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안천 조각환의 나들이 흔적
고전 이야기/격몽요결

격몽요결 제3장 지신

by 안천 조각환 2018. 1. 10.


오죽헌과 몽룡실(율곡 이이가 태어났다는 방)



第三章 持身

 

學者必誠心向道하고 不以世俗雜事亂其志然後僞學有其址

夫子曰 主忠信이라 하시니

학문을 하는 자는 반드시 자기 마음을 정성껏 하여 올바른 도를 향해

나아가야 하고 세속의 잡다한 일로 뜻을 어지럽혀서는 안 되며

런 연후에 학문을 해야 튼튼한 토대가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공자는 충성된 마음과 믿음을 주장으로 하라고 하셨다.


朱子 釋之曰 人不忠信이면 事皆無實하여 爲惡則易하고 爲善則難이라

必以是爲主焉이니 必以忠信爲主하여 而勇下工夫然後能有所成就니라

주자와 석가는 사람이 충성과 믿음이 없으면 무슨 일이나 다 실상이 없고

사람이란 악한 일을 하기가 쉽고 착한 일은 하기가 어렵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반드시 이렇게 주장을 삼도록 하는 것이니 반드시 충성과 믿음을

주장으로 삼아 용맹스럽게 공부를 해나간 후에야 능히 성취하는바가 있을 것이다.

 

黃勉齋 所謂眞實心地하고 刻苦工夫 兩言盡之矣니라 常須夙興夜寐하여

衣冠必正하고 容色必肅하여 拱手危坐하고 行步安詳하며

言語愼重하여 一動一靜不可輕忽하고 苟且放過니라

황면재는 심지를 진실하게 가진 뒤에 열심히 공부하라 했으니 이 두 가지 말은

모두 지극한 의미이니라. 언제나 아침 일찍 일어나고 밤에는 일찍 자야하며

옷과 갓은 반드시 단정히 하고 얼굴빛은 반드시 엄숙하게 하며 손은 마주잡고

반듯이 앉아 있어야 하며 걸음걸이는 꼿꼿하게 해야 한다.

말하는 것은 신중하게 하고 한번 움직이고 한번 쉬는 것이라도 경솔하게 해서는

안 되며 구차하거나 아무렇게나 지나쳐 버려서는 안 된다

 

收斂身心莫切於九容이요 進學益智莫切於九思

 

자기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정리하는 데는 구용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고,

문을 나아가게하고 지혜를 더하는 데는 구사보다 더 절실한 것이 없으니

 

所謂九容者는 이른바 아홉 가지 용모라는 것은?


足容重(不輕擧也若趨于尊長之前則 不可拘此)하여

발은 무겁게 눌러야한다.

(경솔하게 움직이지 말라는 것이다. 만약 지위가 높거나 어른이 부를 때는

여기에 구애받지 말고 빨리 나아가야 한다)

 

手容恭(手無慢弛하고 無事하면 則當端拱하고 不妄動)하며

손의 모습은 공손히 해야 한다.

(손은 아무렇게나 두지 말고 아무 일이 없을 때는 마땅히 두 손을 한데

모으고 있어야 하며 쓸데없이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目容端(定期眼睫하여 視瞻當定이요 不可流眄邪睇)하며

    睫(속눈썹 첩) (애꾸눈 면) (간사할 사) (흘끗 볼 제)

눈은 단정하게 떠야 한다.

(눈은 안정되게 있어야 하며 무엇을 쳐다 볼 때는 동자를 바르게 뜨고

옆으로 흘겨보거나 간사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

 

口容止(非言語飮食之時則口常不動)하며

입은 다물고 있어야 한다.

(말을 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가 아니면 입은 항상 다물고 있어야 한다)

 

聲容靜(當整攝形氣不可出嘰咳等雜聲)하여

     攝(당길 섭) (어린아이 웃을 해) (쪽잘거릴 기, 씹을 기)

목소리는 조용하게 내야한다.

(목소리는 가지런히 가다듬어 내야하고 음식물도 조용하게 씹고

기침이나 잡소리를 내서도 아니 된다)

 

頭容直(當正頭直身이요 不可傾回偏倚)하여

머리는 바르게 하고 있어야 한다.

(머리는 바르게 몸은 곧게 가져야 하고 기울어지거나 기대어 있지 말아야 한다)

 

氣容肅(當調和鼻息이요 不可使有聲氣)하며

기운은 엄숙하게 하여야 한다.

(숨쉬는 것은 조화해서 부드럽게 하고 호흡하는 소리를 밖으로 나게

해서는 안 된다)

 

立容德(中立不倚하며 儼然有德之氣像)하며

서 있는 것은 덕이 있어 보이도록 해야 한다.

(기대지 말고 바르게 서있어야 하며 덕이 있는 기상으로 의젓해야 한다)

 

色容莊(顔色整齊하며 無怠慢之氣)이니라

얼굴빛은 씩씩하게 해야 한다.

(얼굴빛은 가지런하게 해야 하며 게으르거나 나태한 기색이 없어야 한다)

 

所謂九思者는 이른바 아홉 가지 생각한다는 것은?

 

視思明(視無所蔽則明無不見)하며

물건을 볼 때는 밝은 것을 생각하라

(보는데 있어 아무것도 가리는 바가 없으면 밝게 보지 못하는 것이 없게 된다)

 

聽思聰(晴無所壅이면 則聰無不聞)하며

     聰(귀 밝을 총) (갤 청) (막을 옹)

소리를 들을 때는 귀 밝은 것을 생각하라

(소리를 들을 때 아무 막히는 바가 없으면 밝게 들리지 않는 소리가 없게 된다)

 

色思溫(容色和舒無忿厲之氣)하며

얼굴빛은 온화한 것을 생각하라

(얼굴빛은 얼굴을 펴서 화평하게 하여야 하며 성내거나 괴로운 기색을

하여서는 안 된다)

 

貌思恭(一身儀形無不端莊)하며

행동하는 모양은 공손한 것을 생각하라

(일신은 예의 있는 모양을 하며 단정하고 가지런하지 않으면 안 된다)

 

言思忠(一言之發無不忠信)하며

말을 할 때는 충성스러운 것을 생각하라

(한 마디 말을 할 때에도 충성스럽고 믿음이 없으면 안 된다)

 

事思敬(一事之作無不敬愼)하며

일을 할 때는 예의바르고 공경함을 생각하라

(한 가지 일을 할 때에는 공경함과 신중함이 없어서는 안 된다)

 

疑思問(有疑于心이면 必就先覺審問하고 不知不措)하며

의심나는 일이 있을 때는 남에게 물을 것을 생각하라

(자기마음에 의심나는 일이 있으면 반드시 선각자에게 나아가 의심나는

것을 물어보아야 하며 그것을 그만두거나 부끄럽게 여겨서는 안 된다)

 

忿思難(有忿必懲하고 以理自勝)하며

성낼 일이 있을 때에는 어려운 일이 닥칠 것을 생각하라

(분한 일이 있으면 반드시 잘못을 뉘우치고 이치로 다스려 스스로를

이겨나가야 한다)

 

見得思義(臨財必明義利之辯하여 合義然後取之)

얻는 물건이 있으면 의리를 생각 하라

(재물 앞에서는 반드시 의리를 따져 분명히 다스려야 하며 의리에

합당한지를 가린 연후에 가질 것이다)

 

常以九容九思存於心하여 而檢其身이요 不可頃刻放捨

且書諸座隅하고 時時寓目이니라

이상이 구용, 구사인데 가슴속에 새겨 두고 자기 몸을 살필 것이요

잠시라도 흐트러지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 자기가 거처하는 자리 옆에

써 붙여 놓고 때때로 눈 여겨 보아야 한다)

 

非禮勿視하며 非禮勿聽하며 非禮勿言하며 非禮勿動이니

四者修身之要也禮與非禮初學難辨이니 必須窮理하여 而明之

但於已知處力行之則思過半矣니라

예가 아니면 눈으로 보지도 말고, 예가 아니면 귀로 듣지도 말며,

예가 아니면 입으로 말하지도 말며, 예가 아니면 몸을 움직이지도 말라.

이 네 가지는 자기 몸을 닦아 나가는 요점이다. 이 예와 예가 아닌 것에

대해서 처음 배우는 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니 반드시 이치를 궁리해서

분명하게 알아야 할 것이요. 다만 그렇게 해서 자기가 아는 바를 힘써

행해 나간다면 그 생각하는 것이 전체의 반은 지나 설 것이니라.  

 

爲學在於日用行事之間이니 若於平居居處恭하며 執事敬이요

輿人忠이면 則是明僞學이니 讀書者欲明此理已이니라

학문을 한다는 것은 날마다 사용하고 일해 나가는 사이에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사람이 거처할 때 처해 있는 것이 공경되고, 일을 하는 것이

공경되고, 남을 위해 일하는 것이 충성되면 이것이 바로 학문을 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니 글을 읽는 사람은 이치를 밝히고자 해야 할 것이다.

 

衣服不可華侈禦寒已이며 飮食不可甘美救飢而已

居處不可安泰不病而已이니 惟是學問之功心術之正

威儀之則則一勉勉하여 而不可自足也니라

의복은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것을 입지 말고 추위를 막을 정도이면 되고,

음식은 달고 좋은 것을 고르지 말고 배고픈 것을 면할 정도면 되고,

거처는 편안하고 안락한 것을 구하지 말고 병이 나지 않을 정도면 되는 것이다.

오직 학문하는 공력과 마음 씀씀이가 바르고 예의와 위엄을 갖추는 것이

모범이 되도록 날마다 힘써서 자기가 스스로 만족한 체 하지 말아야 한다.


克己工夫最切於日用이니 所謂已者吾心所好不合天理之謂也

必須檢察吾心好色乎好利乎好名譽乎好仕宦乎

好安逸乎好宴樂乎好珍玩乎

자기 몸을 이겨 나가는 공부는 날마다 행동하는 것을 바로 잡아 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이른바 자기 몸이라는 것은 내 마음이 좋아하는 것이

천리에 맞지 않는 것을 이름이니, 반드시 내 마음을 반성하고 살펴서

내가 여색을 즐기지나 않는지? 이득을 좋아하지는 않는지? 명예를 탐내지나

않는지? 벼슬을 바라지나 않는지? 안일한 것을 바라지나 않는지?

잔치하고 노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지? 신기하고 볼만한 물건을 갖고

싶어 하고 있지는 않는지?  

 

凡百所好若不合理 則一切痛斷하여 不留苗脉然後

吾心所好 始在於義理하여 而無已可克矣니라

보통 백가지 좋아하는 것 중에서 만약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 한 가지라도

있다면 완전히 잘라 없애고 하나의 싹이라도 남기지 않고 자라지 못하게

한 연후라야 내 마음이 좋아하는 바가 비로소 올바른 이치에 있게 되므로

그대로 두어도 저절로 이겨 나가게 될 것이다.

 

多言多慮最害心術이요 無事則當靜坐存心하며

接人則當擇言簡重하며 時然後言이면 則言不得不簡이니 言簡者近道니라

     慮(생각할 려{}) (대쪽 간)

말을 많이 하고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이 가장 마음에 해로운 것이다.

일이 없을 때는 마땅히 조용히 앉아서 자기의 올바른 마음을 간직하도록 하고

사람을 사귈 때는 마땅히 자기가 할 말을 가려서 간단하게 해야 하며

또 자기가 말할 때가 된 뒤에 말을 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그 말이

간단하게 되지 않을 수 없으니 말이 간단하다는 것이 정당한 도인 것이다.


非先王之法服이면 不敢服하고 非先王之法言이면 不敢道하며

非先王之德行이면 不敢行이니 此當終身服膺者야니라

     敢(감히 감) (가슴 응)

선왕의 법복이 아니면 감히 이것을 입지 말고, 선왕의 법언이 아니면 이것을

감히 이치라 하지 말며, 선왕의 덕행이 아니면 감히 행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은 마땅히 자기 몸이 다하도록 가슴에 안고 행해나가야 할 것이다.

 

爲學者一味向道不可爲外物所勝外物之不正者

當一切不留於心이요

학문을 하는 자는 한 곳으로 도를 행해 나갈 것이고 밖에 있는 어떤

물건도 틈을 타서 들어오지 말게 해야 하며 밖에 있는 물건이 정당하지

못한 것은 마땅히 일체 자기 마음에 담아두지 말아야 한다.

 

鄕人會處若說博奕樗蒲等戱어든 則當不寓目하고 逡巡引退

若遇娼妓作歌舞어던 則必須避去니라

     奕(클 혁) (가죽나무 저) (부들 포) (놀 희(머무를 우) (뒷걸음질 칠 준)

마을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만약 바둑이나 장기, 저포판 등 노름을

벌렸으면 여기에 머무르거나 보지도 말고 뒤로 돌아서 나와야 한다. 만약

창기들이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것을 만나면 반드시 피해서 떠나야 한다.

 

如値鄕中大會하여 或尊長强劉不能避退어던 則難在座라도

而整容淸心이요 不可使好聲亂色으로 有干於我니라

만일 마을에서 큰 잔치가 있어 혹 어른이 억지로 머물러 있게하여

피할 수가 없다면 할 수없이 그 자리에 머물러 있더라도

자기의 용모를 정돈하고 마음을 밝게 가질 것이요, 간사스러운

소리나 어지러운 빛이 자기 몸에 관계되도록 하지 말아야한다.


當宴飮酒不可沉醉浹洽而止 可也니라

凡飮食하면 當適中이요 不可快意하여 有傷平氣니라

      沉(가라앉을 침) (두루 미칠 협) (윤택하게 할 흡)

마땅히 술을 마시게 되어도 몹시 취하지는 말고 즐겁게 놀고

그칠 뿐이어야 한다. 모든 음식은 양에 맞도록 먹고 자기 뜻에

만족하게 해서 평상시의 기운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

 

言笑當簡重이요 不可喧譁하여 以過其節이며

動止當安詳이요 不可粗率하여 以失其儀니라

      喧(의젓할 훤) (시끄러울 화) (거칠 조)

말하고 웃을 때에는 마땅히 간결하고 신중하게 하야야 하며

시끄럽게 하여 그 예절이 지나치게 해서는 안 된다. 행동은 침착하고

조용히 해야 하고 거칠고 경솔히 해서 예의를 잃어서는 안 된다.

 

有事則以理應事讀書則以誠窮理除二者外에는

靜坐收斂此心하여 使寂寂無紛起之念하고 惺惺無昏昧之失

可也니라. 所謂敬以直內者如此니라.

     寂(고요할 적) (영리할 성)

무슨 일이 있을 때에는 일에 이치를 따져서 응하고, 글을 읽을 때에는

성의를 다해서 궁리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제외한 시간에는 조용히

앉아서 자기의 마음을 수습해 조용하게 두어 어지러운 생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영리한 생각을 하여 어둡고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 실수가 없도록 해야 한다. 이른바 공경해서

속에 있는 마음을 바르게 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이와 같으니라.


當正身心하여 表裏如一하고 處幽如願하고 處獨如衆하여

使此心으로 如靑天白日人得而見之니라

마땅히 자기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해서 겉과 속이 한결같게 하여

어두운 곳에 있어도 밝은 곳에 있는 것처럼 하고, 혼자 있어도

여럿이 있을 때와 같아야 한다. 이런 마음을 가짐으로서

푸른 하늘과 환한 해처럼 누구라도 쳐다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常以行一不義하고 殺一不辜하여 而得天下라도 不爲底意思

存諸胸中하여 居敬 以立根本하고 窮理 以明乎善하고 力行

以踐其實이니 三者終身事業也. (허물 고)

항상 생각하기를 의리 없는 일을 한 가지 하고 허물없는 자를 한사람 죽여

천하를 얻는다고 해도 나는 이런 일은 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슴속에

두어야 한다. 공경하는데 내 몸을 두어서 이것으로 행동의근본을 세우고

이치를 궁리해서 착한 일을 할 것을 명백히 알고 힘써 일해서 실제로

옳은 일을 실천하라. 이 세 가지 일이 몸이 다하도록 할 일인 것이다.


思無邪하고 母不敬이니 只此二句一生受用不盡이니

當揭諸壁上하여 須臾不可忘也니라

     邪(간사할 사) (벽 벽) (잠깐 유) (잊을 망)

간사한 일을 생각지 말라. 또 무슨 일이든지 공경하라.

이 두 가지 글귀는 평생 동안 받아들이고 써도 없어지지 않으니

마땅히 이것을 벽에 써 붙이고 잠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每日 頻自點檢 心不存乎學不進乎行不力乎아 하여

有則改之하고 無則加勉하여 孜孜無怠하여 斃而後已니라

      頻(자주 빈) (힘쓸 자) (넘어질 폐)

날마다 스스로 자주 돌이켜보아 혹시 마음이 올바르지 않은 데가

있는지 학문이 나아가지 않고 있는지 행실이 힘을 쓰지 않고있는지

살펴야 보아야 한다. 고칠 곳이 있다면 고치고 없다면 더욱 힘쓰고

 힘써 게을리 하지 말아 자기 몸이 죽은 뒤 그만둘 뿐이다.



'고전 이야기 > 격몽요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격몽요결 제6장 상제  (0) 2018.01.18
격몽요결 제5장 사친  (0) 2018.01.16
격몽요결 제4장 독서  (0) 2018.01.11
격몽요결 제2장 혁구습  (0) 2018.01.07
격몽요결 서문~,제1장 입지  (0) 2018.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