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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천 조각환의 나들이 흔적
뿌리와 예의범절/梅溪 曺偉 先生

매계 조위선생의 발자취를 찾아서~(48)적등 가는 길에 숙분(신)과 함께 읊다

by 안천 조각환 2020. 2. 25.

어느 화창한 봄날, 매계 조위선생은 동생 숙분과 함께 적등을 지나는데  

 언덕위에는 푸른 버들가지가 하늘하늘 흔들리고,

들에는 복숭아나무가 이제 막 붉은 꽃망울을 터트리는데 ......


금강상류인 영동 송호유원지

 

적등 가는 길에 숙분()과 함께 읊다

-赤登途中 與叔奮()同賦-


                           매계 조위(梅溪 曺偉,1454~1503)


  부끄럽게도 모래톱의 갈매기가 이 늙은이를 비웃는 구나   慚媿沙鷗笑此翁(참괴사구소차옹)

  두해동안 분주하더니 오늘 갈림길에 서있다.   兩年奔走路岐中(양년분주로기중)

  언덕 위의 버드나무는 더욱 푸르게 흔들리고  岸邊楊柳正搖綠(안변양류정요록)

  야외의 복숭아는 처음 붉게 꽃망울을 터트렸다野外桃花初破紅(야외도화초파홍)



복숭아꽃


눈에는 화창한 봄날의 향기가 가득하니   滿眼年華春冉冉(만안연화춘염염)

  앞으로 백성들의 일이 바빠지리라.   轉頭民事覺忽忽(전두민사각홀홀)

  한 밤 꿈속에서 자주 고향땅이 보이니   故園頻入中宵夢(고원빈입중소몽)

  나의 말은 가을이 오면 다시 동쪽으로 행하리라.   我馬秋風更向東(아마추풍갱향동)

 

*적등(赤登)은 충북 영동과 옥천의 중간에 있는 곳으로 현 옥천군 이원면 원동리 일원이다.

*이 시는 마지막 구절에서 "가을이 오면 다시 동쪽으로 행하리라"는  내용으로 보아

아마도 1494년 1월에 충청감사로 부임한 후, 그헤 봄인 4월경 관내를 순행하면서

영동을 지나 옥천으로 가는 도중 적등(현 원동리)을 지나면서  읊은 시로 보인다.


영동 영국사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223호)


조신(曺伸, 1454~1529)은 김천시 봉산면 인의리 봉계마을에서 태어났다.

본관은 창녕(昌寧), 자는 숙분(叔奮), 호는 적암(適庵)이다. 

 어려서부터 형인 조위(曺偉)와 함께 시문에 남다른 재능을 보여 세상에 이름이 알려졌고,

김종직에게 나아가 학문을 배우고 문학적 재능을 길렀다.

그는 중국어·일본어에 능하였으므로 자신의 신분과 재능을 살려 역관의 길을 걸었다.

사역원정, 통신사군관 등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이륜행실도(二倫行實圖),

적암시고(適庵詩稿), 소문쇄록(謏聞瑣錄), 백년록(百年錄)등이 있다. 


영동 천태산 영국사


천태산과 물개바위


천태산


영동 심천의 옥계폭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