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함은 현재의 경남 함양군일원으로 본래 신라의 속함군(速含郡, 또는
含城郡)이었는데, 757년(경덕왕 16) 천령군(天嶺郡)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그 뒤 고려시대에는 허주(許州)로, 도단련사(都團練使)로, 함양군으로,
또 합주(陜州)에 예속되었다가 다시 현으로 강등되어 감을 두었었다.
조선시대에 와서는 1396년(태조 5) 다시 군으로 승격하였으며.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위성면이 되고, 1957년 함양읍으로 승격되었다.
속함의 지명유래는 함성과 같은 뜻으로 지리산 동쪽 기슭
산간분지의 지형적 특색을 나타낸 것으로 본다.
전설에 의하면 함양읍내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154호인 함양상림(咸陽上林)은
최치원(崔致遠)이 천령군 태수로 있을 때 홍수를 막기 위하여 심은 것이라 한다.
매계 조위선생은 1484년부터 6년간 함양군수로 재직하였는데
재임 3년째 되던해인 1486년 가을, 그 해는 아마도 벼도 풍년이 들었고
감방에는 죄수도 없는 등 군정이 평온하여 누렇게 익어가는 가을 들판을 보며,
홀가분한 마음으로 붓을 들어 이 시를 읊었는것 같다.
가울 곡식이 조금 여물어가자 / 秋稼稍稔(추가초임)
잔뜩 술에 취한 자가 있었다. / 有醉飽者(유취포자)
그래서 지난 봄 기근에 고생한 것을 생각하여
/ 因念去春饑饉之苦(인염거춘기근지고)
육방옹의 “엄주술회” 시의 운을 써서 짓다.
/ 用陸放翁嚴州述繪詩韻(용육방옹엄주술회시운)
매계 조위(梅溪 曺偉,1454~1503)
남으로 와 속함 땅에서 가을을 세 번 맞으니 / 南來三見速含秋(남래삼견속함추)
한 해 내내 노력해도 반은 근심이었지. / 卒歲塵勞半是愁(졸세진노반시수)
단솔한 생애는 팽택과 비슷하건만 / 坦率生涯類彭澤(탄솔생애류팽택)
당당한 기상으로 엄주를 생각해본다. / 軒昻氣槪想嚴州(헌앙기개상엄주)
감방에는 죄수가 없으니 기뻐할 만하고 / 囹無荷校聊堪喜(영무하교료감희)
가을걷이도 이미 끝났으니 쉬어도 좋으리라. / 稼已登場便可休(가이등장편가휴)
봄바람에 머리 돌려 빈궁한 곳을 구휼하니 / 回首春風賑窮處(회수춘풍진궁처)
집집마다 피리 불며 사당 안에서 놀고 있네. / 家家鼓笛社中遊(가가고적사중유)
눈앞에 황금빛의 벼가 익어가는 가을 / 滿眼黃雲犤亞(禾+亞)秋(만안황운피화(禾+亞)추)
이제는 백성들도 배부르니 근심이 없으리. / 民今得飽可無愁(민금득포가무수)
정령 너희들은 어려운 시절을 잊지 말며 / 丁寧汝輩無忘莒(정령여배무망거)
다를 해를 헤아려 모여 놀지를 말라. / 商略他年莫作州(상략타년막작주)
책상머리에서 공문서 정리의 번거로움이 싫으니 / 厭見案頭公簿劇(염견안두공부극)
길이 야외에서 수레를 부리는 일도 그만두리라. / 遙知野外役車休(요지야외역차휴)
벼슬과 세상사에 서로 얽매였으니 / 塵縷世網相牽縛(진루세망상견박)
나막신 신고 등산하는 놀이도 못하겠구나. / 未擬登山蠟屐遊(미의등산납극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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