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동화사는 순천시 별량면 대룡리 개운산 기슭에 있는 사찰로
통일신라 선각국사 도선에 의해 처음 지어졌다고 전헤지고 있다.
또한 1047년(고려 문종 1) 의천이 두타행을 닦을 때 석장을 짚고 남유하다가
제석산 위에 상서로운 구름이 활짝 열리는 것을 보고 개운산이라 하고,
구름이 일어난 곳에 봉황이 오동나무 둥지에 알을 품으려 날아드는 듯한
기운을 받아 절을 짓고 동화사라 불렀다고도 한다.
조선 중기에 법홍이 향로전을 지었고, 1696년(숙종 22) 계환이
법당·선당·정문루·요사채 등을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존 당우로는 대웅전(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61호)·선당·범종루·요사채 등이 있다.
순천동화사 3층석탑은 보물 제831호이며, 의천의 속장경판본 135판도 남아있다.
매계 조위선생이 순천의 개운산 동화사를 찾았을 때는
가는 길이 너무나 아름다워 주옥같은 한편의 시를 남겼다.
500수십년이 지난 지금은 계곡입구에 크다란 저수지를 건설하므로써
아름답던 계곡은 모두 깊은 물속으로 사라져버려
그 옛날 오솔길의 정취는 찾을수 없다.
다만 계곡안 평지에 절집이 있는것은 그때 그대로인 듯 하고
절 뒷산에 우거진 수천년된 동백숲도 그때 그 숲일듯 하다.
개운산 동화사(桐華寺)
매계 조위(梅溪 曺偉,1454~1503)
아늑하고 고요한 언덕길 따라가면 窈窈綠崖路(요요록애로)
숲 속에 졸졸 소리 내어 흐르는 샘 林間吼濕泉(임간후습천)
숲 속 평지에 절집을 지었는데 地平開紺宇(지평개감우)
법당은 예스럽고 불상도 오래되었고 殿古老金仙(전고노금선)
차꽃이 만발하여 눈이 내린 듯 茗椀花飜雪(명완화번설)
석등에 불붙이자 하연연기가 오른다. 龕燈燄吐烟(감등염토연)
진세를 오간 십여 년 꿈같은 세월 溱埃十年夢(진애십년몽)
하루 밤 묵으니 다시 아득하구나. 一宿便攸然(일숙편유연)
개운산 깊은 골짜기 안 開雲深洞府(개운심동부)
안개속의 한줄기 오솔길 一逕入烟蘿(일경입연라)
숲이 우거져 산색은 푸른빛을 더하고 樹密補山色(수밀보산색)
시내가 맑아 달빛은 더욱 빛난다. 溪明添月華(계명첨월화)
담 너머엔 이슬 젖은 대나무가 서 있고 出墻垂露竹(출장수로죽)
선돌 둘레엔 서리 맞은 국화꽃이 피어있다. 繞砌傲霜花(요체오상화)
이곳은 숨어 살만한 곳 是處堪樓遯(시처감루둔)
서쪽 산속의 집이 몹시도 좋아라. 絶憐西崦家(절연서엄가)
감로(甘露)란 관세음보살만이 가지고 있는 이슬같은 액체의 신비한 영약으로
한 방울만만 먹어도 만병이 치유되고 궁극에는 부처님을 이루게 한다고 전해진다.
이 동백숲은 그 옛날의 사연들을 아는지 모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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