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안천 조각환의 나들이 흔적
뿌리와 예의범절/조문 인물과 발자취,묘소

적암 조신의 소문쇄록~(4)단종, 수강궁에서 왕위를 물려주다

by 안천 조각환 2020. 12. 24.

 

적암 조신(曺伸)의 소문쇄록에는 조선왕조실록이나

다른 기록물에는 남아있지 않은 많은 야사(野史)들이 실려있는데,

단종이 페위될 당시의 생생한 모습들과 애닲은 사연들을 옮겨본다.

 

단종 유배지인 영월 청령포

 

노산군(단종)이 수강궁에서 왕위를 물려주었다.

어두운 밤에 횃불이라고는 없고 단지 오십여 인이 종루거리를 돌아갔다.

주위 행랑에 사는 사람들이 어둠 속에서 모두 곡을 했으나

그치게 하거나 금하지 않았다.

 

 

마침 윤훈(尹壎)이 사금(司禁)이 되어 나에게 들려주기를

노산군(단종)이 왕위를 물려주고 난, 뒷날 영월에서 스스로 슬픈 노래를 지었는데,

 

달빛 낮게 드리우고 두견새가 울 제에

누각 끝에 기대노니 님은 더욱 그리워

네 울음, 나에게 슬프게 들리지 않음도 괴롭지만

너의 울음, 내 슬픔을 알릴 수 없음이 더욱 애달퍼

슬픔에 쌓인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노니

춘삼월 자규루(子規樓)에는 오르지 마소,  하니

 

 

나라 안에서 그 소리를 듣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고 했다.

변고가 생기던 날, 아침 뇌성이 크게 일어 지척에서도 사람을 분간할 수 없었다.

우리 집에 종 석지(石智)란 자가 나에게 "애비가 행상을 하며 영월에 갔었는데

마침 변고를 보게 되었으니, 향년 19세였습니다. 라고 했다.

 

 

이 외에도 전해오는 단종의 한맺힌 다른 시에는

 

단종의 자규시(子規詩)

 

한마리 원한 맺힌 새가 궁중을 떠난뒤로

외로운 몸 짝 없는 그림자가 푸른 산속을 헤맨다.

밤이가고 밤이와도 잠을 못 이루고

해가 가고 해가 와도 한은 끝이 없구나

 

두견소리 끊어진 새벽 멧부리에 지새는 달빛만 희고

피를 뿌린듯한 봄 골짜기에 지는 꽃만 붉구나

하늘은 귀머거리인가 애닲은 하소연 어이 듣지 못하는가

어찌하여 수심많은 이사람의 귀만 홀로 밝은지?

 

단종 유배지

 

단종이 걸터앉아 쉬었다는 관음송