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계 조위선생은 성주를 지나다가
문득 평소 친하게 지냈던 김맹성(金孟性,1437~1487)의 묘가
성주 가천에 있다는 것이 생각나서 제수준비도 없이 그의 묘소에 참배하고
옛일들을 회고하며 애틋한 마음을 담은 시 한수를 남겼다.
참고로 김맹성의 본관은 해평(海平). 자는 선원(善源), 호는 지지당(止止堂)으로.
김종직의 문하에서 같이 수학하였는데 자질이 총명하여 스승의 사랑을 받았다.
1476년 별시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여 사간원의 헌납과 정언을 지냈으며.
1478년 도승지 임사홍과 함께 현석규(玄錫圭)를 탄핵한 죄로 고령에 유배되었다가
1482년 풀려난 뒤에 이조정랑· 수찬 등을 지낸 뒤 사직하였다.
향리로 돌아와 정사를 짖고 후학들을 가르쳤다.
,.저서로는 지지당시집(止止堂詩集)이 있다.
가야산 여명
성주를 지나며 지지당을 회고하다 (過星州有懷止止堂)
매계 조위(梅溪 曺偉,1454~1503)
말 위에서 갑자기 망연자실 넋이 나가니 (馬上悠然忽斷魂)마상유연홀단혼
이 같은 생활에 어느 곳에서 함께 문장을 논하랴? (此生何處共論文)차생하처공론문
난초와 혜초가 다 시들었으니 봄이 와도 소용이 없고 (蘭枯蕙死春無所)난고혜사춘무소
봉새와 난새도 다 날아갔는데 햇볕만 더욱 따갑구나. (鳳逝鸞飛日又曛)봉서난비일우훈
가야산 정상(1,432.6m)
단양 장우의 집은 잡초만 무성하고 (蕪沒丹陽張祐宅)무몰단양장우택
오하 백란의 무덤은 처량하구나. (凄凉吳下伯鸞墳)처량오하백난분
바람속에 부질없이 눈물을 뿌리나 (臨風謾酒無從涕)임풍만주무종체
한 가지 제수로도 그대에게 제를 올리지 못하네. (一束生蒭未尊君)일속생추미존군
가야산 노송
다음의 시는 김맹성이 작고하기 전 고령에 유배중(1478~1482)일 때
유배지에 직접 가서 그를 위로하며 읊은 것으로 보인다.
고령에서 김선원(맹성)이 지은 시에 차운함(高靈次金善源(孟性)韻
매계 조위(梅溪 曺偉,1454~1503)
우수수 서풍에 낙엽이 지는 시절 摵摵西風木落時(색색서풍목락시)
긴 여정 어느 곳에서 시름을 달래볼까? 長程何處展愁眉(장정하처전수미)
객지 생활 속 한 통 술에 두 눈을 뜨고 客中樽酒開雙眼(객중준주개쌍안)
귀양살이에 몇 편의 시를 썼나? 謫裏江山費幾詩(적리강산비기시)
성주 성밖숲
단칼로 말 많은 입을 다물게 하고 三尺可休論事喙(삼척가휴논사훼)
한 잔 술로 더러운 창자를 씻어 내리라. 一盃聊瀹飮塵脾(일배료약음진비)
완전히 속마음을 드러내어 그대에게 전하노니 十分傾瀉輪懷抱(십분경사윤회포)
그대가 스스로도 속이지 않는데, 어찌 나를 속이겠는가? 君自不欺寧我欺(군자불기녕아기)
한강 정구선생이 이름 지은 가천의 무흘구곡(희연서원 앞)
무흘구곡은 조선중기의 유학자인 한강 정구선생(1543~1620)이 대가천 계곡의 아름다움에 반해
중국 남송시대 주희의 무이구곡을 본받아 대가천을 오르내리며 경관이 뛰어난 곳을 골라 이름짓고
7언 절구의 시를 지어 그 절경을 노래한 곳으로 전해진다.
이 무흘구곡은 경북 성주군 수륜면 신정리 회연서원이 자리한 봉비암을 1곡으로 시작하여
2곡 한강대,3곡 무학정, 4곡 입암, 5곡 사인암, 6곡 옥류동, 7곡 만월담,8곡 와룡암,
그리고 수도산 아래 불영동천의 9곡 용추폭포까지 이어진다.
가천
김맹성(金孟性)이 벽에 걸어두고 보았다는 자신의 시
지지당(止止堂)
만사에 무심하게 잡념 없애는 공부를 하다가 萬事無心學坐忘(만사무심학좌망)
깊이 생각하여 새 집 이름을 지지라고 지었네 尋思止止牓新堂(심사지지방신당)
우주는 자연이라 하늘의 빛도 절로라네 自然泰宇天光發(자연태우천광발)
광활하다 어진 삶이여, 길도다 외로운 길이여 廣矣仁居義路長(광의인거의로장)
만귀정 아래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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