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각
(율곡이이의 저서인 격몽요결과 어릴때 쓰던 벼루인 용연등이 보관된 유품소장각)
제7장 제례
祭祀는 當依家禮하여 必立祠堂하여 以奉先主하고 置祭田하고 具祭器하되
宗子主之니라
제사는 마땅히 가례에 의하여 하되 반드시 사당을 세워 조상의 신주를 모시고
또 제전을 두고 제기를 마련하여 종자가 주장이 되어 모신다.
主祠堂者는 每晨에 謁于大門之內하여 再拜하고(雖非主人이라도 隨主人하여
同謁이 無妨하니라) 出入必告니라
사당을 주장해 모시는 자는 매일 새벽에 대문 안에 들어가 뵙고 두 번 절한다.
(비록 주인이 아닌 사람이라도 주인을 따라서 같이 뵙고 절하는 것이 무방하다)
드나들 때는 반드시 고하여야 한다.
或有水火盜賊이면 則先救祠堂하여 遷神主 遺書하고 次及祭器然後에 及家財니라
혹 수재나 화재나 도둑이 들었을 때는 먼저 사당부터 구원하여 다른 곳으로
옮겨 모시고 조상이 남긴 글이 있으면 옮겨놓고 다음으로 제기를 옮겨 놓은 이후
집안의 재물을 옮긴다.
正(正朝) 至(冬至) 朔(一日) 望(十五日)엔 則參하고 俗節엔 則薦以時食이니라
時祭엔 則散齋四日하고 致齋三日이니라
정월 초하룻날, 동짓날, 매달 초하루, 보름이면 사당에 나가 뵙고 속절을 당하면
때에 맞추어 천거한다. 시제를 지내려면 산재를 4일 동안 하고
치재는 3일 동안 한다.
忌祭엔 則散齋二日 致齋一日이며 參禮엔 則齋宿一日이니
所謂散齋者는 不弔喪 不問疾 不茹葷이며 飮酒에 不得至亂이니라
齋(재계할 재{상복 자}) 茹(먹을 여) 葷(매운 채소 훈)
기제를 지낼 때에는 산제를 2일 동안 하고 치제를 하루 동안 한다.
참례를 할 때에는 하루 동안 재숙을 한다. 이른바 산재라는 것은
남의 초상집에 가서 조상하지 않고 남의 문병을 가지도 않고
마늘을 먹지 않고 술을 마셔 어지러운데 이르지 않는다.
凡凶穢之事는 皆不得預니라(若路中 猝遇凶穢 則掩目而避요 不可視也니라)
穢(더러울 예) 猝(갑자기 졸) 掩(가릴 엄)
모든 흉하고 더러운 일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만일 길을 가다가 졸지에 흉하고 더러운 것을 만나면 눈을 감고
피할 것이며 바로 보지 않는다)
所謂致齋者는 不聽樂하며 不出入하고 專心想念이며 所祭之人은
思其居處하고 思其笑語 思其所樂하며 思其所嗜之謂也라
嗜(즐길 기)
이른바 치재란 무엇인가? 난잡한 음악을 듣지 않고 출입도 하지 않으며
마음을 오직 제사지내는 일만 생각한다. 제사지내는 사람은 그분이 거처하던
곳만 생각하고 그분이 하던 우스운 말만 생각하고 그분의 즐거워하는
바를 생각하고 그분이 즐겨하시던 바를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夫然後에 當祭之時하여는 如見其形하고 如聞其聲하여 誠至而神享也니라
享(누릴 향, 제사지내다)
이렇게 한 뒤에 마땅히 제사를 지낼 때에는 그분의 모습을 눈앞에 보는 듯 하며
그분의 음성을 듣는 듯 하며 이렇게 정성을 다하면 신이 와서 흠향하게 된다.
凡祭主는 於盡愛敬之誠而已니 貧則稱家之有無하고 疾則量筋力而行之며
財力可及者는 自當如儀니라
무릇 제주가 된 자는 이렇게 사랑하는 마음과 공경하는 정성을 다할 뿐이니
집이 가난하면 집안에 있고 없는 물건을 가량해서 할 것이고 질병이 있을
때에는 자기의 조력을 짐작해서 행할 것이다. 자기의 재력이 가하다면
마땅히 예법에 따라 다 해야 할 것이다.
墓祭 忌祭에 世俗에 輪行은 非禮也라
묘제와 기제는 지금 세상 풍속은 돌려가면서 지내는데 이것은 예가 아니다.
墓祭는 則雖輪行이라도 皆祭于墓上이니 猶之可也어니와 忌祭는
不祭于神主하고 而乃祭于紙榜하니 此甚未安이라
묘제는 비록 돌려가면서 지낸다 하더라도 모두 무덤 앞에서 지내는 것이니
오히려 옳다고 하겠다. 기제는 사당의 신주에게 지내지 못하고 다만 지방
앞에서 지내게 될 것이니 이는 몹시 미안한 일이다.
雖不免輪行이라도 須具祭饌하여 行于家廟 庶乎可矣니라
饌(반찬 찬) 廟(사당 묘)
비록 돌려가면서 지내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거든 오히려 제수 음식을
구비하여 가묘에서 지내는 것이 그래도 옳을 것이다.
喪祭二禮는 最是人子致誠處也라 已沒之親은 不可追養이니
若非喪盡其禮하고 祭盡其誠이면 則終天之痛을 無事可寓요 無時可洩也니
痛(아플 통) 寓(머무를 우) 洩(샐 설)
상중의 일과 제사지내는 두 가지 예법은 남의 자식 된 자로서 가장 정성을
다해서 해야 할 일이다. 이미 돌아가신 부모는 다시 봉양 할 수가 없다.
만일 상중에 그 예를 다하지 못하고 제사 때에 그 정성을 다하지 못한다면
하늘에 다하도록 아픈 마음을 어디다 풀 것이며, 어느 때에 풀 것인가?
於人子之情에 當何如哉아 曾子曰 愼終追遠이면 民德이 歸厚矣라 하니
爲人子者 所當深念也니라
사람의 자식 된 정리에 마땅히 어떻다 하리오?
증자가 말하기를 부모가 돌아갔을 때 일을 삼가서 하고 돌아간 뒤에 부모를
생각 한다면 백성들의 덕을 생각하는 마음씨가 두터운 곳으로 돌아가리라
했으니, 사람의 자식 된 자들은 마땅히 깊이 생각할 일이다.
今俗엔 多不識禮하여 其行祭之儀 家家不同하니 甚可笑也라
若不一裁之以禮면 則終不免紊亂無序하여 歸於夷虜之風矣라
지금 사람들은 예법을 알지 못하는 자가 많다. 그래서 제사지내는 절차가
집집마다 모두 같지 않으니 몹시 우스운 일이다. 만일 하나로 통일해서
예법에 맞도록 하지 않는다면 마침내는 어지럽고 질서가 없어져
오랑캐의 풍속으로 돌아가고 말 것이다.
茲抄祭禮하여 附錄于後하고 且爲之圖하노니 須詳審倣行이요
而若父兄이 不欲이어던 則當委曲陳達하여 期於歸正이니라
茲(무성할 자) 抄(노략질할 초) 倣(본뜰 방)
그래서 제사의 예도를 무수히 베끼고 다듬어서 부록으로 붙이고 또 그림까지
그려 놓았으니 모두 자세히 살피고 본 떠서 행할 것이요.
만일 부형들이 이렇게 하지 않으려 한다면 마땅히 바르고 자세히 말씀드려
바르게 돌아가도록 기약해야 하느니라.
제8장
'고전 이야기 > 격몽요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격몽요결 제9장 접인 (0) | 2018.01.23 |
---|---|
격몽요결 제8장 거가 (0) | 2018.01.21 |
격몽요결 제6장 상제 (0) | 2018.01.18 |
격몽요결 제5장 사친 (0) | 2018.01.16 |
격몽요결 제4장 독서 (0) | 2018.0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