는 부귀해도 또한 근심만 하느니라.
○賤은 천할 천. ??卑賤(비천), 賤民(천민). ○憂는 근심할 우. ??憂患(우환).
知足常足, 終身不辱, 知止常止, 終身無恥。
만족할 줄을 알아 늘상 만족해 하면 종신토록(몸을 마칠 때까지)
욕되지 않을 것이요, 그칠 줄 알아 늘상 적당한 선에서 그치면
종신토록 부끄러움이 없으리라.
(字義) ○辱은 욕될 욕.
○恥는 부끄러울 치. 수줍어한다는 뜻이 아니고, “치욕스럽다”는 뜻이다.
擊壤詩云, 安分身無辱, 知機心自閑, 雖居人世上,
却是出人間。
격양시에 이르기를, 안분하면(분수에 편안해 하면, 편안한 마음으로 분수를 지키면) 몸에 욕됨이 없을 것이요, (세상의) 기미(機微)를
알면 마음은 절로 한가로워 지느니라. 비록 인간 세상에 산다고 해도, 이것은 오히려 인간세상을 벗어난 것이로다.
(字義) ○이 문장은 詩이므로 2.3 2.3으로 끊어 읽고, 閑과 間은 운자(韻字)이다. 5언절구가 되겠다.
○機는 “베틀”이란 뜻도 있지만, “기미 기”의 뜻도 있다. ??機會(기회), 投機(투기).
○却은 현대에는 주로 “버릴 각”의 뜻으로만 쓰이지만, 한문에서는 이와 같이 부사로 “도리어 각”의 뜻으로 더 많이 쓰인다.
○是는 “~이다”의 뜻. 여기서 是는 지시대명사, “이 시”가 아니라 술어인 “~이다”의 뜻이다. 주어는 앞 문장의 글귀 전부이며, 이처럼 문맥상 是의 주어가 분명하면 주어를 쓰지 않는다. 위의 해석에서 “이것은”이라고 하여 지시대명사를 써 준 것은 是를 지시대명사로 보아 그렇게 번역한 것이 아니라, 다만 의역을 하는 과정에서 우리말의 어감에 맞게 주어를 넣어준 것 뿐이다.
○“却是~”는 관용구로 “도리어 ~이다”의 뜻이다.
語云 房室不在高大 不漏便好, 衣服不在綾羅 和暖便好, 飮食不在珍羞 飽腹便好, 娶妻不在顔色 賢淑便好,
親戚不在新舊 來往便好, 隣里不在高低 和睦便好,
朋友不在酒食 扶持便好
방과 집이 높고 크지 않더라도 새지 않으면 편하고 좋으며, 의복이 비단이 아니라도 화하고 따뜻하면 좋으며, 음식이 진수성찬이 아니라도 배부르면 좋으며, 처를 취함에 얼굴이 미모가 아니라도 현명하고 정숙하면 좋고, 친척이 새롭고 오래되지 않아도 래왕이 있으면 좋고, 가까운 마을에 높고 낮음이 없더라도 화목하면 좋고, 친우가 술과 음식이 없더라도 돕고 의지하면 좋으니라.
(濫想徒傷神, 妄動反致禍.)
남상(쓸데없이, 도에 넘치게 생각하는 것)은 한갓 정신만 상하게 하며, 망동(망령된 행동)은 도리어 화(禍)에 이르게 되느니라
(字義) ○濫은 넘칠 람. 부사로 쓰일 때는 “함부로 ~하다. 도에 넘치게 ~하다.”로 의역한다. ?? 濫用(남용), 濫發(남발).
○徒는 부사로 “다만 도, 한갓 도.”
○致는 이를 치. 致는 “~에 이르다”가 본 뜻이지만 의미가 확장되어 “~을 이루다. ~이 되다”는 뜻도 된다. 위에서도 “致禍”는 1차적인 의미는 “화에 이른다”는 뜻이지만, 결국 “화를 이룬다. 화가 된다”는 뜻이다. ??雲登致雨 (千字文에 나오는 글귀인데 의역해 보길 바란다; 구름이 올라 비에 이른다?)
(書曰, 滿招損, 謙受益。)
서전(書傳)에 이르기를, 가득차면 손해를 부르고, 겸손하면 이로움을 얻느니라.
(字義) ○招는 부를 초 ??招待(초대), 招魂(초혼). ○謙은 겸손할 겸. ??謙遜(겸손).
安分篇終
存心篇
존심(存心)!! 마음을 지닌다? 마음을 지닌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는 헛된 욕망에 의해 인의(仁義)의 본심을 잃지 말고 항상 그 본연의 마음 자세를 지니라는 뜻이다. 맹자가 이런 말을 했다. “군자가 속된 사람과 다른 것은 그가 마음을 지니기 때문이니, 군자는 인(仁)을 마음에 지니고 예(禮)를 마음에 지닌다”라고 하였다. (君子所以異於人者,以其存心也,君子以仁存心,以禮存心). 이에 연유하여 바로 이 存心은 유가(儒家)의 실천 명제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 편에서도 악과 물욕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착한 본성을 견지하라는 글귀들이 실려있다.
子曰, 聰明思睿, 守之以愚, 功被天下, 守之以讓,
勇力振世, 守之以怯, 富有四海, 守之以謙。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총명하고 생각이 밝아도 이를 어리석음으로
지키고, 공이 천하를 덮어도 이를 겸양으로 지키며,
용력이 세상을 떨칠지라도 이를 겁으로 지키고, 부(富)로 사해를
(四海; 온 세상을) 가졌다고 해도 이를 겸손으로 지켜야 하느니라.
(字義) ○睿는 叡와 동자(同字)이다. “밝을 예.” 슬기롭다는 뜻이다. ??叡智(예지). ○被는 ①입을 피. ②덮을 피.
○怯은 겁낼 겁. ??卑怯(비겁).
○여기서 之는 대명사라기 보다는, 즉 그 지시성(指示性)이 거의 희박하고 단순히 문장의 균형감과 안정감을 주어 어세를 고르기 위해 써준 글자이다. 그렇다고 하여 반드시 之를 “이것을, 그것을”이라고 해석해서는 안된다는 뜻이 아니다. 우리말의 어감에 맞게 때에 따라서는 목적어를 덧붙여 줄 수도 있는 것이다.
百巧百成 不如一拙
백가지 재주로 백가지를 이루는 것은 하나의 재주없는 것만 못하다.
○巧 - 공교할 교 ○拙- 졸렬할 졸, 졸하다, 운이 나쁘다.
范忠宣公, 戒子弟曰, 人雖至愚, 責人則明, 雖有聰明,
恕己則昏。爾曹, 但當以責人之心 責己,
恕己之心 恕人則, 不患不到聖賢地位也。
범 충선 공이 자제들에게 경계하여 말씀하였다. 사람이 비록 지극히 어리석어도 남을 책(責)하는 데는 밝고, 비록 총명함이 있어도
자기를 용서하는 데는 어두우니라. 너희들은 다만 마땅히 남을 책(責)하는 마음으로 자기를 책(責)하고, 자기를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하면 성현의 지위에 이르지 아니함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느니라. (그와 같이 하면 당연히 그런 지위에 이르기 마련이란 뜻)
(字義) ○범 충선 공은 북송(北宋)때의 재상.
○“술어+사람+曰”의 구문은 자주 쓰이는 문구이다.
○至는 술어로는 “~에 이르다”의 뜻이지만, 이와 같이 한정어로 쓰일 때는 (至가 명사나 서술어앞에 쓰일 때는) “매우, 지극히”의 뜻이다. (?? - 서술어를 한정하는 경우) 至尊(지존), 至高至順(지고지순). (?? - 명사를 한정하는 경우) 至誠(지성), 至論(지론).
○昏은 어두울 혼. ○曹는 무리 조. ??法曹界(법조계). 吏曹(이조), 兵曹(병조). ○患은 뒤로 절을 받아(不到~位也까지) ~을 걱정하다, “be worried that~”의 의미이다.
○責은 꾸짖을 책. 조를 책, 구할 책. 責은 꾸짖는 것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길을 가도록 요구하고 조른다는 뜻도 내포되어 있다. 옥편에 보면, “꾸짖을 책”외에 “조를 책, 구할(求) 책”이란 뜻도 있다. 여기서 조르고 구한다는 것은 바로 이를 가리키는 뜻풀이이다. 孟子에 보면 “責善,朋友之道也”(善을 서로 권장하고 조르는 것은 친구간의 도리이다)이란 글귀가 아마도 이 責이란 뜻의 모태가 된 것 같다. 여기서 責善이란 善한 길로 가도록 서로 구하고 조른다는 뜻이다. 위의 문장에서도 단순히 꾸짖는 것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미를 더 확장시킬 수 있도록 責을 그 음(音) 그대로
옮겨보았다. ??責望(책망), 責善(책선), 自責(자책), 責任(책임).
○以責人之心責己, 恕己之心恕人에서 뒷구절에 以를 붙이지 않은 것은 이미 앞 문장에서 以를 썼고, 또한 두 문장이 댓구를 이루기 때문에 以를 뒤에 붙이지 않은 것으로
이와 같이 똑같은 글자가 반복되면 흔히 생략된다.
○到는 이를 도. “~에 이르다, ~에 도착하다”는 뜻. ??到着(도착), 到達(도달).
朱文公曰, 守口如甁, 防意如城。
주 문공께서 말씀하셨다. 입 지키기를 병(甁)과 같이 하고,
뜻 막기를 성(城)과 같이 하라.
(字義) ○朱文公은 朱子를 지칭한다. 文은 시호이고 公은 존칭이다.
○甁은 병 병. 첫구절은 입을삼가하여 함부로 말하지 않는 것을 깨지기 쉬운 병을 지키듯 하라는 뜻이다.
○防은 막을 방. 두번째구절은 뜻을 굳게 지녀, 그 뜻을 잃거나 다른 헛된 욕망에
빼앗기지 않도록 성문을 지키듯 하라는 뜻이다.
心不負人이면, 面無慙色니라。
마음으로 남에게 지지 않으면, 얼굴에 부끄러운 빛이 없느니라.
(字義) ○負는 ①(등에) 질 부 ②질(패배할) 부. ○慙은 부끄러울 참. ○A+無+B= A에 B가 없다.
人無百歲人이나, 枉作千年計니라。
사람 중에는 백세를 사는 사람이 없건만은
천년의 계교를 헛되이 짓는구나.
(字義) ○枉은 굽을 왕. 여기서는 부사로 쓰여다. ○計는 계교 계. 꾀 계. ??計劃(계획).
寇萊公六悔銘曰, 官行私曲失時悔, 富不儉用貧時悔,
藝不少學過時悔, 見事不學用時悔, 醉後狂言醒時悔,
安不將息病時悔。
구래 공의 육회명에 이르기를, 벼슬자리에 있을 때 사사롭고 굽은 일을 행하면 (벼슬자리를) 잃었을때 뉘우칠 것이요,
부유할 때 씀씀이를 검소히 하지 않으면 가난해질 때 뉘우칠
것이고, 재주가 있으나 어려서 배우지 아니하면 때가 지났을 때
뉘우칠 것이요, 일을 보고 배우지 아니하면 쓸 때 뉘우칠 것이며, 술에 취한 후 함부로 말하면 술이 깰 때 후회할 것이고,
몸이 편안할 때 조심하지 않으면 병이 들었을 때 후회하리라.
(字義) ○이 육회명(여섯가지 후회를 담은 글)은 7언의 댓구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7언의 경우에는 대개 4.3 4.3으로 끊어 읽는다. 이런 규칙을 알아야 해석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미 살펴보았듯이 5언의 경우에는 2.3 2.3으로 끊는다.
○官은 벼슬 관. ○藝는 재주 예. ○少는 ①(나이가) 어릴 소 ②(少+명사구) 적을 소. ③(부사) 조금 소. 여기서는 ①의 뜻으로 “나이가 어리다”는 뜻이다. 위의 문장은 ③의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즉, “재주가 있어도 조금도 배우지 아니하면”이라고 해도 된다. 그러나 뒤에 “過時”(지났을 때)란 말과 호응이 좋지 못하므로 ①의 뜻으로 쓴 듯하다.
○醒은 깰 성. ??覺醒(각성). ○술어+時; ~할 때.(when~)
孫思邈曰, 膽欲大而 心欲小, 知欲圓而 行欲方。
손사막이 말하였다. 담력은 크게 하고자 하나(크게 가지되),
마음은 작게 하고자 하노라(마음은 작게 가지고).
지혜는 둥글게 하고자 하나(지혜는 둥글게 가지되),
행동은 네모반듯하게 하고자 하노라(방정하게 해야한다).
(字義) ○손사막(孫思邈)은 당(唐)나라 때 사람.
○膽은 쓸개 담. 여기서는 과단성, 의지 등을 비유한 말이다. 따라서 위의 첫 구절은 뜻은 크게 갖고자 하나, 마음은 작게 하여 항상 삼가고 경계한다는 뜻이다. ○圓은 둥글 원.
○方은 술어로 “네모반듯하다. 방정(方正)하다”의 뜻이다. ??품행이 方正하다. 方席(방석).
○위의 두번째 구절은 지혜는 둥글게 하여 막힘이 없게 하고자 하나, 행동은 네모처럼 반듯하게 하고자 한다는 뜻이다.
念念要如臨戰日, 心心常似過橋時。
항상 생각으로는 적과 임해 있는 나날 같이 하여야 할 것이요,
항상 마음으로는 다리를 건너는 때와 같아야 할 것이다.
(字義) ○명사를 중첩해서 쓰면, “모든~, ~마다”의 뜻이다. 즉, 念念은 “모든 생각에, 생각마다”의 뜻이다. ??代代孫孫.
○臨은 임할 림. ??降臨(강림), 臨終(임종).
○似는 “같을 사”로 如와 쓰임새가 같다.
○過는 명사로는 허물, 지나침, 과오의 뜻이고, 여기서처럼 술어로는 “~을 지나다”의 뜻이다. 술어로는 ①(장소)~를 지나다. ②지나치다. 과도하다. ③과오를 저지르다. 실수하다. 등등의 뜻이 있다.
○橋는 다리 교. ??橋梁(교량), 漢江橋(한강교).
懼法朝朝樂, 欺公日日憂。
법을 두려워하면 언제나 즐거울 것이요,
공중(公衆)을 속이면 날마다 근심하리라.
(字義) ○懼는 두려울 구. “~을 두려워하다”의 뜻이다.
○朝는 아침 조. ○公은 한가지 공. “공공(公共), 공중(公衆)”의 뜻이다. 이외에도 公은 주로 “공정하다, 공평무사(公平無私)하다”의 뜻으로도 많이 쓰인다.
○欺는 속일 기.
○명사를 중첩해서 쓰면 “모든~, ~마다”의 뜻이다.朝朝는“아침마다”, 日日은“날마다”의 뜻
素書云, 薄施厚望者不報, 貴而忘賤者不久。
소서에 이르기를, 박하게 베풀고서는 후하게 바라는 자는
보답이 돌아오지 않고,
귀해졌다고 하여 천한 시절을 잊는 자는 오래 가지 못하느니라.
(字義) ○薄은 엷을 박. ○厚는 두터울 후. ○久는 오랠 구. ??長久(장구), 永久(영구).
施恩勿求報, 與人勿追悔
은혜를 베풀었거든 보답을 구하지 말 것이요,
남에게 주었거든 더 이상 쫓아 후회하지 말 것이다.
(字義) ○與는 술어로 “줄 여.” ??給與(급여), 與信(여신).
○悔는 뉘우칠 회. ??後悔(후회).
景行錄云, 坐密室如通衢, 馭寸心如六馬, 可免過。
경행록에 이르기를, (사방이 막혀 있는) 밀실에 혼자 앉아 있더라도 (사방이 뚫린) 거리에 있는 듯이 하며,
한 마디의 작은 마음 통제하는 것을 (제 멋대로 움직이려 하는)
여섯 필의 말을 부리듯이 하면, 허물을 면할 수 있으리라.
(字義) ○衢는 거리 구. ○馭는 말부릴 어. ○寸은 마디 촌. 길이의 단위로도 쓰인다.
○可免~; ~을 면할 수 있다.
景行錄云, 責人者不全交, 自恕者不改過。
경행록에 이르기를, 남을 책(責)하는 자는 사귐을 온전히 하지
못하며,스스로를 용서하는 자는 자신의 과오를 고치지 못하느니라.
(字義)○全은 不뒤에 쓰였으므로 술어임을 알 수 있다. 全은 온전할 전. “~을 온전히 하다”의 뜻이다. 물론 부사로 “전부,” 한정어로 “모든”의 뜻도 있는 것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문장에 따라 품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夙興夜寐, 所思忠孝者, 人雖不知, 天必知之,
飽食煖衣, 怡然自衛者, 身雖安, 其如子孫何。
숙흥야매에(아침 일찍 일어나 밤이 깊어 잠잘 때까지) 생각하는
것이 충효인 사람은 남이 비록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하늘은 반드시 알아줄 것이요, 배불리 먹고 따뜻하게 옷을 입고는 이연하여(기뻐하여, 화락하여) 자신만을 지키는 자는
몸은 비록 편안할지라도 그의 자손은 어찌될 것인고?
(字義) ○夙은 아침일찍 숙. 이를 숙. ??夙成(숙성).
○興은 일어날 흥. ○寐는 잠잘 매. ○“夙興夜寐”는 아침 일찍 일어나고 밤이 깊어 잠잘 때까지라는 뜻으로 자주 쓰이는 관용적인 표현이다.
○“所+타동사”는 ~하는 바. ~하는 것. 등등의 뜻으로 명사구를 이룬다. ??所願, 所望, 所謂. 위의 문장의 “所思忠孝者”에서 所는 思까지만 걸리는 것이지, 忠孝까지 걸리는 것이 아니다. ○衣는 “옷을 입다”는 뜻의 술어로 쓰였다.
○怡는 ①화(和)할 이. ②기뻐할 이. 이연(怡然)은 종종 쓰이는 단어로서 기뻐하는 모양을 나타내는 의태어이며, 술어를 한정하는 부사로 쓰였다.
○然은 형용사나 동사 뒤에 붙어서 그 모양을 나타낸다. ??泰然, 超然, 空然, 完然, 確然, 儼然, 杳然, 隱然, 偶然, 決然, 公公然 등으로 문장내에서는 주로 그 문장의 술어를 한정하는 “부사(副詞)”로 쓰이며, 때에 따라서는 명사 또는 술어로도 쓰인다. 이렇게 술어나 형용사 뒤에 然이 붙어서 단어를 이루는 말이 아주 많은데 이중에는 위에서
예를 든 것처럼 지금도 한 단어로 굳어져 쓰이는 낱말도 많으며, 고어(古語)에는
훨씬 더 이런 의태어들이 많다. 이런 낱말들은 그 뜻을 풀어서 해석하기 보다는 차라리 한 단어로 해석해주는 것이 나을 듯하다.
○“如 A 何”는 관용적인 문구로서, “A는 어떻게 할 것인가?”의 뜻이다.
以愛妻子之心, 事親則曲盡其孝。以保富貴之心,
奉君則無往不忠。以責人之心, 責己則寡過。
以恕己之心, 恕人則全交。
처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어버이를 섬기면 그의 효도를 극진히 하는 것이요, 부귀를 지키는 마음으로 임금을 받들면 언제라도 불충하는
때가 없을 것이니라. 남을 책(責)하는 마음으로 자기를 책(責)하면 허물이 적을 것이요, 자기를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하면 사귐을 온전히 하게 될 것이니라.
(字義) ○事는 섬길 사. ○親은 어버이 친. ○則은 앞 문장을 가정으로 해석한다.
○無不+술어; ~하지 않는 것이 없다. 이는 자주 쓰이는 문장 형태이니 알아둘 필요가 있다.
○“無往不+술어”는 한문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표현이다. “어딜가더라도(어디에서라도) ~하지 않음이 없다”의 뜻으로 의역하자면 “언제라도 ~한다”의 뜻이다.
○寡+명사; ~이 적다.
爾謀不臧, 悔之何及, 爾見不長, 敎之何益,
利心專則背道, 私意確則滅公。
너의 도모함이 착하지 않으면 후회한들 어디에 이를 것이며(후회해도 아무 소용없다는 뜻), 너의 보는 것이(식견이) 길지 아니하면 가르친들 무슨 이로움이 있으리요? 다만, 자기를 이롭게 하는
마음이 오로지 있으면 도(道)를 배반하는 하는 것이며,
사사로운 뜻이 굳으면 공적(公的)인 것을 멸하게 되는 것이로다.
(字義) ○爾는 너 이. ○謀는 꾀할 모. 도모할 모. ○臧은 착할 장.
○悔之, 敎之에서 之는 무엇을 지칭하기 위한 대명사가 아니라, 다만 그 之앞에 붙은 글자를 술어답게 만들어 주는 어감을 주기 위한 어기조사(語氣助詞)이다.
○及은 이를 급. “何及”은 “아무 소용없다”는 의미로 잘 쓰이는 관용구이다.
○專은 오로지 전. 여기서는 술어로 쓰였다. 전일(專一)하다는 뜻이다.
○背는 등 배. 배반할 패. 背가 배반하다의 뜻일 때는 전통적으로 “패”라고 읽지만, 개인적인 생각에는 “배”로 읽어도 무방하리라 본다. ??背信(배신).
○公은 공변될 공. 공정하다. 공평무사하다는 뜻이다.
生事事生, 省事事省。
일을 생기게 하면 일은 생기고, 일을 덜면 일은 덜어지는 것이다.
(字義) ○生은 타동사로 ①~에 살다. ②~을 낳다. 자동사로는 ①생기다. 나다. 위 문장에서 첫번째 生은 타동사고 두번째 生은 자동사이다.
○省은 덜 생 ??省略(생략).
擊壤詩云, 富貴如將智力求, 仲尼年少合封侯,
世人不解靑天意, 空使身心半夜愁。
격양시에 이르기를, 부귀를 만약 지력(智力)으로 구한다면,
중니(仲尼)같은 분은 나이 어려서 벌써 제후를 봉합하였으리라.
세상 사람들은 하늘의 뜻을 풀지 못하고(이해하지 못하고)
부질없이 한밤중에 심신을 근심하게 하느니라.
(字義)○如는 ①만약 ~한다면(=若) ②~와 같다(=若)의 뜻이 있다. 위에서는 ①의 뜻이다.
○富貴는 求의 목적어이다. ○仲尼(중니)는 孔子의 字이다.
○將은 여기서 “장차 장”의 뜻이 아니라, “가질 장”의 뜻이다. 즉, “~을 가지고서”의 뜻으로 以자와 비슷한 용법으로 흔히 쓰인다.
○年은 “나이”란 뜻. ??年長者(연장자), 年老(연로).
○少는 ①(나이가) 어릴 소. ②(少+명사구) 적을 소. ③(부사) 조금 소. 여기서는 ①의 뜻이다.
○위 시에서 공자와 같은 성인이라면 나이가 어려서 진즉에 일찍이 제후를 봉합하여 천자가 되었을 터인데도 천하를 다스리지 못한 것은 바로 하늘의 뜻이란 것이다.
○解(해)는 “~을 깨닫다. ~을 이해하다”의 뜻. ??理解(이해), 解釋(해석).
○空은 부사로 “헛되이, 부질없이. 공연히”의 뜻.
○使+A+술어= A로 하여금 ~하게 하다.
○半夜는 “한밤중”이란 뜻의 한 단어이다.
益智書云, 寧無事而家貧, 莫有事而家富。
寧無事而住茅屋, 不有事而住金屋。
寧無病而食麤飯, 不有病而食良藥。
익지서에 이르기를, 차라리 아무 일 없이 집이 가난할지언정
사고가 있으면서 집이 부유하게 하지는 말 것이요,
차라리 아무 일 없이 띠로 지은 집에 살망정 사고가 있으면서
금으로 된 집에 살지 말 것이며, 차라리 병이 없으면서 성긴 밥을 먹을지언정 병이 있으면서 좋은 약을 먹을 일이 아니로다.
(字義) ○寧은 ①안녕 녕 ②차라리 녕. 여기서는 ②의 뜻으로 쓰였다.
○莫은 금지사로 쓰였다. 마지막 귀절의 不도 금지사로 쓰였다.
○茅는 띠 모. “띠”는 길쭉한 풀이름.
○麤는 성길 추. 거칠 추.
○服은 “~을 복용(服用)하다”는 뜻이다. 그 외에 ①입을 복. ②복종할 복.등의 뜻이 있다.
○良은 좋을 량. 여기서는 “어질 량”의 뜻이 아니다.
心安茅屋穩, 性定菜羹香。
마음이 편안하면 띠로 지은 집도 편안한 것이요,
성품이 안정되면 나물국도 향기로우니라.
(字義)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穩은 편안할 온. ??穩健(온건), 不穩(불온)서적.
○菜는 나물 채. ○羹은 국 갱.
存心篇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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