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계선생은 청명과 한식날에 읊은 시가 세 수 있는데
한 수는 청명날 한양에서 가까운 농촌마을을 둘러보면서 감회를 담았고
두 수는 성묘를 하고 싶어도 가지못하는 의주와 순천 유배지에서
선현들에 대한 죄스러운 마음과 함꼐
꿈속에서도 잊지못하는 고향땅 봉계마을을 그리워하며
몸과 마음은 병들어 애간장만 태우는 심정을 고스란이 담아내고 있다.
순천에서는 아마도 1503년 11월 26일 작고 하기전인 그해 봄
동생 조신이 순천 옥천땅에 왔을때 지어 준 시로 짐작된다.
청명일에 성남에 놀러나가며(淸明 出遊城南)
매계 조위(梅溪 曺偉,1454~1503)
한식 청명이라 寒食淸明(한식청명)
녹양방초여 무정하구나. 綠楊芳草兮無情緖(녹양방초혜무정서)
복숭아에 알맞게 비가 내리자 小桃和雨(소도화우)
온 마을엔 나무마다 꽃이 피었구나. 開遍村村樹(개편촌촌수)
한가로이 근심을 없애고자 欲撥閑愁(욕발한수)
말 타고 채찍을 휘두르며 간다. 跨馬垂鞭去(과마수편거)
성남의 길 城南路(성남로)
숲 속에선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리는데 隔林人語(격림인어)
저녁놀 바라보며 우두커니 서 있다. 竚立斜陽暮(저입사양모)
호수와 복송아밭
한식날 비가 내리다. 순부가 지은 시에 차운하다.
매계 조위(梅溪 曺偉,1454~1503)
안개 같은 누런 먼지에 대낮인데도 어둑어둑하고 黃埃如霧晝冥濛(황애여무주명몽)
무엇 때문인지 봄날의 수심은 나날이 깊어만 간다. 有底春愁日日濃(유저춘수일일농)
풀빛은 한식날 비에 점점 짙어만 가고 草色漸酣寒食雨(초색점감한식우)
꿈은 변방에서 날아오는 기러기에 놀라 깬다오. 夢魂驚破塞垣鴻(몽혼경파색원홍)
수 년 만에 하는 성묘에 어찌 늦으랴? 數年丘壟省何晩(수년구롱성하만)
천리 길 고향생각은 끝이 없어라. 千里家山思不窮(천리가산사불궁)
궁궐의 연화는 응당 빛나리니 紫禁烟花應爛熳(자금연화응난만)
어느 때 다시 경양궁의 종소리를 들으려나? 幾時重聽景陽鐘(기시중청경양종)
*경양궁(景陽宮) : 중국 남북조 시대 남조의 궁궐,
무제가 누각에 종을 메달아 놓고 울려 시간을 알림
순천만
한식날 회포를 담아 서제 신에게 주다(寒食寓懷, 寄庶弟伸)
매계 조위(梅溪 曺偉,1454~1503)
하늘 끝 먼 나그네의 잦은 고향생각 天涯遠客頻懷舊(천애원객빈회구)
이 몸은 영남의 오른쪽 호남 땅에 있다네. 身在湖南嶺右(신재호남영우)
병들어 폐인 된 몸으로 꽃 보며 술을 마시고 病廢看花對酒(병폐간화대주)
봄날의 야윈 그림자에 상심한 늙은이라오. 照影傷春瘦(조영상춘수)
고향 땅 송백은 돌볼 이 없으리니 故山松栢無人守(고산송백무인수)
한식하고도 청명시절이라 寒食淸明時候(한식청명시후)
꿈속에 봉계리에 이르러 머리를 돌리니 夢到鳳溪回首(몽도봉계회수)
시내 남쪽 버들은 벌써 짙푸르구나. 綠盡溪南柳(녹진계남유)
순첨만 갈대와 함초
전망대에서 보는 순천만 갈대밭
순첨만의 낙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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