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산정(環山亭)은 화순군 동면 서성제 호수의 섬에 있는 정자이다.
1637년 백천(百泉) 류함(柳涵) 선생이 창건한 방 1칸의 소박한 초정(草亭)
이었는데, 여러번의 중건과 중수(重修)를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아늑한 산으로 둘러쌓인 호수안의 섬위에 지어져 한폭의 동양화같다.
환산정(環山亭)
백천(百泉) 류함(柳涵,1576~1661) 선생의 본관은 문화(文化),
자는 자정(子淨)이며, 호는 백천(百泉)으로 조선중기의 학자이다.
이괄 변란(1624)과 정묘호란(1627) 때에는 의병을 일으켰으며,
병자호란(1636) 에는 임진왜란 때 평양에서 순절한 백형(伯兄)
홍(泓)이 썼던 보검(寶劒)을 차고, 화순에서 의거하여 맹주(盟主)로서
의병을 이끌고 청주까지 올라갔다가 화친의 소식을 듣자 통곡하고,
돌아와서 환산정(環山亭)을 짓고 여생을 보냈다.
복사꽃 곱게핀 환산정
백천선생은 벼슬을 멀리하고 오직 후학들의 강학에 진력하며
성리학에 전심하면서, 당대 문장가였던 지봉(芝峯) 이수광(李睟光),
우복(愚伏) 정경세(鄭經世) 등과 더불어 도의(道義)로 사귀고
이기(理氣)로 문답하여 사서설(四書說)을 남겼으며, 때때로 시를 읊었다.
환산정
환산정(環山亭) ~ 백천(百泉) 류함(柳涵,1576~1661)
마당엔 외로운 소나무 섬돌엔 국화 / 정유고송계유국(庭有孤松階有菊)
진나라 율리 사는 도연명에게 배웠네 / 학래율리진선생(學來栗里晉先生)
세상이 시끄러워 처음 계획 어긋나니 / 건곤뇌락위초계( 乾坤磊落違初計)
산수 그윽한 곳에 만년의 정 의탁했네 / 산수유한탁만정( 山水幽閒托晩情)
환산정에서 보는 호수풍경
봄가을의 나뭇잎에도 나이를 잊었지만 / 엽상춘추망갑자( 葉上春秋忘甲子)
마음속엔 일월로 황명을 보존했네 / 심중일월보황명(心中日月保皇命)
날 추워야 늦게 시듦 그 누가 안다 했나 / 세한후조기수식( 歲寒後操其誰識)
산 늙은이 세월 따라 불평도 사그라지는 걸 / 시여산옹화불평(時與山翁和不平)
환산정 섬으로 가는 호수길
호수위의 벗꽃과 휘늘어진 수양버들
그림같은 환산정과 소나무
동산 소나무(육송) ~ 보호수
이 소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되던 해(1998.3.5)에
수령이 484년 이므로 현재(2024년)는 510년이 되었다.
백천선생이 정자앞의 소나무를 빗대어서 자신의 고절(高節)을 읊었다는 시
동산의 소나무 / 원송(園松)
동산가운데 소나무 너를 사랑하노니 / 애이원중송(愛爾園中松)
밑바탕 뿌리는 늙은 용같고 / 근반약노룡(根盤若老龍)
높은 절개는 눈서리를 능가하니 / 고절능상설(高節凌霜雪)
부끄러움은 복숭아 자두의 모습이어라. / 치위도리용(恥爲桃李容)
환산정(環山亭)
환산정 편액은 원교(園嶠) 이광사(李匡師)선생의 갈필(渴筆) 작품이며,
정자에는 시편액 등 16개의 현판이 있다.
정자에서 보는 풍경
정자 뒷쪽의 바위
싱싱한 현호색
물속에서 자라는 나무들
호수에서 세월을 낚는 사람들(텐트)
한폭의 동양화를 감상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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