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셋째날이 밝았는데
어제 길이 좋아서 오늘은 무난히 가리라 생각하고 이른아침인 6시에 숙소를 나선다
그런데 웬걸 밤새 내린 눈과 한파로 길이 얼어붙어 승용차는 물론 버스까지 완전 통제다
버스가 다니는 길목에 차를 세워두고 길이 뚤려 버스가 오기만을 무작정 기다린다.
1시간 2시간 무려 3시간을 조금 더 기다려 콩나물시루같은 첫버스를 겨우 얻어 탄다
이 버스를 타면 영실매표소까지는 가겠지만 한라산등반은 아직 장담 못한다
간밤 내린 눈으로 등산로가 일체 통제중이어서 갈수 있을지 없을지도 미지수다
겨울의 한라산 등반, 특히 영실쪽은 더욱 쉽지 않다
어렵게 영실 입구까지 오고 통제도 해제되어 산행을 시작
입구부터 눈이 소복소복
계곡에도 소복소복
한참을 올라와 영실 기암괴석이 보이기 시작
오솔길도 눈 천지
폭설시 길 경게를 알리기 위한 깃발과 옆에는 영실 병풍바위
1,500고지를 넘어서고
눈속의 구상목이 보이기 시작
제법 많이 올랐다
눈꽃이 피었다
한라산 까마귀가 먼저 인사
여기는 눈꽃이 아닌 상고대다
바위 속으로도
수석과도 같이
멀리 한라산이 보이는 곳에 까지
노루이야기 안내판도 눈꽃이
이제 오르막은 끝나고
변화무쌍한 한라산에 옅은 구름이
선작지왓을 지나서
등산은 윗세오름까지이고 여기서 부터는 눈으로 인해 통제다
한라산의 기후는 말그대로 변화무쌍해서 금방 흐렸다가 금방 구름으로, 눈으로 바뀐다
이제 하산이다
윗세오름 대피소
웃세누운오름
하산길은 어리목쪽으로 하는데 만만치 않다
어리목 하산길에서 보는 한라산
대피소로 물건 나르는 길도 끊긴지 오래이다
날씨가 심상치 않게 점점 나빠지더니 결국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길엔 눈이 쌓였고 날은 어두컴컴해지고 자칫하면 길을 잃기 십상이다
깃발이 유일한 등대이다
길을 분간하기 조차 쉽지 않고 경사도 심하다
잘 보아야 길이 보인다
어렵사리 어리목 탐방안내소까지 무사히 내려왔다
안내소에서 버스길까지 또 숲길10여분을 걸어서 잘 내려오긴 했는데
기다려도 기다려도, 시간이 지나도 노선버스가 오지 않는다.
앗불싸! 동절기 버스시간을 잘 몰라서 마지막버스는 이미 가버리고 없단다.
이를 어쩌나? 마지막 남은 제주행버스를 타고 가서 다시 서귀포로 가야 된단다
낭패로다! 낭패로다!
새벽부터 어렵게 오른 등반이 마지막까지 말썽이니 역시 한라산 등반은 쉽지 않은 가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어떻게 어떻게 해서 겨우 귀한 택시를 타고
아침 승차한곳에 도달해 셋째날의 한라산 등반을 무사히 마쳤다
고생은 했어도 눈구경 한번 실컷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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