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기념관
第五章 事親
凡人은 莫不知親之當孝로되 而孝子는 甚鮮하니 由不深知父母之恩故也라
보통 사람들은 부모에게 마땅히 효도해야 된다는 것은 알고 있으면서도 효도 하는 자는 드물다.
그 연유는 부모의 은혜는 깊이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天下之物이 莫貴於吾身이니 而吾身은 及父母所遺야라
천하의 모든 물건은 내 몸보다 더 소중한 것이 없다. 그런데 이 몸은 부모가 준 것이다.
今有遺人以財物者면 則隨其物之多少輕重하여 而感恩之意 爲之深淺焉이라
지금 남에게 재물을 받았다면 그 재물의 많고 적은 것이나 소중하고 소중하지 않은 것에
따라서 그 사람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도 깊거나 얕거나 하게 될 것이다.
父母 遺我以身하니 而擧天下之物이라도 無以易此身矣니라
부모는 나에게 몸을 주셨으니 천하의 모든 물건을 다 준다 해도
이 몸과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一本作 時下云乎에 父兮生我하시고 母兮鞠我하시니 欲報之德인댄 昊天罔極이라
이 책 외에 다른 곳에는“ 시경에 이런 말이 있다. 우리 아버님 날 낳으시고
우리 어머님 나를 길러주셨으니 그 은혜를 갚고자 하면 저 하늘과 같이 끝이 없네.
人子之受生에 性命血肉이 皆親所遺이니 喘息呼吸 氣脈이 相通此身하되 非我私物이요
乃父母之遺氣也라 故로 曰
哀哀父母에 生我劬勞라 하니라) 劬(수고로울 구)
사람의 자식 된 자가 그 생을 받았으니 성명과 피와 살은 모두 부모가 주신 것이다.
그래서 숨 쉬고 호흡하고 기운과 혈맥이 이 몸에서 서로 통하는 것이니
나는 사사로운 물건이 아니고 곧 부모가 남겨주신 기운인 것이다.
그러므로 슬프다 우리 부모님이시여! 나를 낳으시느라 소고 하셨도다. 라고 쓰여 있다.
父母之恩이 爲如何哉아 豈敢自由其身하여 以不盡孝於父母乎아
人能恒存此心이면 則自由向親之誠矣니라
부모의 은혜를 어찌 하리오. 내가 저절로 몸뚱이를 가졌다 해서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지 않으리오. 사람이 능히 항상 이 마음을 갖는다면 저절로 부모에게 향하는
정성이 있게 될 것이다.
凡事父母者는 一事一行을 母敢自專하고 必稟命而後에 行이요
무릇 부모를 섬기는 자는 한 가지 일이나 한 가지 행동도 제 맘대로 하지 못하고
반드시 부모에게 아뢴 뒤에 행해야 한다.
若事之可爲者라도 父母 不許어시던 則必委曲陳達하여 頷可而後에
行이요 若終不許면 則亦不可直遂其情也니라
만일 의당 해야 할 일이라도 부모가 이를 허락하지 않을 때에는 반드시 간곡히
사유를 여쭈어 허락을 받은 후에 행해야 한다.
끝내 허락을 않으신다면 역시 제 생각대로 일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每日 未明而起하여 盥櫛衣帶하고 就父母寢所하여 下氣怡聲으로 問燠寒安否하고
매일 날이 밝기 전에 일어나서 양치질하고 머리를 빗은 다음 옷 입고 띠를 매고
부모의 침소로 나아가 기운을 화평하게 하고 목소리를 부드럽게 하여 춥고 더운 것과
편안한지 불편한지를 여쭙는다.
昏則詣寢所하여 定其褥席하여 察其溫凉하여 日間侍奉에 常愉色婉容으로
應對恭敬하고 左右就養하되 極盡其誠하여
褥(요 욕) 凉(서늘할 량) 愉(즐거울 유) 婉(순할 완)
또 날이 어두우면 침소로 나아가 이부자리를 깔아드리고 따뜻한지 서늘한지를 살피고,
날마다 받들어 모실 것을 물어서 항상 유쾌한 얼굴과 부드러운 모양으로 공경하여
응대하고 좌우에 모셔 봉양하기에 그 정성을 극진히 한다.
出入엔 必拜辭拜謁이니라 今人은 多是被養於父母요
不能以己力으로 養其父母니 若此奄過日月이면 則終無忠養之時也라
謁(아뢸 알) 奄(가릴 엄)
집을 나가거나 돌아와서는 반드시 절을 한 다음 인사를 여쭙고 아뢴다. 지금 사람들은
모두 부모가 길러준 은혜를 입고서도 자기 힘으로 그 부모를 봉양하지 못한다.
만일 이대로 세월을 지나면 끝내 충성되게 부모를 봉양할 기회가 없을 것이다
必須躬幹家事하여 自備甘旨然後에 子職을 乃修니라
반드시 몸소 잡안 일을 주장해서 자기 스스로 맛있는 음식을 갖추어 드린
후에라야 자식 된 직책을 다했다고 하겠다.
若父母 堅不聽從이면 則雖不能幹家라도 亦當周旋補助하여
而盡力得甘旨之具하여 以適親口 可也니라
만일 부모가 이것을 기어이 듣지 않으실 때는 비록 자기가 집안일을 주장하지
못하더라도 역시 마땅히 주선하고 보조해서 힘을 다해 맛있는 음식을 마련하여
부모의 입에 맞도록 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若心心念念이 在於養親이면 則珍味를 亦必可得矣라 每念王延이
隆冬盛寒에 體無全衣라도 而親極滋味하여 令人感歎流涕也하라
만일 이렇게 마음마다 생각하고 생각해서 마음이 부모 봉양하는 데 있으면
맛있는 음식도 또한 반드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옛날 왕연이 깊은 겨울 몹시
추운 날에 몸에 옷 한 가지 입지 않고도 부모를 따뜻하게 해 드렸다는 것을
마음에 둔다면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감탄해서 눈물을 흘리게 할 수 있다.
人家 父子間에 多是愛逾於敬이니 必須痛洗舊習하고 極其尊敬하여 父母所坐臥處엔
子不敢坐臥하여 所接客處엔 子不敢接私客이며 上下馬處엔 子不敢上下馬 可也니라
사람들이 부자지간에 흔히 사랑하는 마음이 공경하는 마음보다 지나치기 쉽다.
그러니 반드시 과거의 습관을 깨끗이 씻고 지극히 존경해야 한다. 부모가 앉아 계시고
누워계시는 곳에는 자식이 감히 앉고 눕지 못하며 부모가 손님을 접대하는 곳에서는
자식이 감히 자신의 사사로운 손님을 접대하지 못한다.
또 부모가 말을 타고 내리는 곳엔 자식이 감히 말을 타거나 내리지는 못한다.
父母之志는 若非害於義理면 則當先意承順하여 毫忽不可違요
부모의 뜻이 만일 의리에 해로운 것이 아니면 마땅히 먼저 그 뜻을 이어 받아서
순순히 행하고 조금이라도 어기거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若其害理者는 則和氣怡色柔聲 以諫하여 反覆開陳하여 必期於聽從이니라
만일 부모의 뜻이 의리에 해로운 것이라면 화평한 기운과 즐거운 안색 부드러운 목소리로
부모에게 아뢰어서 여러 가지 사유를 말씀드려 반드시 이를 알아듣도록 하여 따르게
하여야 한다.
父母有疾이어던 必憂色沮하여 捨置他事하고 只以問醫劑藥으로 爲務요 疾止어던 復初니라
부모에게 병환이 계시면 반드시 마음속으로 조심하고 얼굴빛을 변하여 다른 일들은
제쳐두고 오직 의원에게 묻고 약을 지어드리는 일을 해야 한다.
병환이 회복되면 이전처럼 돌아가 일을 본다.
日用之間에 一毫之頃이라도 不忘父母然後에 乃名爲孝니 彼持身不謹하고 出言無章하며
嬉戱度日者는 皆是忘父母者也니라
날마다 하는 일이나 아무리 짧은 시간 일지라도 부모를 잊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한
뒤에라야 비로소 효도 한다는 말을 할 수가 있으나, 몸가짐을 삼가지 않고 말을 할 때도
법도가 없이 웃고 노닐면서 세월을 보내는 자는 모두 부모를 잊은 자의 행동이다.
日月如流하니 事親이 不可久也라 故로 爲子者는 須盡誠竭力하여 如恐不及 可也라
古人時에 曰 古人一日養을 不以三公換이라 하니 所謂愛日者 如此니라
세월은 물과 같이 흐르니 부모를 섬기는 시간도 길지는 못하다. 그러므로 남의 자식
된 자는 모름지기 정성을 다하고 힘을 다 하면서도 자기가 할 일을 다 하지 못할까
두려워하노라. 옛 시절에는 “옛 사람은 하루 동안 부모 봉양 하는 것을 삼공과도
바꾸지 않는다.” 하였으니 이른바 세월을 아끼면서 부모를 봉양한 것을 말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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