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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천 조각환의 나들이 흔적
고전 이야기/격몽요결

격몽요결 제8장 거가

by 안천 조각환 2018. 1. 21.


오죽헌 눈꽃



第八章 居家



 

凡居家當謹守禮法하여 以率妻子及家衆하여 分之以職하고 授之以事하여

而責其成功하고 制財用之節하여 量入以爲出하고

 

무릇 집에 있을 때는 마땅히 예법을 삼가고 지켜서 처자와 집안사람들을

거느리고 각각 직책을 나누어 주고 저마다 할 일을 맡겨 그 맡은 일에

성과가 나도록 해야 한다. 재물의 소비를 절제하고 수입을 따져서

지출하도록 하여야 한다.


稱家之有無하여 以給上下之衣食 及吉凶之費하되 皆有品節하여

而莫不均一하며 裁省冗費하여 禁止奢華하고 當須綃存贏餘하여

以備不處니라

     奢(사치할 사) (쓸데없을 용) (생사 초) (이가 남을 영)

집안에 재산의 있고 없고를 이르고 절약해서 어른이나 아이들의 의복과

음식에 소요되는 것과 또 길흉사가 있을 때 모두 절도에 맞추어 형평에

어긋남이 없도록 쓰도록 한다. 화려하고 사치한 것을 금하여 쓸데없는

 비용이 지불되지 않도록 제재하여 마땅히 저축이 되도록 아껴 썼다가

불시에 일이 생겼을 때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冠婚之制當依家禮不可苟且從俗이니라. 兄弟

同受父母遺體하여 與我如一身이니 視之當無彼我之間이라

관혼의 제도는 마땅히 가례에 의해서 행하고 억지로 풍속에 따를 필요는

없다. 형제는 같은 부모에게서 몸을 물려받았으니 더불어 나와 한 몸과

같다. 그러니 마땅히 서로 간에 간격이 있게 보아서는 안 된다.


飮食衣服有無皆當共之設使 兄飢而弟飽하고 弟寒而兄溫이면

 則是一身之中肢體 或病或健也身心豈得偏安乎

음식이나 의복이 있고 없는 것을 마땅히 모두 함께 해야 할 것이다.

가령 형은 주리고 아우만 배부르거나, 동생은 추운데 형만이 따뜻하게

 있다고 한다면 이는 마치 한 몸에 있는 사지 중에서 어느 한 편은

 병들고 어느 한 편은 튼튼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이러면 어찌 몸과

 마음이 편안함을 얻을 수 있겠는가?


今人兄弟不相愛者皆緣不愛父母故也

若有愛父母之心이면 則豈可不愛父母之子乎

지금 사람들이 형제끼리 서로 사랑하지 않는 것은 모두 부모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리라. 만일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어찌 그 부모가

 낳은 자식을 사랑하지 않겠는가?


兄弟 若有不善之行이면 則當積誠忠諫하여 漸喩以理하여 期於感悟

不可遽加厲色佛言하여 異失其和也니라.

   漸(점점 점) (깨우칠 유) (깨달을 오) (갑자기 거)

   厲(갈 려{}) (부처 불)

형제 중에 만일 착하지 못한 행동이 있을 때면 마땅히 정성껏 충성되게

간하여 점차 이치로 깨우쳐 주어 기어이 감동되어 깨닫도록 해야 한다.

얼굴빛을 변한다든지 평탄하지 못한 말을 해서 형제간의 화락한

기운을 잃어서는 안 된다.

 

今之學者外雖矜持而內鮮篤實하여 夫婦之間衽席之上

多縱情慾하여 失其威儀(옷깃 임) (늘어질 종)

지금 글을 배우는 자들은 겉으로는 오직 뽐내는 빛을 가졌어도 속은 실상

착실하지 못하다. 부부간에도 자리 속에서 너무 정욕에만 치우쳐서

그 위의는 잃어버렸다.

 

夫婦不相昵狎하고 而能相敬者 甚少如是 而欲修身正家하니

不亦難乎아           (친할 닐{}) (익숙할 압)

그러므로 부부사이에 지나치게 서로 친근하기만 하고 서로 공경하는

자는 매우 드물다. 이러다보면 제아무리 제 몸을 닦고 제집을 바르게

 하고 싶어도 이 또한 어렵지 않겠는가?

 

必須夫和하여 而制以義妻順하여 而承以正夫婦之間하여

不失體敬然後家事可治也니라

그러므로 남편은 모름지기 화락한 모습을 가져서 의리로서 아내를

절제해야하고 아내는 순순한 마음으로 남편의 뜻을 바르게 받아

들여 부부간에 예와 공경한 마음을 잃지 않은 후라야 집안일을

제대로 다스릴 수가 있는 것이다.


若從前相狎이라야 而一朝遽欲相敬이면 其勢難行이니

須是與妻相戒하여 必去前習하고 漸入於體可也니라

만일 서로 전과 같이 친밀하기만 하다가 하루아침에 서로 공경하고자

한다면 그것이 이루어지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것은 오로지 아내와

 함께 서로 경계해서 반드시 전에 있던 습관을 버리고 점차 올바른

예로 들어가는 것이 옳을 것이다.

 

妻若見我發言持身一出於正이면 則必漸相信하여 而順從矣니라

이렇게 해서 만일 남편이 아내보고 하는 말이나 행하는 행동이 하나같이

 바르다면 반드시 점점 믿게 되고 남편의 말을 순종하게 될 것이다

 

生子自稍有知識時當導之以善이니 若幼而不敎하고

至於旣長이면 則習非放心하여 敎之甚難이라

            稍(벼 줄기 끝 초)

자식을 낳아 자라서 지식이 조금 있게 되면 마땅히 착한 길로 인도해

나가야한다. 만일 어리다고 가르치지 않으면 장차 어른이 되어도

습관을 마음에서 버리지 못하므로 착한 것을 가르치기란 매우 어려워진다.

 

敎之之序當依小學이니 大抵一家之內禮法興行

簡編筆黑之外無他雜技則子弟 亦無外馳畔學之患矣

         抵(거스를 저) (대쪽 간) (엮을 편) (달릴 치) (두둑 반)

가르치는 차례는 마땅히 소학에 의해야 할 것이다. 대개 한 집안에서

예법을 힘써 행하고 글 읽고 쓰는 일 외에는 달리 잡기가 없다면

자제들은 역시 밖으로 달려 나가 다른 일을 할까 하는 근심이 있을 것이다.

 

兄弟之子猶我子也其愛之하고 其敎之하여 當均一이요

不可有輕重厚薄也니라

형제의 자식은 내 자식이나 마찬가지다 그를 사랑하는 것이나 가르치는

 것을 마땅히 내 자식과 같이 하여 경중과 후박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婢僕代我之勞當先恩而後威하여 乃得其心이니 君之於民

主之於僕其理一也니라

종들은 나를 대신해서 수고롭게 일하는 자들이다. 마땅히 먼저 은혜를

베푼 뒤에 위엄을 세워서 그들의 마음을 얻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임금이 백성에게 하는 것이나 주인이 종에게 하는 것이나 이치는 똑 같다.

 

君不恤民이면 則民散이니 民散이면 則國亡이며 主不恤僕이면

則僕散이니 僕散이면 則家敗勢所必至

         恤(구휼할 휼) (종 복)

임금이 백성을 불쌍히 여기지 않으면 백성은 흩어질 것이니 백성이

흩어지면 국가는 망할 것이다. 주인이 종을 불쌍히 여기지 않으면

종은 흩어질 것이니 종이 흩어지면 그 집의 형세는 반드시 땅에

떨어져 망하고 말 것이니라.

 

其於婢僕必須軫念飢寒하여 資給衣食하고 使得其所

而有過惡이면 則先須勤勤敎誨하여 使之改革하여

         軫(수레 뒤턱 나무 진) (주릴 기) (가르칠 회)

그래서 주인은 종들에게 반드시 주리고 추운 것을 마음에 두어 옷과

먹을 것을 주고 그들로 하여금 각기 있을 곳을 얻게 해주어야 한다.

또 과실이 있을 때에는 먼저 부지런히 타이르고 가르쳐서 허물을

고쳐나가도록 하여야 한다.

 

敎之不改然後乃施楚撻하여 使其心으로 知厥主之楚撻

出於敎誨而非所以憎嫉然後可使改心革面矣니라

     楚(모형 초) (매질할 달) (그 궐) (미워할 증) (시기할 질)

가르치고 타일러도 고치지 않으면 그때에는 매를 들어서 그들 마음으로

하여금 주인이 매를 친다는 것은 과실을 타이르고 고치기 위해서이지

미워해서 때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마음을 고치고 과실을 고쳐 나가게 된다

 

治家當以禮法으로 辨別內外雖婢僕이라도 男女不可混處

집안을 다스리는 데는 마땅히 예법으로 하고 안팎일을 분별해야 할 것

이요. 비록 종들이라도 남녀는 한 곳에 섞여 거처하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


男僕非有所使令이면 則不可輒入內女僕皆當使有定夫

不可使淫亂이니라. (문득 첩)

남자종은 주인이 시키는 일이 아니면 갑자기 안에 들어가지 못하며

여자종은 모두 마땅히 남편을 정해주어 음란한 짓을 못하도록 한다.


若淫亂不止者則當黜하여 使別居하여 毋令汚穢家風이니

婢僕當令和睦이요 若有鬪䦧喧噪者則當痛加禁制니라.

       鬪(싸움 투) (다툴 혈{고요할 격}) (의젓할 훤) (떠들썩할 조)

만일 음란한 짓을 해서 이를 고치지 않으면 마땅히 이를 내쫓아 따로

살게 하여 그들로 하여금 가풍을 더럽히게 하지 말 것이다.

종도 마땅히 서로 화목하게 지내도록 해야 할 것이요.

만일 서로 싸우고 시끄럽게 하는 자는 마땅히 고통을 가해서 못하게

제재를 해야 할 것이다.


君子憂道不當憂貧이나 但家貧하여 無以資生이면

則雖當思救窮之策이라도 亦只家可免飢寒而已

군자는 옳은 도가 마땅히 행해지지 못하는 것을 걱정할 것이나

다만 집이 가난해서 살아나갈 방도가 없을 때는 비로소 마땅히

궁한 생활을 구제할 방책을 세워서 다만 집이 굶주리고 추운

것을 면하도록 할 뿐이요

 

不可存居積豊足之念이며 且不可以世間鄙事

留滯于心胸之間이니라      (다라울 비) (가슴 흉)

재산을 풍족하게 쌓아두고 지낼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세상에 있는 하찮은 일을 가슴속에 넣어두지 말아야한다.

 

古之隱者有織屨而食者樵漁而活者植杖而耘者하니

此等人富貴不能動其心이라

            屨(신 구) (땔나무 초)

엣 날 숨어 사는 사람들은 길쌈을 해서 먹고 산 사람도 있고 땔나무를

하고 고기를 잡아서 먹고 산 사람과 김을 매며 살아 나간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부귀가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


能安於此若有較利害하고 計豊若之念이면

則豈不爲心術之害裁學者要須以輕富貴 守貧賤으로 爲心이니라.

그러므로 여기에 능히 편안한 채 지낼 수 있었다. 만일 이해를 따지고

잘살고 못살고를 비교했다면 어찌 그 마음의 작용을 이겨 나갈 수

있었겠는가? 배우는 자들은 모름지기 이런 것을 본받아서 부귀를

가볍게 여기고 어렵고 가나한 것을 지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居家貧窶則必爲貧窶所困하여 失其所守者 多矣

學者 正當於此處用功이니라.

     窶(가난할 구{높고 좁은 곳 루}) (괴로울 곤)

집안이 가난하고 궁색하면 반드시 가난에 쪼들려 괴롭기 마련이다.

그래서 자신이 지키던 바를 잃는 수가 많다. 배우는 자들은 이럴 때

처하면 마땅히 바르게 하도록 힘을 써야한다.


古人曰 窮視其所不爲貧視其所不取라 하고

           窮(다할 궁)

옛날 사람은 궁해도 하지 말아야 할 바는 해서는 안 되며

가난해도 취하지 못할 물건은 취하지 말라고 말했다.

 

孔子曰 小人窮斯濫矣라 했다 若動於貧窶하여 而不能行義

則焉用學問爲哉

    斯(이 사) (퍼질 남{}) (가난할 구{높고 좁은 곳 루})

공자가 말하기를 소인은 궁하면 지나친 것을 하게 마련이다.

만일 가난하고 궁색한 것에 마음을 움직여서 능히 의리를

행하지 못하면 학문을 해서 어디에 쓸 것인가?”라고 했다.

 

凡辭受取與之際必精思義 與非義하여 義則取之하고

不義 則不取하여 不可毫髮放過니라

     際(사이 제) (가는 털 호)

무릇 재물을 남에게 받는 것과 주는 일에 있어서 반드시 정밀하게

의리에 맞는지 맞지 않는지 생각해서 의리에 맞으면 취하고

의리에 맞지 않으면 취하지 않아서 털끝만큼도 지나치지 말아야 한다.

若朋友則有通財之義所遺皆當受니라


但我非乏而遺以米布則不可受也니라

만일 친구 간에는 재물을 서로 통용해 써는 의리가 있으나

주었던 물건은 모두 마땅히 받아야 한다. 다만 내가 궁핍하지

않을 때 쌀이나 포목을 주는 것은 받으면 안 된다.

 

其他相識者則只受其有名之饋而無名이면 則不可受也

所謂有名者賦喪贐行助婚禮 周飢乏之類 是也

      饋(먹일 궤) (전별할 신)

그 외에 서로 아는 사이에는 다만 어떤 명목이 있어 대접하는 것은

받고 명목이 없는 것은 받으면 안 된다. 이른바 명목이라는 것은

초상이 났을 때 부의를 하거나 전별할 때 또 혼인할 때 도와주거나

주리고 쪼들릴 때 도와주는 따위의 이런 것이다.

 

若是大段惡하여 人心所鄙惡者則其饋 雖有名이라도

受之心心不安이니 心不安이면 則不可抑而受之也니라

      鄙(다라울 비)

만일 사람이 몹시 악해서 사람들이 몹시 악하고 미워하는 자라면

비록 명목이 있어 주는 것이라도 받는 사람의 마음이 반드시

편하지 못할 것이다. 마음이 편하지 못하면 이것을 억지로

받을 필요는 없다.

 

孟子曰 無爲其所不爲無慾其所不欲이라하니 此是行義之法也니라

맹자가 말하기를 하지 못할 일을 행하지 말고 하고자 하지 않는

바를 하고자 하지도 말라했으니 이것은 의리를 행하는 법이다.


中朝則列邑之宰 有私俸이라 推其餘可以周人之急矣니라

    宰(재상 재) (녹 봉)

중국의 여러 고을의 읍재들은 사사로운 봉급이 있어서 남는 것이

있으면 남이 급할 때 도와 줄 수도 있다.

 

我國則守令別無私俸이요 只以公穀으로 應日用之需

而若私與他人이면 則不論多少하고 皆有罪譴이요 甚則至於犯贓이라

    譴(꾸짖을 견) (장물 장)

우리나라는 수령들이 사사로운 봉급이 없이 다만 관청곡식으로

날마다 쓰는 비용을 충당하고 있어 만일 사사로이 남에게

주었다가는 그 물건의 많고 적고를 불문하고 모두 죄가 되어

벌을 받게 된다. 심하면 장물의 범죄에 이르게 된다.

 

受者亦然하여 爲士而受守令之饋則是乃犯禁也니라

古者入國하여 而問禁이면 則居其國者 豈可犯禁乎

받은 자도 역시 벌을 받게 되니 선비로서 수령이 주는 물건을

받는 것은 금지하는 것을 범하게 된다. 옛날에 남의 나라에

들어가면 그 나라의 금법부터 묻는 것인데 그 나라에 살면서

어찌 자기나라의 금법을 범하면 되겠는가?

 

守令之饋大抵難受若私與官庫之穀이면 則不論人之親疎

名之有無物之多寡하고 皆不可受也니라

수령이 주는 물건도 이러한 이유로 받지 못하는 것이다. 만일

사사로이 관청의 곡식을 주는 때는 그 사람과 친하거나 친하지

않거나를 불문하고 명목이 있고 없고를 막론하고 물건이 많고

적고 간에 모두 받을 수 없는 것이다.


(若分厚邑宰하여 以衙中私財周急이면 則或可受也니라)

     衙(마을 아)

(만일 정의가 두터운 읍재가 관청에 있는 사사로운 재물로

급한 사람을 구제할 때면 혹 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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