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련정(愛蓮亭)은 경기도 이천시 안흥동의 안흥지에 있는 정자이다.
이 정자가 언제 창건되었는지의 정확한 기록이 없으나
세종 10년(1428)에 중건하고, 세조 12년(1456) 이천부사 이세보가 다시 중건하였으며
정자 앞 습지에 안흥지를 파서 그 한가운데 연꽃을 심고
영의정 신숙주는 주돈이의 애련설에서 따온 애련정이란 이름을 지었다고 전한다.
월산대군 이정, 서거정, 조위 등 많은 시인들은 애련정의 경치를 읊은 시를 남겼고
임원준과 김안국의 애련정기와 애련루기는 지금도 전해지고 있다.
중종 23년(1528), 숙종 14년(1688), 정조 3년(1779)의 기록에는
역대 임금님들이 영릉 행차길에 이천행궁에 머무르며
붉은 연꽃이 어우러진 애련정을 돌아보았다고 전한다.
그 후 1907년 이천읍내 483가구를 불태운 충화사건 때 불타 없어진 것으로 보이며
현재의 애련정은 이천시에서 1998년 복원한 건물이다.
이천 애련정
매계 조위선생은 세종대왕릉(영릉)을 참배하는길에 이천 행궁에 머물면서
애련정을 둘러보고 한편의 시를 남겼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봄 이제 막 버들가지가 돋아나는 애련정을.찾아 선생의 시를 만나본다.
이천 애련정(利川 愛蓮亭)
매계 조위(梅溪 曺偉,1454~1503)
정자 짓고 연못 파서 홍연을 심었더니 開亭鑿沼種紅蓮(개정착소종홍련)
사람들은 당시 태수의 현명함을 말하네. 人道當時太守賢(인도당시태수현)
국색이 스스로 교태를 부려 사람을 감동 시키듯 國色動人如自媚(국색동인여자미)
천향은 물에 반사되어 더욱더 사랑스럽네. 天香照水絶堪憐(천향조수절감련)
마음에 두는 곳은 주렴계의 애련설을 잇고 關情擬續濂溪說(관정의속염계설)
꿈속에서 자주 태을선을 찾곤 하였네. 入夢頻尋太乙船(인몽빈심태을선)
푸른 통을 기울여 실컷 마시니 折得碧筒仍痛飮(절득벽통잉통음)
술에 미친 사람이라 불리게 하려하네. 從敎喚作酒中顚(종교환작주중전)
*주돈이(周敦頤) : 중국 북송의 유학자, 철학자로 자는 무숙(茂叔).
시호는 원공(元公). 주염계(周濂溪)라고도 하며 연꽃을 군자에 비긴 애련설이 유명
*태을선(太乙船) : 태화봉위 큰 연못의 연꽃이 큰 배 같아서 태을선인이
거기에서 책을 읽었다고 함.
애련정에 걸려있는 조위선생의 시(편액)
애련정
월산대군 시
애련정
월산대군 이정(月山大君 李婷,1454~1488,호는 風月亭)
새로이 못 파고 연까지 심으니 鑽(鑿)得新塘又種蓮(찬(착)득신당우종련)
풍류를 아는 원님 어질기도 하네. 風流可愛主人賢(풍류가애주인현)
솔솔 퍼지는 맑은 향기 누가 기리나 淸馨冉冉誰能賞(청형염염수능상)
고운 꽃 나 홀로 사랑하고 싶어라. 濃艶娟娟我獨憐(농염연연아독련)
푸른 갓 붉은 옷 입고 달빛 속에서 翠蓋紅粧遙夜月(취개홍장요야월)
찰랑이는 맑은 물에 꽃배 띄우네. 碧波淸浪泛瑤船(벽파청랑범요선)
이 풍경 대하며 술로 흥을 돋우고 此間對酒堪乘興(차간대주감승흥)
시 읊으며 환희에 도취하고 싶네. 唯得吟哦喜欲顚(유득음아희욕전)
서거정의 시
애련정
사가정 서거정(四佳亭 徐居正,1420~1488)
그 누가 염계를 뒤이어 애련을 말했는고 誰續濂翁說愛蓮(수속렴옹설애련)
정자를 명명함이 옛 현인에 꼭 부합되네. 名亭端合古人賢(명정단합고인현)
그대는 응당 덕을 닮아 평생 좋아했겠지 君應似德平生好(군응사덕평생호)
나는 또한 속 텅 빈 걸 죽도록 사랑한다오. 我亦虛心抵死憐(아역허심저사련)
열매가 말처럼 둥글단 말은 이미 들었지만 結子已聞圓似斗(결자이문원사두)
꽃이 피어 배보다 큰 것도 일찍이 보았네. 開花曾見大於船(개화증견대어선)
다시 재배하는 노력을 열심히 기울이게나 更須勤著栽培力(경수근저재배력)
이제 막 잎이 돋아나는 안흥지의 수양버들
애련설(愛蓮說)
주돈이(周敦頤,1017~1073, 호는 염계,溓溪)
물과 육지에 나는 꽃 가운데 사랑할 만 한 것은 매우 많다
진나라 도연명은 유독 국화를 사랑했고,
이씨의 당나라 이래로 세상 사람들이 모란을 매우 좋아했다
난은 유독 진흙에 나왔으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맑고 출렁이는 물에 씻겼으나 요염하지 않고
속은 비웠고 밖은 곧으며
덩쿨은 뻗지 않고 가지를 치지 않으며,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고
꼿꼿하고 깨끗하게 서있어
멀리서 바라볼 수 있으나 함부로 가지고 놀 수 없는 연꽃을 나는 사랑한다.
내가 말 하건데 국화는 꽃 중에 속세를 피해 사는 자요.
모란은 꽃 중에 부귀한자요.
연꽃은 꽃 중에 군자다운 자라고 할 수 있다
아 국화를 사랑하는 자는 도연명 이후로 들어 본 일이 드물고,
연꽃을 사랑하는 이 나와 함께 할자가 몇 인가?
모란을 사랑하는 이는 마땅히 많을 것이다.
水陸草木之花 可愛者甚蕃(수륙초목지화 가애자심번)
晉陶淵明 獨愛菊(진도연명 독애국)
自李唐來 世人甚愛牡丹(자이당래 세인심애모란)
予獨愛蓮之出於泥而不染(여독애연지 출어니이불염)
濯淸漣而不夭(탁청연이불요)
中通外直(중통외직)
不蔓不枝 香遠益淸(불만불지 향원익청)
亭亭淨植(정정정식)
可遠觀而不可褻翫焉(가원관이불가설완언)
予謂,菊花之隱逸者也(여위,국화지은일자야)
牡丹花之富貴者也(모란화지부귀자야)
蓮花之君子者也(연화지군자자야)
噫 菊之愛 陶後鮮有聞(희 국지애 도후선유문)
蓮之愛 同予者 何人(연지애 동여자 하인)
牡丹之愛 宜乎衆矣(모란지애 의호중의)
애련정 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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