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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천 조각환의 나들이 흔적
뿌리와 예의범절/梅溪 曺偉 先生

매계 조위선생의 한시기행~(64)속함(速含,현 함양)에서

by 안천 조각환 2020. 5. 2.

속함은 현재의 경남 함양군일원으로 본래 신라의 속함군(速含郡, 또는

含城郡)이었는데, 757년(경덕왕 16) 천령군(天嶺郡)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그 뒤 고려시대에는 허주(許州)로, 도단련사(都團練使)로, 함양군으로,

또 합주(陜州)에 예속되었다가 다시 현으로 강등되어 감을 두었었다.

 

함양군청앞의 학사루

 

조선시대에 와서는 1396년(태조 5) 다시 군으로 승격하였으며.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위성면이 되고, 1957년 함양읍으로 승격되었다.

속함의 지명유래는 함성과 같은 뜻으로 지리산 동쪽 기슭

산간분지의 지형적 특색을 나타낸 것으로 본다.

전설에 의하면 함양읍내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154호인 함양상림(咸陽上林)은

최치원(崔致遠)이 천령군 태수로 있을 때 홍수를 막기 위하여 심은 것이라 한다.

 

학사루 마루

 

매계 조위선생은 1484년부터 6년간 함양군수로 재직하였는데

재임 3년째 되던해인 1486년 가을, 그 해는 아마도 벼도 풍년이 들었고  

 감방에는 죄수도 없는 등 군정이 평온하여 누렇게 익어가는 가을 들판을 보며,

홀가분한 마음으로 붓을 들어 이 시를 읊었는것 같다.

 

함양향교 태극루(출압문)

 

가울 곡식이 조금 여물어가자 /  秋稼稍稔(추가초임)

잔뜩 술에 취한 자가 있었다. /  有醉飽者(유취포자)

그래서 지난 봄 기근에 고생한 것을 생각하여

           /  因念去春饑饉之苦(인염거춘기근지고)

육방옹의 “엄주술회” 시의 운을 써서 짓다.

                       /  用陸放翁嚴州述繪詩韻(용육방옹엄주술회시운)

                                 

향교 누대

 

매계 조위(梅溪 曺偉,1454~1503)

 

남으로 와 속함 땅에서 가을을 세 번 맞으니  /  南來三見速含秋(남래삼견속함추)

한 해 내내 노력해도 반은 근심이었지.  / 卒歲塵勞半是愁(졸세진노반시수)

단솔한 생애는 팽택과 비슷하건만  /  坦率生涯類彭澤(탄솔생애류팽택)

당당한 기상으로 엄주를 생각해본다. / 軒昻氣槪想嚴州(헌앙기개상엄주)

 

함양향교 명륜당

 

감방에는 죄수가 없으니 기뻐할 만하고  /  囹無荷校聊堪喜(영무하교료감희)

가을걷이도 이미 끝났으니 쉬어도 좋으리라.  / 稼已登場便可休(가이등장편가휴)

봄바람에 머리 돌려 빈궁한 곳을 구휼하니 /  回首春風賑窮處(회수춘풍진궁처)

집집마다 피리 불며 사당 안에서 놀고 있네.  / 家家鼓笛社中遊(가가고적사중유)

 

안의계곡 거연정

 

눈앞에 황금빛의 벼가 익어가는 가을  /  滿眼黃雲犤亞(禾+亞)秋(만안황운피화(禾+亞)추)

이제는 백성들도 배부르니 근심이 없으리. /  民今得飽可無愁(민금득포가무수)

정령 너희들은 어려운 시절을 잊지 말며  / 丁寧汝輩無忘莒(정령여배무망거)

다를 해를 헤아려 모여 놀지를 말라. /  商略他年莫作州(상략타년막작주)

 

안의계곡 농월정

 

책상머리에서 공문서 정리의 번거로움이 싫으니 /  厭見案頭公簿劇(염견안두공부극)

길이 야외에서 수레를 부리는 일도 그만두리라. /  遙知野外役車休(요지야외역차휴)

벼슬과 세상사에 서로 얽매였으니 /  塵縷世網相牽縛(진루세망상견박)

나막신 신고 등산하는 놀이도 못하겠구나.  /  未擬登山蠟屐遊(미의등산납극유)

 

지리산으로 넘어가는 오도재
오도재 야경
최치원이 조성하였다는 상림숲(천연기념물제15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