먜계 조위선생은 1483년 10월 평양에서 명나라 사신들을 접대하면서
을밀대와 부벽루 등 명승지를 둘러본뒤 보통문에서 명나라 사신들을 전송한다.
그리고 대동강(패강)에 일엽편주를 띄워 복사꽃 물결 출렁이는 봄 경치를 즐긴다.
-보통문(普通門)은 평양성 중성의 서문으로 고구려 때 건립되고 조선시대 재건하였다-
보통문에서 손님을 전송하며(普通送客)
매계 조위(梅溪 曺偉,1454~1503)
드높은 홍루가 푸른 버들 길을 압도하는데 紅樓高壓綠楊路(홍루고압녹양로)
버들가지는 무수히 많은 솜털을 흩날린다. 遊絲落絮飛無數(유사낙서비무수)
아침에 비가 내려 길 먼지는 날지 않는데 朝來一雨濕輕塵(조래일우습경진)
봄이 간다고 재비며 꾀꼬리가 지저귄다. 燕舞鸚啼春正暮(연무앵제춘정모)
하늘가 어느 곳이 바로 서울인가? 日邊何處是神京(일변하처시신경)
네 마리의 곁말들도 어서 가자 재촉한다. 騑騑四牡催嚴程(비비사모최엄정)
이 술통 다하면 각자 헤어져야 하리니 一樽酒盡各分袂(일준주진각분몌)
양관삼첩이 단장의 노래로 들린다. 陽關三疊斷腸聲(양관삼첩단장성)
*양관삼첩(陽關三疊) : 중국 당나라 때 시인인 왕유가 안서지방으로 사신이 되어 떠나는
원이를 전송할 때 지은 시로 후대에 이별의 시를 뜻한다.
-용악산은 평양 만경대구역에 있는 292m의 산으로
곳곳에 기암이 솟아 있으며 계절마다 독특한 경관을 보이며 약수가 유명하ek,
도로가 놓여 있는 산정까지 오르면 평양시가지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한다.-
용악산의 저녁 푸른빛(龍山晩翠)
매계 조위(梅溪 曺偉,1454~1503)
연이은 봉우리는 구불구불 용이 서려 있는 듯 連巒邐迤如盤龍(연만리이여반용)
아름답고 깊은 골짜기는 몇 번이나 겹쳐있나? 絶壑窈窕深幾重(절학요조심기중)
드높이 푸르게 물든 산들은 더욱 기이하여 嵯嵯黛色更奇絶(차차대색갱기절)
그림 속의 금빛 부용을 묘사한 듯 畵中描出金芙蓉(화중묘출금부용)
한쪽에서 우기를 띤 먹장구름이 몰려오고 半邊帶雨歸雲黑(반변대우귀운흑)
구름 걷힌 곳에는 짙푸른 서너 개의 봉우리 雲盡蒼蒼數峰立(운진창창수봉입)
해 저녁에 턱 괴고 있으니 상쾌한 기운이 넘쳐 晩來株頤爽氣多(만래주이상기다)
이미 푸른 산기운에 젖어 있음을 알았다. 已覺霏霏嵐翠濕(이각비비람취습)
마탄의 봄 물결 -馬灘春漲(마탄춘창)-
매계 조위(梅溪 曺偉,1454~1503)
패강은 밤낮으로 도도히 흐르는데 浿江日夜流滔滔(浿江日夜流滔滔)
봄이 오니 푸른 포도 물로 물들인 듯 春來染出碧葡萄(춘래염출벽포도)
눈이 녹아 강물은 몇 길이나 불었는지 雪消流澌幾篙漲(설소유시기고창)
세찬 여울에 거센 파도가 무너진다. 奔灘怒薄崩洪濤(분탄노박붕홍도)
뱃사공은 노를 저을 수 없다고 아우성이고 篙師絶叫不得榜(고사절규부득방)
일엽편주 작은 배는 갈 바를 모르는 구나. 一葉輕舠迷所向(일엽경도미소향)
흘깃하는 순간 떠내려가 주암을 지나자 乘流一瞥過酒巖(승류일별과주암)
복사꽃 물결 출렁이는 순탄한 뱃길이구나. 桂橈穩泛桃花浪(계요온범도화랑)
*패강(浿江) : 대동강의 다른 이름
*주암(酒巖) : 평양성의 동북쪽 10리에 있다는 전설로 “술이 바위틈에서 ]
흘러 나왔는데 흔적이 아직도 있다” 고하여 붙여진 이름
거문원에서 배를 띄우며(車門泛舟)
매계 조위(梅溪 曺偉,1454~1503)
성의 남쪽 가까이 해묵은 나루 城南咫尺古渡頭(성남지척고도두)
강물은 맑디맑아 기름처럼 잔잔하다. 江水澄澄如潑油(강수징징여발유)
장마도 끝난 하늘은 높아 먹구름도 흩어지고 潦盡天高積陰散(료진천고적음산)
바람 안개 담담하여 바로 가을을 알린다. 風烟澹澹橫素秋(풍연담담횡소추)
작은 배 띄워 여울로 들어서니 試泛扁舟竝灘瀨(시범편주병탄뢰)
두 귀에는 강물소리 가득하다. 滿耳江聲聽澎湃(만이강성청팽배)
권커니, 자커니 하며 뱃노래 부르니 酒酣相答款乃歌(주감상답관내가)
백구는 푸른 하늘 저 멀리 날아간다. 白鷗飛沒蒼茫外(백구비몰창망외)
*거문원(車門院) : 평양성 다경루 서쪽 2리에 있는 성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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