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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천 조각환의 나들이 흔적
뿌리와 예의범절/梅溪 曺偉 先生

매계 조위선생의 발자취를 찾아서~(37)피반령을 지나며

by 안천 조각환 2020. 1. 22.

피반령은 보은군 회인면 오동리에서 청주시 가덕면으로 넘어가는 고개를 말한다.

"피반령"은 해발 360m에 지나지 않지만 예로부터 험준한 고개로 알려 졌고

지금은 산밑으로 고속도로와 국도가 각각 건설되어 있지만

고개가 길면서 깍아 지른 절벽과 굴곡이 매우 심한편이다.

매계 조위선생은 충청도 관찰사 재임(1494~1495)시 관할지역을 순행하면서

피반령의 험한 고갯길을 한해에 세번이나 넘었다고 시를 읊어 남겼다.


그런데 이 고갯길이 워낙 험하다보니 "피반령"에 대한 다른 재미있는 일화도 전한다.

조선 중기의 문신 이원익이 경주 목사로 부임하면서 4인교 가마를 타고 고개를 넘고 있었는데

가마꾼들이 힘이 들어 가마를 들 수 없으니 걸어서 넘자고 청 하였고.

이원익은 가마에서 내려 걸어가면서 가마꾼들로 하여금 기어 오라고 명령 하였다.

이에 가마꾼들이 손발에서 피가 터진채로 고개를 넘어 "피발령"이라 불리 다가

"피반령"이라는 한자 명칭이 붙여 지게 되었다고도 전하는데

이는 매계 조위선생이 "피반령을 지나며"라는 시를 남긴지 100여년 뒤의 일이다.

참고로 이원익(李元翼,1547~1634)은 이조판서를 거쳐 좌의정까지 오른 인물인데

청백리였던 이원익을 미화하기 위하여 지어진 설화로 보인다.



피반령 표지석


피반령을 지나며(過皮盤嶺)


                        매계 조위(梅溪 曺偉,1454~1503)


일년삼도과피반(一年三度過皮盤한해에 세 번이나 피반령을 넘는데

구절양장촉도난(九折羊腸蜀道難구절양장길 촉도만큼이나 어렵구나.

운옹현애위잔흑(擁懸崖危棧黑)   먹구름에 쌓인 절벽엔 위험스레 사다리가 걸려있고

풍취밀설폐구한(風吹밀설폐구한)   칼바람에 눈보라가 몰아쳐 가죽옷도 춥구나.



자련중험경행관(自憐重險經行慣)  거듭 험한 길을 익숙히 지나감을 안타깝게 여기고

시각기유의사란(始覺覊遊意思闌비로소 유람에 얽매여 생각도 매임을 알았다.

남망향관응불원(南望鄕關應不遠)   남으로 바라보니 고향땅은 멀지 않으니

장음책마하찬완(長吟策馬下巑岏길게 읊조리며 말을 몰아 가파른 산길을 내려온다.


*촉도(蜀道) : 중국 섬서성에서 사천성으로 넘어가는 험준한 고개



피반령의 괴목공원


이 괴목공원은 박흥원(1945년생)옹이 30여년간 산사람이 되어 오직 칙차 하나만을 팔면서 지켜오고 있다


서산으로 뉘엿뉘엿 해가지는 저녁무렵의 피반령


피반령 남쪽인 보은군의 속리산 정이품송(천연기념물 제103호)


돌아가면서 중간에서


반대편에서


정이품송의 암소나무로 알려진 속리면 서원리 소나무(천연기념물 제352호)


서원리 소나무의 위용


좀더 남쪽으로 내려오면 상주군 화서면 상현리 반송(천연기념물제293호)


새해에는 한겨울에도 수백년동안 독야청청하는

천연기념물 소나무의 기를 듬뿍받으셔서

모두 건강하고 일취월장하는 해가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